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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 외로움이 키운 의존증
1장 엄마, 불쌍한 우리 엄마 - 유년기 아이와 불행한 엄마의 애착 엄마의 표정을 살피는 딸 ‘인형’의 절망 아플 때 가장 행복한 아이 분노를 감춘 아이 착한 아이의 억눌린 욕구 ‘엄친아’의 빗나간 기대 캡슐 안의 엄마와 아이 ‘성모’ 이미지에 갇힌 엄마 2장 아빠! 엄마 품이 숨 막혀요 - 아버지 기능의 부재와 모자 밀착 엄마의 품에서 아이를 구하라 아버지를 노린 아들의 방망이 상처 입은 아버지들 ‘가짜 어른’이 만든 가족과 세상 3장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어 - 청소년기 부적응과 가족 갈등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 불안과 무기력, 청년을 잠식하다 정체성을 잃은 청년기 악동의 일탈과 착한 아이의 폭발 음식에 탐닉하는 청춘 여자는 왜 음식을 탐하는가 “어디에 있든 편하지 않아!” 욕구 충족의 역설 4장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았는데 - 대물림되는 가족 폭력과 상호의존 아이를 지배한 어른의 감정 “엄마는 왜 맞고 살아요?” 알코올중독자의 아내 증후군 아내의 대화욕구는 남편의 성욕보다 강하다 “술 먹는 아빠보다 엄마가 더 싫어!” 5장 아무것도 …… 남지 않았어 - 중년의 위기와 ‘부모’의 조건 여자의 전환점 30대 남자, 마흔에서 주춤거리다 말 못 하는 중년의 위기 테크노 의존증과 무표정 어른 혹은 부모의 조건 ‘우유’가 넘치는 관계 6장 나는 나를 사랑한 걸까 - 가족의존증의 극복 상호의존증에 물든 사회 10년 만의 외출 변화의 시작 여자의 비판은 선물이다 지배 - 의존 관계를 넘어서 나와 나의 관계 |
Satoru Saito,さいとう さとる,齋藤 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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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증자의 부모, 배우자, 자식들은 의존증자를 구제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또 한 명의 의존증자가 된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의 관계야말로 상호의존증적이며, 각종 의존 행동은 이런 관계 속에서 더 밀착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들어가는 말, ‘외로움이 키운 의존증」중에서
엄마 품에서 쉬는 체험이 충분하지 않으면 아이는 ‘혼자 있는 능력’이 발달되지 않아 언제까지나 엄마를 붙들고 늘어지게 된다. 이때, 쓸쓸하고 불행한데다 의존적인 엄마는 아이를 성장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언제까지나 귀엽게 돌봐야 할 ‘인형’으로 대하고 떠나보내지 않는다. 여기서 캡슐처럼 맞붙은 모자관계가 발생한다.---「1장 ‘엄마, 불쌍한 우리 엄마」중에서 아버지 기능의 부재는 아버지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버지 기능이란, 밀착된 모자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다. 아버지가 그 기능을 수행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가정의 모습이 달라진다. ---「2장 ‘아빠! 엄마 품이 숨 막혀요」중에서 모녀 캡슐은 쉽사리 부서지지 않는다. ‘불행한 어머니’에게 상담을 해주는 동안은 의심을 품지 않는 한 제법 쾌적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를 부수고 싶어도 딸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이 깊이 뿌리박혀 있어 어머니에 대한 비판 자체가 마음의 고통이 된다. 따라서 집에 있을 때는 긴장에 둘러싸인다. 그렇다면 얼른 집을 나오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대부분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가 무섭고 집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3장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어’」중에서 아이는 어머니의 불안이나 긴장을 민감하게 느낀다. 또 그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어른에게 일시적으로 마음의 침체를 불러온 일이 아이에게는 그 이후 행동을 지배하는 깊은 상처로 남는다.---「4장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았는데’」중에서 ‘아내의 대화 욕구는 남편의 성욕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부부 사이에 진심 어린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내는 남편과의 관계를 단념하고 가정 밖에서 긴밀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려 한다. 노년이 돼 뒤늦게 이런 관계를 회복하려면 때는 이미 늦다. 남편이 퇴직금을 받아든 순간, 아내의 이혼장을 함께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4장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았는데’」중에서 인간의 정신은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시작해 ‘함께하는 단계’로, 나아가 공감 능력으로 발달한다. 갓난아기는 부모의 사랑과 함께 영양, 언어, 생활 기술을 함께 받아들이면서 성장해 자신만의 자아상을 완성한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면 여전히 아이에 불과하다. 타인에게 공감하고 타인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야만 어른의 자격이 주어진다.---「5장 ‘아무것도 …… 남지 않았어’」중에서 정신요법의 기술은 거의 대부분 환자와의 지배-의존 관계로 전개되고 있다. 이 관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러려면 타인을 조작하거나 타인에게 의존하는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6장 ‘나는 나를 사랑한 걸까’」중에서 문제적인 행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안에 사는 타인의 목소리에 떨고 있다. 그 목소리는 “멍청한 바보야!” “못생긴 호박아!” “뚱뚱한 돼지야!”와 같은 험담으로 상처를 준다. 그런데도 그들은 결코 자신 안의 타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가장 친한 친구를 무시하고 착취하는 것이다. ---「6장 ‘나는 나를 사랑한 걸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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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무슨 짓을 한 걸까?
