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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깔있는 나무들
최은숙 교육산문집
최은숙
살림터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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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터 (참)교육문예

책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성깔 있는 나무들

피어라, 나의 봄/지금, 여기 있는 내 친구/나의 교실/쓸모없음이 가진 의미/평균 70점을 넘어서 /이망주의보/마음의 힘/성깔 있는 나무들

제2부 우리 선생님이 집에 찾아오시는 달
우리 선생님이 집에 찾아오시는 달/새봄의 꿈/선생님은 화도 안 내시는 줄 안다니까요!/기쁜 날 /네가 말썽 피우고 떠들 수 있어서 고맙다/선물/하늘을 섬기는 데 아낌만 한 것이 없다

제3부 잠깐만 멈춰봐요!
문제/거절에 대하여/잠깐만 멈춰봐요!/강제로 배우는 것 가운데 배울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그래도 교사는 교사다/나보단 네가 더 어렵지/스승과 벗/너의 불완전함을 사랑한다/나들이/집 구하기/두 마리의 토끼?

제4부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화를 내지 말고 슬퍼하라/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선생님, 그리고 벗들과 보낸 하루/개학을 앞두고/애기똥풀과 허수아비/즐거운 상상/배낭 속의 공책/옛집을 향하여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2쪽 | 358g | 148*210*20mm
ISBN13
9788994445076

출판사 리뷰

농사짓는 마음으로 참교육의 희망을 노래하다!
성깔 있는 아이들과 선생님이 꿈꾸는 작고 아름답고 여유로운 학교!


쓸모 있거나 쓸모없는 아이들은 없다, 눈물이 날 만큼 착한 아이들이 있을 뿐이다
시인이자 교사인 최은숙 선생님의 교육산문집 『성깔 있는 나무들』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눈물이 날 만큼 착한 아이들과 성깔 있는 나무들을 갈무리하며 제자들을 스승 삼아 공부하고 시 쓰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은 자연과 어우러진 든든한 학교에서 서로 좋아하면서도 상처받고 이끌리면서도 밀어내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놓지 않고 부대끼며 살고 있다.
“내 마음은 열여섯 살이야. 우리 친구하자”고 쓴 담임선생님의 일기에, “제 마음은 열여덟 살이에요. 오빠라고 불러주세요”라고 답장을 쓰는 아이.
다리를 다쳐 한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한 선생님한테 한겨울 밤, 서로 공중전화를 바꿔가며 선생님 학교 언제 오실 거냐며 “선생님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를 외치는 녀석들에게 “나두 보고 싶어! 사랑해!” 하고 외쳐주는 선생님.

“울 아배가 어젯밤 술 먹고 전화해서 밤새 욕했어여.” 하고 한밤에 심난한 문자를 보낸 제자에게 “아빠도 힘들어서 그래. 얼렁 자.” 하고 무심한 듯 답장을 보내는 선생님.
‘우리 선생님이 집에 찾아오시는 달’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그 아이의 집을 찾아가 정성스러운 밥상을 후딱 비우고 설거지까지 마친 선생님은, 딸 삼겠다는 두 분이 주시는 된장, 고춧가루, 구기자나물에 쌀까지 선물을 받아 산길을 걸어 내려온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한테 슬며시 “근데 학교에서도 고모라고 불러요?”라고 물어보는 진짜 예쁜 아이.

집에 찾아오신다는 선생님이 반가워 땀이 흥건하도록 자전거를 달려 산길을 휘달려 마중 나오는 붙임성 있는 아이가 장학금 받는 데 필요한 서류를 받으러, 홀로 손자손녀 남매를 키우는 할머니 댁에 따뜻한 외가를 방문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찾아가는 선생님.
이곳에는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고 자신에게 솔직하고 순박한 진짜 착한 아이들만 있고 이른바 문제 학생은 없는가 보다 싶은 순간, 무뚝뚝한 녀석들의 한두 줄 답장에서 아이들의 다정다감함과 섬세함을 읽어내는 선생님이 있기에, 그 아이들을 더욱 착한 눈으로 바라보는 선생님이 있기에 그 교실은 참 행복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며 마음 언저리가 따뜻해져 온다.

“오늘 내가 만나는 이 아이들이 내게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안다. 그리고 내 마음이 그들에게 이끌린다. 우리는 숲이다. 상처가 없는 나무도 아름답고 상처가 있는 나무도 아름답다.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도, 눈부신 햇살의 날도 아름답다. 그게 '자연스럽다'라는 말의 뜻일 것이다. 나무인 내가 나무인 그들과 서로 이끌려 숲으로 확장되어가는 소중한 하루, 소중한 장소가 '지금, 여기'라는 걸 나는 내 사랑스러운 친구들에게 속삭여주는 선생이 될 거다.”
이런 선생님에게 어찌 “선생님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라고 외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깔 있는 나무를 적재적소에

