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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와이
분접지 움직이는 그림자 아린스코쿠 더부살이 아이 |
Megumi Hatakenaka,はたけなか めぐみ,畑中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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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피 위에 놓인 만주를 꿀꺽 삼킨 야나리가 갑자기 벌렁 쓰러졌다. 고개를 갸웃한 다른 녀석이 먹는다. 역시 눈을 부릅뜨고 몸을 부르르 떨며 쓰러진다. 세 번째로 요괴가 쓰러지자마자 다른 야나리들이 삐이삐이 하고 비명을 지르고는 일제히 만주에서 떨어졌다. 오늘 과자는 확실히 무시무시했다.
“야나리들이 먹지 못하다니. 이래가지곤 ‘음식’이라고 하긴 어렵겠군요.” 니키치는, 에이키치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한 마디를 간단히 말하고 만주를 다시 싸 품에 넣는다. 그리고 엄청나게 쓴 위장약과 알싸한 맛의 기침약을 찻잔에 섞어 도련님 눈앞에 내놓았다. --- pp.17-18 묘하게 날카로운 소리와 비명이 방 안에 울린다. 어둠 속에서 오히나가 자는 이불 바로 옆에 누군가가 나동그라졌다. 화려한 바둑판무늬 기모노를 입은 남자였다. “무슨 짓이야. 그만 둬! 나는 병풍이라구. 물 같은 걸 뒤집어쓰면 종이가 녹아서 찢어지잖아.” 남자는 매우 당황한 태도로 손수건을 꺼내더니 몸을 닦기 시작했다. 물주전자에 맞았는지 이마에 작은 혹이 생겼는데도 그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지 물을 닦는 데에만 필사적이었다. --- p.79 맑게 갠 오후, 자리를 갓 털고 일어난 도련님은 금방이라도 데구루루 굴러갈 정도로 뚱뚱하게 옷을 껴입고 볕이 잘 드는 툇마루에 얌전히 앉아 있다. 그런데, 뒤에 있는 장지에 비친 도련님의 그림자가 혼자서 비틀비틀 멋대로 움직였다. “웬 놈이냐!” 그 모습을 수상쩍게 여긴 사스케가 휙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장지를 본다. 그 소리에 니키치가 재빠르게 도련님을 등 뒤로 숨겼다. --- p.124 "니키치, 사스케, 나 이번 달 말에 요시와라[吉原]에 있는 가무로를 유곽에서 빼내서 함께 도망치기로 했어.” 수양벚나무의 계절도 끝나 부쩍 따뜻해진 점심 무렵. 운송업 겸 약재상을 하는 나가사키야의 별채에서 점심상을 앞에 둔 도련님이 두 형님인 니키치와 사스케에게 그렇게 말했다. 함께 점심을 들던 형님들의 젓가락을 쥔 손이 뚝 멎는다. 둘은 서로 얼굴을 잠깐 마주보더니 이내 사스케가 팔을 뻗어 도련님의 이마를 짚었다. 아무래도 병약한 도련님이 열이 나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 p.192 하늘과 지붕, 해와 지면이 뒤바뀌어 뭐가 뭔지 알 수 없다. 게다가 그저 이렇게 쭉 날아가는 것은 불가능한지 곧 야나리는 몸이 정 반대로 뒤집혀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머리부터 떨어진다. (이젠 틀렸어, 떨어지면 그대로 죽을 거야.) 그때! 야나리는 머리에서부터 풍덩 하고 물속으로 곤두박질했다. “버끔…… 꼬륵, 꼬르르륵” 무시무시하게도 주변은 온통 물 천지였다. 혹시 말로만 듣던 바다에까지 날려 온 것일까. --- p.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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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한 도련님과 그를 보호하는 요괴들이 풀어헤치는 동화 같은 미스터리
대형 운수상회 나가사키야의 유일한 후계자인 이치타로는 병약하지만 요괴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소년이다. 어느 날, 그런 이치타로의 앞에 먹으면 일류 직인이 될 수 있다는 '덴구의 묘약'을 가지고 있다는 요괴가 나타나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다. 게다가 '벽토요괴의 친척'이라고 불릴 정도로 두꺼운 화장을 한 '오히나'까지 고민이 있다며 나가사키야에 들락거린다. 겨우 두 사건이 잠잠해지고, 에이키치와 이치타로가 친해지게 된 '그림자 요괴'사건을 회상하며 한동안 별채에도 평화가 찾아오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이치타로가 유곽 기녀와 도망을 치겠다고 선언을 해서 요괴들을 놀라게 하는데? 게다가 야나리까지 사라졌다고? 조용할 날 없는 나가사키야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 도련님이 이치타로는 요괴인 두 행수와 함께 이번에도 그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일본 현지 판매부수 270만부 돌파. 일본 열도를 뒤흔든 동화식 미스터리, 그 네 번째 이야기. 2001년 일본 판타지노벨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샤바케≫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로 시리즈인 ≪사모하는 행수님께≫, ≪고양이 할멈≫ 등을 연이어 발표, 이례 없는 인기몰이를 하며 현지 판매부수 270만부를 돌파한다. 