술에 취해 아내와 자식을 때리는 아버지, 학교도 안 가고 게임만 하면서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들, 밥 먹기를 거부하며 이를 만류하는 엄마에게 욕설을 퍼붓는 딸……. TV 고발 프로그램에 흔히 등장하는 ‘불화한 가족’의 모습이다. 이를 바라보는 ‘평범한’ 사람들은, 부모가 대체 어떻게 키웠기에 저렇게 버르장머리 없이 구는지, 아이를 사랑한다면서 왜 ‘올바른 길’로 이끌지 않는지, 무엇보다 왜 저들은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사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평범한 가족의 치 떨리는 사랑 일본 의존(중독)증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사토루의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 걸까』는 이 같은 의문에서 출발한다. 상처만 주는 가족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왜 이들은 서로를 할퀴면서도 헤어지지 않는 걸까? 저자는 수없이 많은 의존증자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그 해답을 발견한다. 저자는 술, 마약, 약물, 게임, 섹스, 일 등에 중독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가족’이 그들의 트라우마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미안한 한편으로 지긋지긋하게 증오하는 가족에 대한 상반된 감정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들의 가족 역시 비슷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가족들은 아들과 딸, 엄마와 아빠의 의존 증상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한 노력이 더해질수록 환자의 의존 증상은 깊어졌고, 의존이 심화될수록 가족들의 비이성적인 관심과 간섭은 고조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둘 이상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관계 중독, 즉 ‘상호의존 증상’으로 정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의존증자의 부모, 배우자, 자식들은 의존증자를 구제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또 한 명의 의존증자가 된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의 관계야말로 상호의존적이며, 각종 의존 행동은 이런 관계 속에서 더 밀착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집착을 사랑이라고 믿으며 상대방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려는 상호 의존 증상은 가족 관계 안에서 ‘가족의존증’으로 발현된다. 아내를 때리는 알코올중독자 남편과 수호천사처럼 그 곁을 지키는 아내, 성인이 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참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끔찍해 하면서도 독립하지 못하는 딸의 관계가 대표적인 경우다. 표면적으로 이들은 가해자와 피해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다. 서로에게 의존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나눠 맡은 이들은, 상대를 통제?조절하려는 관계 중독 상태에서 기꺼이 처참한 통속극의 주인공이 된다. 대물림되는 상처, 이어지는 고통 이러한 의존증자들이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거나, 비뚤어진 성격을 타고 났느냐 하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무런 말썽 없이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폭주는 어느 날 갑자기, 느닷없이 발생한다. ‘착한 아이’ ‘모범생’으로 불리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등교를 거부하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고, 부모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반항을 한다.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다시 한 번 ‘가족’이라는 주제를 끌어낸다. 의존증자들의 배후에는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거나 가부장적이고 완고한 아버지, 상냥하지만 병약한 혹은 지적이지만 냉정한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생기는 분노(자기표현)를 감춘 채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쉽게 무너져버리는 허약한 부모에게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는 ‘나만 잘 하면’ 다 잘 될 거라고 믿고, 행동한다. 착한 아이, 평온한 가정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표출되지 못한 분노는 세월이 흐르면서 ‘원한’으로 왜곡,변질된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원한을 ‘일차적 원한’이라고 지칭하면서, 이것이 인간관계를 잇달아 부패시킨다고 강조한다. 일차적 원한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갑작스레 찾아오는 고독과 허무를 다른 것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그로 인해 주변의 관계가 망가진다는 것이다. 결국 의존증자에게 술, 약물, 도박, 섹스, 일은 가족을 대신한 이차적 의존 대상인 셈이다. “알코올의존증이나 섭식장애와 같은 의존은 이 같은 ‘참기 힘든 고독’에서 생겨난다. 이런 외로움은 형태를 바꾸어 공허, 무기력, 무료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술이나 음식, 섹스, 도박에 빠지면 아무리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라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러나 의존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할 뿐더러 나머지 가족들을 또다시 절망 속으로 킹어 넣는다. 상처와 고통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악순환의 고리 끊기: ‘진짜 어른’이 되라 상처를 사랑으로, 사랑을 상처로 주고받는 가족의존증,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가족 간의 ‘지배 - 의존’ 관계의 틀을 깨라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뒤엉켜있는 개개의 자아를 독립시키라는 얘기다. 가족을 조작하려 하지도, 의존하지도 않는 ‘진짜 어른’이 되어 타인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다면 공허함과 외로움에서 오는 의존 현상은 훨씬 완화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들이 극단적이지 않냐 싶겠지만, 그 저변에 흐르는 중독의 병리현상은 안타깝게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부부 6쌍 중 1쌍이 가정 폭력을 경험했고, 그 이면에는 알코올, 도박, 약물 등 각종 의존증상이 잠복해 있었다. 굳이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밖에서는 상냥하지만 집에서는 가부장적으로 군림하는 아버지, 자식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믿는 어머니, 감당할 수 없는 소비 패턴을 가진 형제 때문에 갈등을 겪는 사람은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결국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 걸까』는 ‘사랑의 공동체’이라는 미명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었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