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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프롤로그 Ⅰ. 중국 경제 1. 중국이 미국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 세 가지 2. 중진국 함정 3. 일대일로 Ⅱ. 중국 정치 1. 중국 사람들은 정치를 어떻게 생각해 왔을까 2-1. 사회주의 중국 2-2. 호랑이 기운과 원숭이 기운을 겸비한 마오쩌둥 2-3. 실용주의자 덩샤오핑 3-1. 시진핑의 중국몽 3-2. 중국 공산당의 특성 3-3. 투키디데스의 함정 3-4. 한중관계, 친구인가 경쟁자인가 Ⅲ. 중국 사회와 문화 1. 중국의 오랜 딜레마, 유민 문제 2. 다시 삼국지로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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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중국은 범려와 같은 상신(商神)이나 재신(財神)이 시대마다 즐비한 나라입니다. 골목마다 ‘비단이 장사 왕 서방’이 득실거립니다. 가만 두어도 제 밥은 스스로 먹을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중국이 1949년 공산화 이후 평등을 실현한다는 이상으로 국가계획경제를 시행했었습니다. 시장을 없애고 사회주의 큰 밥통으로 밥을 지어 다들 나눠먹자고 나선 것이지요. 하지만 인성에 어긋나는 특히나 이재에 밝은 중국인들의 성정과 맞지 않는 대약진운동 같은 극좌 실험은 참담하게 실패했고, 공산 혁명을 주도했던 마오쩌둥은 결국 당대에 대동사회가 아닌 빈곤의 평등화만 보고 끝났습니다. 문화대혁명이란 10년간의 천하대란이 수습되고,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비로소 중국인들의 장사 근성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 p.30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에 중국이 미국과 경제 규모가 대등해지고 사회주의 중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엔 결국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예상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먼저 결론부터 거칠게 말씀드리면 저는 그리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3년 뒤의 미래 나아가 33년 뒤의 세상을 어찌 감히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이유를 하나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의 힘과 한계를 몇 대목으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습니다. --- p.32 중국 정치는 현재 전통주의와 사회주의가 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마오쩌둥 시대를 지나 덩샤오핑, 자오쯔양,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에 이르는 지금도 중국 정치는 여전히 전통주의와 사회주의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나라이지만 사회주의적 특성으로만 이해하면 중국의 반쪽만 보는 것입니다. 마이클 필즈베리가 말한 것처럼 “중국인들은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그들의 전략적 사고는 2천 5백 년 전 전국시대의 약육강식 프레임에 머물러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현실은 그 이상입니다. 중국 정치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열국지], [손자병법], [삼국지]는 물론이고, 공자의 사상 그리고 외유내법(外儒內法)의 전통도 충분히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 p.100 한국은 약소국은 아닙니다. 이런 규모의 나라가 동남아에 가 있다면 맹주 노릇할 겁니다. 유럽에 갖다놔도 스페인보다 많은 인구에 더 잘사는 나라가 될 겁니다. 그런데 동북아에 위치해 있습니다. 세계 2위 중국과 세계 3위 일본이 옆에 있습니다. 세계 1위 미국과는 동맹으로 2만 8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예전의 영광은 잃었으나 여전히 대국이고 한반도에 관심도 많습니다. 주변에 4강이 다 모여 있습니다. 약소국은 아니나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약소국 외교의 핵심은 균형 감각입니다. 자주와 동맹 사이에서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것입니다. 동맹이냐 자주냐 하는 양자택일에 목숨 거는 것은 하수의 선택입니다. --- p.205 중국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체면을 잃는 일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손가락질 당하는 일입니다. 어차피 인격신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았으니 의식할 것 없습니다. 내 안의 양심의 소리는 물론 중요하지만 목숨을 걸 일은 아닙니다. 가장 의식하는 것은 타인의 시선입니다. 사실 중국인을 규범 하는 삼강오륜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땅히 지켜져야 할 도리와 경우를 규정한 내용입니다. ... 중국을 읽는 중요한 코드 중 하나가 관시(關係) 문화인데요, 그 관시가 생겨난 첫 번째 배경이 바로 사람 관계를 중시하고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관시 문화가 생겨난 두 번째 이유는 국가가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해왔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사는 분열과 통합이 멀미가 날 정도로 짧게 반복된 역사입니다. --- p.217 굳이 작정하고 쓴 것은 아니지만, 올해가 한중 수교 25주년입니다. 그리고 올 10월엔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가 개최됩니다. 중국에 관심이 많을 때입니다. 행인지 불행인지 수교 25년 만에 막연히 우호적이던 정서에 다소 변화가 있습니다. 중국의 민낯을 보게 된 것이지요. 비용을 상당히 치르고 있지만 보람 있는 일입니다. 막연한 모화사상(慕華思想)에도 변화가 생겼고, 각박한 ‘짱깨’ 라는 경멸감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중국을 있는 그대로 보는 시각이 차제에 만들어진다면 그건 ‘불감청고소원’입니다. 그렇다면 2017년은 중국에게도 의미 있는 해이지만 우리에게도 획기적인 해입니다. --- p.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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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과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코끼리 다루기 북한 핵실험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을 중심으로 한반도와 주변 열강의 움직임이 한 치 앞을 모를 만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따른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커져있다. 그러나 예측하기가 어렵다. 중국은 역동성과 불안정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지금도 여전히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개방을 시작한 1979년부터 2016년까지 37년 동안 연평균 9%씩 성장해서 GDP 기준 미국의 60% 정도까지 따라왔다. 연간 자동차 판매도 중국이 미국보다 50%나 더 많다. 무역규모도 2013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외교 군사 분야도 명실상부한 G2다. 단일 국가 차원에서 미국과 글로별 이슈를 논의하는 유일한 나라다. 중국 인구 13억 8천만 중 연간 1억 2천만 명이 해외여행을 하고, 그 중 8백만 명 이상은 한국을 찾고 있다. 이 ‘요우커(遊客)’들의 씀씀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내재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도 성장의 빛만큼 성장의 그늘도 크다. ‘무작정 상경’하는 유민인 2억 명이 넘는 ‘농민공’ 문제가 상존하고, 지니계수 0.5를 넘는 소득격차 문제는 거의 폭동이 날 수준이기도 하다. 당 우위라는 제도 개혁 없이 개발독재를 계속하다 보니 부정부패 문제도 심각하다. 부자들이 많아지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정치적 참여와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역동성과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런 양면성을 대변하듯 현재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둘 중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1990년대 미국에선 중국 붕괴론이 유행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의 중국은 어떤가. 그런가 하면 중국 위협론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에 대해서든 예찬과 경멸이 지나쳐선 곤란하다. 중국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인도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든 싸움질을 하든 죽어나는 건 풀밭’ 이라는 속담이 있다. 한국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각축에 비견해도 좋을 만한 속담이다. 우리는 이래저래 코끼리를 잘 다루어야 하는 운명이다. 코끼리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