그렇다고 이 선생님의 교실에는 행복한 일만 있을 것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말썽쟁이들은 늘 선생님을 파출소로 병원으로 교장실로 불려 다니기 바쁘게 한다.
하지만 떼 뭉쳐 다니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명단에 오르내리던 녀석들이지만 한 명씩 따로따로 떼어놓고 바라보면 ‘문제아’로 분류할 수가 없다고 선생님은 생각한다. 문제가 되는 행동은 있었지만, 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상황들이 그 아이들에게 있었고 그것을 이겨내기엔 아이들이 너무 어리고 약했던 것이다.
저자의 눈에 아이들은 적소(適所)를 찾아내기엔 아직 이른 성깔 있는 나무들이다.
산마루에서 비바람과 눈보라를 견디며 자란 나무는 단단하고 성질이 강하며 수분과 영양이 충분한 골짜기에서 자라는 나무는 약하고 부드럽다. 그 성깔대로 적소(適所)에 써줄 때 한 그루의 나무가 천년 고찰을 버티어주는 적재(適材)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도 나도 역시 성깔이 있는 나무입니다. 어떤 사람이, 혹은 어떤 장소가 나에 대한 이해 없이 제 뜻대로 이렇게 저렇게 잘라 정해진 틀에 끼워 넣으려고 할 때, 내 속의 생명력이 말없이 그 잣대와 틀을 비켜서는 걸 느낍니다. 아이들도 내 사고와 방식 앞에서 그렇겠지요. 우리는 목재소에서 성깔을 제거해버린 합판이 아니어서 싱싱하게 부딪칩니다. 좋아하면서도 상처받고 이끌리면서도 밀어내고, 그러면서도 서로 놓지 않고 부대끼며 살고 있습니다. 내 앞을 지나가는 아이들의 여리고 푸른 한 시절, 적소適所를 찾아내기엔 아직 이른 때입니다. 다만, 각기 만만치 않은 녀석들의 성깔이 제대로 깊어지도록 방해하지 않고 지켜보아 주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이 학교라는 이 거대한 수레바퀴의 거침없는 전진에 모래알이라도 끼얹는 교사로 살아가자는 선생님의 ‘나의 교실’을 만들어가는 힘이 아닐까.

선생님의 배낭 속 아름다운 시 한 보따리
『성깔 있는 나무들』은 교육문제를 다룬 그 어떤 책보다 아이들과 학교의 이런저런 문제들을 더 가슴 깊이 느끼게 해준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저자의 놀랍도록 섬세하면서도 시원한 바람 같은 글 솜씨 덕분인 듯하다. 좋은 글 읽고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선생님의 배낭 속 공책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것 자체가 훌륭한 교육이 되고 있다는 믿음이 벌써 여러 사람의 마음에 전해지는 것이 느껴지니 말이다.

진리가 삶을 자유롭게 한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첫 번째 절을 올립니다.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임을 믿으며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삶의 근본을 모르고 사는 나의 어리석음을 돌아보며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스스로의 삶을 실사구시적으로 살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생명위기, 평화위기라는 현대문명의 현실을 직시하며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반 생명, 비인간화의 모순과 위험이 내 안의 이원론적 세계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며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소유는 또 다른 소유를 낳고 전쟁은 또 다른 전쟁을 낳을 뿐,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며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부자와 일등이 행복하다는 것은 실현될 수 없는 관념의 허상일 뿐임을 가슴에 새기며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세상에 대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고 사는,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슴에 새기며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너에 의지해서만 내가 존재한다는 관계의 삶이 생명평화의 길임을 가슴에 새기며 열 번째 절을 올립니다.……

추천평

풋보리 여학생 자취방 골목까지 수행했던 아득한 실루엣이 떠오른다. “안녕히 가세요.” 고개 숙이자 머리칼이 수은등 아래로 좌르르 쏟아졌던가. 거침없이 세월이 흘러서 벗들은 사업가가 되고 귀농인이나 목사가 되었고 우물 속 소녀는 머리칼 서리를 기다리며 글 쓰는 교사로 살아가는 중이다. 그와 골목길 이웃으로 살아가는 지금, 마음이 편안하다. 이 책은 터미널 커피나무에서 스치듯 떠올렸던 교정의 악동들과 피붙이 정붙이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 섬세한 감성에 가슴이 뭉클하고 더러는 민망스럽게 낄낄대면서 그의 사연을 단숨에 독파했다. 오랜만에 부뚜막 수제비라도 뜨면서 옛 벗에게 엽서 한 장 쓰고 싶은 겨울이다.
강병철 (소설가, 유구공업고등학교 교사)
최은숙 선생의 교실에는 생명을 살리는 농부가 있다. 절망적인 땅을 일구며 풀도 곡식도 해충도 익충도 차별하지 않는 농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조차 함부로 하지 않는 농부, 하늘과 땅에 의지해 농사짓는 농부가 있다. 최은숙 선생의 교실에는 교사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 일으키는 아이들은 있어도 쓸모 있거나 쓸모없는 아이들은 없다. 눈물이 날 만큼 착한 아이들은 있어도 잘나거나 못난 아이는 없다. 모두가 사랑스러운 제자들이기에 성적 향상을 위해 화학비료나 농약과 같은 극약 처방을 하지 않는다. 농약에 찌든 농토를 살리고자 하는 농부처럼 경쟁이 아닌, 함께 사는 생명의 길을 찾아 나선다. 그 길, 시원한 바람을 불러내는 둥구나무 그늘에서 제자들을 스승 삼아, 때로는 도반 삼아 공부하는 최은숙 선생을 만나게 된다. 엉덩이 무겁게 그 제자들 틈에 끼어들고 싶어지는 이유다.
송성영 (글 쓰는 농부)
내일모레면 벌써 서른이 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중학생 시절이라고 대답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주인공처럼 최은숙이라는 큰 산에 안겨 랄랄라 뛰놀던 서산중학교 1학년 시절이 나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다. 거친 세상을 살아내면서 나는 점점 차갑고 모질게 변해간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잃어버린 내 마음의 온기를 되살려본다. 나에게 선생님은 힘든 삶을 견뎌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아유, 우리 은숙이!” 작년 가을, 병원에서 선생님 머리를 쓰다듬으며 했던 말이다. 친구를 허락해줬더니 오빠 노릇을 하려는 당돌한 이 녀석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 마음이 무엇일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 받아줄 테니 제발 내 사위가 되어달라는 뜻인 것 같기도 하다.
강민구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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