또한 2007년에는 후지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기에 이른다. ‘대형 상점의 후계자이기는 하지만 몸이 약한 도련님’, ‘그런 도련님을 보호하는 요괴들’이라는 ‘낯선’ 구조를 도입시켜 ‘요괴는 모두 악령’이라는 통속적인 대칭 구조를 타파한 ≪샤바케≫는 다양한 요괴들과 함께 에도시대를 접목시켜 그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와 함께 톡톡 튀는 유머까지 겸비하여 첫 시리즈부터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 속에는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태어난 요괴들 외에도 에도시대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리야마 세키엔의 요괴 화집에 기록된 요괴들을 등장시켜 교고쿠 나쓰히코와 같이 일본 전통 요괴들의 존재를 전파하는데 크게 한 몫을 하는 등, 본 시리즈는 끊임없이 독자에게 ‘신선한 낯설음’을 선사한다. 이러한 ‘낯설음’ 속에서도 각각의 개정이 뚜렷한 탄탄한 캐릭터와 섬세한 묘사력으로 소설 속에서 독자가 길을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이다. 인간의 허황된 욕망으로 인한 사건, 그런 사건을 도련님과 요괴들이 힘을 합쳐 해결한다는 플롯 속에서 권선징악적 교훈을 가지고 있는 본 시리즈는 자칫 옛날부터 전승되어 오는 ‘뻔한 전래동화’로 치부될 수 있으나, 자극적이고 과도한 설정과 묘사들이 넘치는 현대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잊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도덕’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하타케나카 메구미만의 동화식 미스터리다. 이뿐 아니라 외로운 요괴 ‘고와이’, 이치타로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두꺼운 화장 때문에 고민하는 ‘오히나’의 이야기 등 남녀노소를 구별 않고 다양한 인간, 아니 다양한 존재가 가진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고민들을 신중하고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는 작가의 솜씨는 동화 그 이상의 부드러움을 안고 있다. 본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인 ≪샤바케-더부살이 아이≫는 기존 시리즈의 큰 틀은 깨지 않은 채 도련님 이치타로의 과거 이야기와 연애사건 등을 소개하며 이전 시리즈 보다 더욱 흥미로운 구성, 유머러스한 문체로 ≪샤바케≫ 시리즈를 오랫동안 기다려 온 국내 독자들을 크게 만족시킬 만한 작품이다. “요괴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입니다” 요괴소설로 위장한 인간들의 이야기 지금까지 ≪샤바케≫ 시리즈를 이어온 하타케나카 메구미가 제창하는 것은 단 하나, “요괴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는 본 시리즈의 1탄인 ≪샤바케≫에서 ‘방울 아가씨’의 입을 빌려 드러난 바 있다. ≪샤바케≫ 시리즈는 미스터리 소설로 구분을 하기는 하지만, 여타 본격 작품들과 비교할 때 치밀한 구성이나 허를 찌르는 반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샤바케≫ 제목이 드러내는 바와 같이 속세의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의 추악한 본질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을 뿐이다. 본 시리즈에서는 인간과 요괴의 존재 자체에 선을 그어 선과 악을 규정하지 않는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은 욕망에 휩싸인 인간들을 관찰하거나 주인공인 ‘도련님’을 따라 사건을 해결하거나, 혹은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할 뿐이다. 오히려 사건을 일으키는 자는 욕망에 휩싸인 인간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스스로의 나약함을 이기지 못하고 사건을 일으킨다. ≪샤바케4-더부살이 아이≫에 등장하는 인간 역시 마찬가지다. 먹으면 일류 직인이 될 수 있다는 ‘덴구의 묘약’을 얻기 위해 인간은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주변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는가 하면, 금은보화에 눈이 먼 인간이 폭행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내에 발표된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시리즈처럼 악령들이 나와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는 익숙한 플롯을 보란 듯이 깨고, 오히려 요괴들은 “귀찮은 존재”라며 당당하게 인간을 비난한다. 독자들은 이 오묘한 관계에 놀라워하지만 어느새 내용 속에 빠져 들어 이 오묘한 관계에 슬그머니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각각 묘사된 인물들의 ‘행위’만으로 ‘인간’과 ‘요괴’에 상관없이 ‘징악(懲惡)’의 대상을 예감한다. 이처럼 인간과 요괴의 잣대를 허물고 순수하게 그 내면만으로 선악을 규정하는 이 소설은 요괴들이 등장하는 요괴소설을 표방하지만 실은 철저하게 인간에 의한 인간들을 위한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