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녕이록 (교주본)
靈異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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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소설

책소개

저자 소개

교주 : 임태균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저로는 『조선조 대장편 소설 연구』(1996), 『장서각 낙선재본 고전소설 연구』(공저, 2005), 「고전소설의 역사수용양상 고찰」(2010), 창작 소설 작품으로 『검은 바람』(2005)이 있다.
교주 : 허원기
다산학술문화재단 전임연구원이며, 건국대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논저로는 「판소리의 신명풀이 미학」(2001), 「고전서사문학의 사상과 미학」(2007), 「고전산문자료연구」(2007)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94g | 153*224*20mm
ISBN13
9788971057674

책 속으로

“당신이 항상 이 딸을 사랑하여 부귀한 귀족이나 재주있는 문인이 혼인하자고 하여도 번번이 허락하지 않더니 어찌 갑자기 미친 도사의 말을 믿고 가볍게 아이의 일생에 중요한 혼인을 그르치십니까?”
아내의 말이 끝나자 그 자녀들도 함께 형옥에게 그치기를 청하였다.
“도사의 말이 헛된 것이 없으니 이는 부인과 아이들이 관여할 바가 아닙니다.”
형옥이 단호하게 말하고는 길일을 택하여 손일원의 집안에 알렸다. 형씨 가문의 사람들은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어 가만히 있었다. 다만 형옥의 아내는 속으로 원망하고 그 자식들은 곁에서 탄식하고 있었다.
마침내 길일이 되었다. 손일원이 성대하게 차려 신랑인 셋째 아들 손기를 보냈다. 형옥의 집에 도착한 손기는 당에 올라가 신부와 인사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자리를 메운 손님이 일시에 눈을 들어 손기를 보니, 낯이 검고 키가 작고, 생김새가 추하고 더러웠다. 모두 깜짝 놀라 돌아서 계아를 보았다. 계아는 달 같은 얼굴에 꽃 같은 보조개가 있는 아름다움을 지녔으니 마치 달나라의 항아가 이 세상에 내려온 듯하였다. 손님들이 더욱 탄식하니 부인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얼굴에 눈물이 가득하여 원통하고 분함을 억누르지 못하다가 주 씨를 돌아보며 꾸짖었다.
“계아의 일생을 망친 것은 네가 평생 말이 많은 탓이다.”
의 탄식하는 소리가 온 집안에 가득하여 신혼의 기쁜 기색이 전혀 없자 손님들도 어색해하며 흩어져 돌아갔다.
혼례가 끝난 후 손기는 침소로 돌아가서는 늦도록 잠만 자고 음식이 있으면 먹기만 할 뿐이었다. 온 집안사람들이 ‘어리석은 신랑’이라고 부르니 집안의 노복들도 공경하지 않았다. 손기도 또한 흐트러진 머리에 맨발로 있으면서 의관을 바르게 하지 않고 다만 방에 깊이 박혀 소리도 내지 않고 지냈다. 그 모습에 계아의 자매들이 손기를 사람 취급 하지 않자, 손기는 더욱 귀먹은 사람,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였다. 가끔 형옥이 방에 들어와 무엇을 물어도 보았지만 손기는 모르겠다는 듯 대답하지 않았다. 형옥이 마음에 꺼림칙한 의심이 없지 않았으나 일언선생의 말을 깊이 믿어 변하기를 기다리며 항상 소중하게 대하였다. 형옥의 큰아들 또한 총명한 사람으로, 마음속에 여동생 계아의 사정을 불쌍히 여겨 매사에 손기를 보호하고 집안 노복을 엄하게 가르치고 타일러서 감히 홀대치 못하게 하였다.
과연 앞으로 손기의 운명은 어찌될까?

--- '형옥이 일언선생의 말을 따라 사위를 정하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선 왕실의 소설’ 시리즈는 창덕궁 낙선재에 수집되어 왕실에서 널리 읽혔던 소설들을 현대어본과 교주본으로 소개한다. 《영이록(靈異錄)》은 그 세 번째 책으로, 재상가의 귀한 자손으로 태어났으나 나이 서른이 되도록 행색이 변변치 못해 바보 취급을 당하던 주인공이 어느 날 집을 떠나 산중에 있는 도관에서 하늘의 기밀이 담긴 천서(天書)를 공부한 후 신이한 능력을 지니게 되는 이야기다. 바보에서 신선으로 환골탈태한 주인공이 행하는 갖가지 이적들은, 결국 지상세계의 길흉화복이 모두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는 세계관을 전한다.

하늘에는 신선이 있고 지상에는 재상이 있으니
천상천하에 그 귀함이 다를 바가 없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행색이 변변치 못해 바보 취급을 당하던 손기는 어느 날 빼어난 재상인 손아랫동서로부터 크게 모욕을 당한 후 집을 나가 깊은 산중에 있는 도관을 찾는다. 그곳에서 하늘의 기밀이 담긴 천서(天書) 세 권을 공부하고 영이(靈異)로운 능력을 지니게 되는데…. 6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 손기는 더 이상 바보사위가 아닌 지상세계 온갖 요물을 굴복시키는 능력자 손 천사(天使)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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