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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 아이들을 위한 아빠 위원회를 개최하며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된다면 스무 개의 손가락, 스무 개의 발가락 상실의 해 _ 1 어린아이처럼 처음인 것처럼 여행하라 당신의 말을 우리가 듣고 있습니다 상실의 해 _ 2 남이 뭐라든 당당히 너의 길을 걸어라 작은 언덕이 세월이 흘러 거대한 산이 되듯 상실의 해 _ 3 실패의 고통보다 성공의 기쁨에 집중하라 말하라, 그리하여 혼돈과 두려움 속에서 나오라 상실의 해 _ 4 우리는 모두 진흙탕에서 자랐다 고독, 내 안의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 상실의 해 _ 5 마음 속 풀리지 않는 모든 것을 인내하라 마지막 몇 발짝은 혼자서 가야 하리 상실의 해 _ 6 구름 뒤에 가려진 무지개를 볼 수 있다면 비탈진 언덕에서 저글링을 상실의 해 _ 7 거북이와 함께 길을 걷다 에필로그 내 안의'괴물'을 끌어안아라 감사의 말 |
Bruce Fe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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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제 왼쪽 대퇴골에 암으로 의심되는 7인치가량의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저는 맨해튼의 요크가街에서 그와 같은 진단을 들었습니다. 암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가 입구의 계단에 앉아 린다와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병원에 맡겨놓은 목발을 찾아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침대에 누워 몇 시간 동안 하늘을 보면서, 앞으로 제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온갖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때 에덴과 타이비가 낄낄거리며 뛰어 들어와, 거울 앞에 서서 세 살 때 추었던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동요 '장미꽃 주변을 돌아요Ring-around-the-rosy', '호키 포키Hokey pokey'의 율동과 발레 동작을 뒤섞어 둥글게 원을 그리며 돌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빠르게 돌다가 급기야 바닥에 나뒹굴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미어질 듯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과 산책을 할 수도 없을 테고, 발레 리사이틀을 볼 수도 없을 테죠. 함께 그림을 그리며 장난을 칠 수도 없고, 아이들의 남자 친구를 만나줄 수도 없고, 결혼식 때 손을 잡고 식장 안으로 걸어 들어갈 수도 없겠죠. 그 후 며칠 동안 저는 매일같이 눈물을 쏟고 한밤중에 넋두리를 늘어놓았습니다.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혼란스러운 나날이었죠. 의사를 만나고, 보험금 협상을 벌이고, 이런저런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가올 제 미래는 셋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1년을 허비하든가, 한쪽 다리를 잃든가, 아니면 죽든가. (중략) 에덴과 타이비에게는 자꾸 마음이 쓰입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갈지 걱정이 됩니다. 아이들은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할까요?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할까요? 제게 인정과 사랑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을 아쉬워할까요? 아이들에게 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며칠 후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깼는데, 아이들에게 제 목소리를 들려줄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고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 삶의 각 시기를 대표할 만한 여섯 사람의 이름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저를 가장 잘 알고 저와 같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제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저를 지금의 삶으로 인도한 사람들이자 함께 여행하고 함께 공부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사람들입니다. 제 목소리를 아는 사람들인 거죠. 그날 아침, 저는 이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살 거라고 믿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따뜻이 맞아주는 가정이 있을 겁니다. 언제나 서로 함께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곁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제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 p.8,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에, 우리 딸들은 첫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고, 형님에게는 아버님에게서 풍기던 것과 같은 위엄이 풍겨요.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거기 없어요. 그때 우리 딸들에게 무슨 말씀을 해주시겠어요?" "아마 이렇게 말하겠지. '얘들아, 너희들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그리고 배움을 중시하는 환경에서 성장했단다. 너희들에게는 첨단 문명을 받아들일 기회가 많이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어린아이가 진흙이 고인 물웅덩이에 다가가듯 그런 기회에 다가가라고 말하고 싶구나. 고개를 숙여 물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보기도 하고, 손으로 물을 휘저어보기도 하고 말이야. 혹은 그 안에 뛰어들어 물장구를 치기도 하고, 그때의 느낌은 어떻고 물맛은 어떤지 알아보기도 하고…….'" --- p.50, 「어린아이처럼 처음인 것처럼 여행하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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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저 대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고민할 때 조언을 해주지 않겠습니까? 