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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C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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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그분이 계십니다, 노숙자로 말입니다.
오늘날 과연 어떤 교회가 그분을 안으로 들여 먹이고 입히고 잠자리를 내드릴까요? 나는 내 생의 마지막 날 그 질문을 자신에게 하고 싶습니다.”--- p.146 “불공평하고 의롭지 못한 현실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발탁당하고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과 어떻게 손을 잡아야 할지 그것은 여전히 우리에게도 숙제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사람들은 각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것 역시 우리에게는 과제입니다. 도로시 데이의 삶을 읽고 잠시 생각해 볼 시간을 갖는 것이 이제 또 여기서 살아가는 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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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영성’ 혁명이 필요한 이 시대를 향해 던지는 도로시 데이의 문제적 메시지
1897년 미국에서 태어나 세계 대공황, 세계대전, 냉전의 20세기를 관통하면서, 죽는 그날까지 ‘가톨릭 일꾼 운동’을 통해 비폭력 평화주의와 가난한 자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한 가톨릭 사회운동가 도로시 데이의 참모습을 들여다본다. 젊은 시절 도로시 데이는 사회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들, 공산주의자들과 어울려 지내며 누구보다도 자유주의적이고 급진적이었으며 방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느님을 향한 길고 외로운 여행”을 마치고 가톨릭으로 회심한 뒤, 단돈 57달러로 급진주의 신문 《가톨릭 일꾼》을 펴냈고 대접하는 사람과 대접받는 사람이라는 구분 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환대의 집’을 열어 세상의 평화를 일궈 내기 위해 일평생 애썼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가 아닌 칼’을 주러 오셨습니다. 당신 자신이 한편이 되어 싸웠던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함께하시고자 했던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싸우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분은 거절당한 사람들, 조롱당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습니다.”(145쪽) 이처럼 도로시 데이는 말없는 자들의 말이 되고, 평화를 빼앗긴 자들의 칼이 되고, 가난한 자들의 이웃이 되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했다. 도로시 데이가 아파하고 분노했던 대공황기와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사회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람이 먹을거리와 일할 기회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찾고 있으며, 오히려 더 심각해진 양극화 속에서 마음속 구석구석까지 피폐해져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자신마저도 챙기기 버거운 현실에 놓여 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비참한 현실 앞에서 국가와 교회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적?사회적 고민을 떠안았던 젊은 여성 도로시 데이가 깊은 절망에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국가와 교회에 맞설 수 있을까? 지금껏 본 가운데 가장 거대한 학정에 직면한 이 세상에서 영적 무기를 사용할 영적 능력이 내게 있다고 믿는 건 교만하고 외람된 일이지 않을까? 고통을 견디고 고난에 대항할 역량이 내게 있을까? 그것도 나 혼자서? 또다시 기나긴 고독 앞에 마주섰다.”(198쪽) 도로시 데이는 창백한 지식인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몸으로 부딪히며 일해 나갔다. ‘환대의 집’을 열어 가난한 자들에게 먹을거리와 잠잘 곳, 입을 옷을 대접하고, 일자리를 마련하면서 자신과 함께할 사람들을 계속 찾아 나선 것이다. “무관심도 태만과 마찬가지로 죄악입니다.”(209쪽) 하지만 도로시 데이를 이야기할 때 겉으로 드러난 평화와 애덕의 실천만을 강조한다면 도로시 데이의 반쪽만을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1973년 노트르담 대학교는 도로시 데이에게 레테르 훈장을 수여하며 “일생 동안 괴로운 사람은 편안하게 해 주고 편안한 사람은 괴롭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물론 그 ‘편안한 사람’은 세상의 힘 있는 자들과 부유한 자들이겠지만, 도로시 데이는 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엄격했다. 혹시 자신이 안락하고 나태한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되물었다. “덕 있는 사람이 되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결국에는 독선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진지하게 자선 활동을 행하는 실천가가 되다 보면, 주님이 자신에게 특별한 축복을 내리셨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자신이 한 일을 굉장히 뿌듯해하며 춤을 추고 다니지요. 교만이라는 죄를 짓는 겁니다.”(220쪽)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 로버트 콜스는 도로시 데이를 처음 만났던 날을 감동적으로 회상하고 있다. 대학생이었던 콜스가 ‘환대의 집’을 찾아갔을 때 55세의 도로시 데이는 술 취한 여성과 성심껏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대화가 잠깐 멈추는 순간이 찾아왔고 그제야 도로시 데이는 콜스 앞에 다가와서 물었다. “우리 중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기다리고 있나요?” 대학생 청년이 술 취한 여성에게 용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러나 한 점의 가식도 없이 그렇게 묻는 도로시 데이 앞에서 콜스는 그 동안 자신이 가져왔던 모든 자만심과 오만함, 특권이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고, 가톨릭 일꾼 운동이 어떠한 운동이며 도로시 데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 뒤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도로시 데이와 깊은 영적 교감과 대화를 나눈 결과물이 바로 이 책 《환대하는 삶》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