제 목소리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보수적이며 엄하고 감정 표현에 서툴다.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가족과 함께 있는 자리가 편하지만은 않다. 가족들에게는 언제나 바쁜 아버지, 무뚝뚝한 아버지일 뿐이다. 아버지는 집에서 외로운 섬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도 아버지이다. '아빠가 선물한 여섯 아빠'(브루스 파일러 지음, 21세기북스)는 쌍둥이 딸을 앞에 두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대 또 다른 아버지의 애달픈 마음을 담고 있는 감동 실화다. 이 책의 '목소리' 브루스 파일러는 20년 넘게 세계 각지를 여행한 사람이다. 직접 걸어서 수많은 곳을 누빈 그는 그 경험을 책('성경 속 명소를 걷다')으로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고, 같은 제목의 텔레비전 시리즈물은 전 세계에 방영되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걷는 사람'이라 부른다. 그런데 불과 마흔네 살이었던 어느 날, 그의 왼쪽 대퇴골에서 암으로 의심되는 7인치가량의 종양이 발견되었다. 이는 걷는 걸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고 즐겼던 브루스가 이제 더 이상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르며, 사람들도 그를 '걷는 사람'이라 부르는 걸 그만두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는 "괜찮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후회 없이 충만한 삶을 살았고, 세계 여러 나라를 누볐던 기억을 담아 열 권의 책도 썼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 린다도 자신처럼 괜찮을 거라고 확신한다. 많은 고통과 불편을 겪겠지만 결국에는 열정과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갈 방법을 발견할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걱정하는 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쌍둥이 딸, 에덴과 타이비뿐이다. 물론 아내가 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란 걸 믿지만, 아빠와의 경험만이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들도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들을 딸들이 놓치게 되다니! 그러다 그는 비록 자신은 세상에 없을지라도 아이들이 자라는 내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멋진 경험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을 떠올린다. 이름 하여 '아빠 위원회'. 그는 제일 먼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의 각 시기를 대표할 만한 여섯 사람의 이름을 써 내려갔고 그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저는 제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살 거라고 믿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따뜻이 맞아주는 가정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곁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제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저자는 '부모 됨'이란 부모가 없어도 자식들이 잘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부모 자신을 스스로 불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빠 위원회'는 그가 세상에 없어도 쌍둥이 딸들에게 그 역할을 해줄 것이다. 네 첫 발자국이 '도전'이기를 네 마지막 입술이 '사랑'이 되기를 삶의 각 시기별로 자신을 대표할 만한 사람 여섯 명으로 구성된 '아빠 위원회'는 브루스가 떠난 후 쌍둥이들이 느끼게 될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그를 대신해 놀랍게 성장해 갈 두 딸의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아 딸들에게 마치 삶을 위한 기도문처럼 들리기도 하는 교훈을 남기기도 한다. 아이처럼 처음인 것처럼 여행하라. 남이 뭐라 하든 당당히 너의 길을 걸어라. 실패의 고통보다 성공의 기쁨에 집중하라. 우리는 모두 진흙탕에서 자랐음을 잊지 마라. 마음 속 풀리지 않는 모든 것을 인내하라. 구름 뒤에 가려진 무지개를 발견하라. 브루스는 언제나 아이들의 팔이 되어주고 싶었다. 아침마다 아이들이 자신의 배 위에 기어 올라와 품에 안길 때 가장 행복했고, 함께 노래를 짓거나 운율에 맞추는 놀이를 하거나 춤을 추었던 순간을 사랑했다. 의자에 앉으라는 아빠 말을 듣지 않아 언성을 높일 때조차 그는 쌍둥이 딸들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세상에서 든든한 산이었고, 가장 좋은 친구였다. 그리고 결국 딸들에 대한 이런 사랑이 '아빠 위원회'를 만들고, 이 책을 만들어냈다. 암에 걸린 아빠는 얼마 후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간식을 주거나 불꽃놀이를 하는 동안 무서워하는 딸들의 손을 잡아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더 이상 그는 쌍둥이들을 걱정하지 않는다. 딸들의 손을 직접 잡아줄 수는 없지만 이젠 그가 떠난 후에도 그들의 두려움을 다독여주고, "이제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 줄 아빠들이 여섯 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선물한 여섯 아빠'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고, 등대가 어두운 바다의 아름다운 곳을 비춰주듯 우리 아버지들이 잘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을 비춰준다. 또한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과 남은 이들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을 담은 편지 고백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가슴에 담고 있는 가족애를 살며시 일깨워준다. 아마도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읽는 내내 아이들을 바라보고 걱정하는 저자의 따뜻한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당신을 애지중지하면서도 투박하고 서툴러 표현하지 못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마음을 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