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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학 또 하나의 보고서, 설수외사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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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전의 풍경

책소개

목차

책을 옮기며
일러두기

「설수외사雪岫外史」

설수외사자서雪岫外史自
섭생론攝生論
인과응보因果應報
벼락 맞은 정녀貞女
돌에 얽힌 불가사의
묵장거사墨莊居士
휘파람의 대가들
중국에서 지붕 이는 방법
다섯 번 중국을 드나든 사연
건륭석경乾隆石經
화장火葬의 유래
장서藏書
법과 통치
조선 여인의 예복禮服
전족纏足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
호랑이 길들이기
지리서는 국가 기밀
말 따로 글자 따로
시는 노래
중국의 발음과 조선의 발음
중국의 가축
수레바퀴의 통일
수차의 이용
만리장성과 황성皇城
도구 제작의 기본 법칙
도량형의 통일
도성의 구획
벽돌
농사는 천하의 근본
누에치기
비단에 무늬 놓기
농기구
채소 심는 법
곳간과 예의염치
도자기
중국의 옻칠
종이[紙]
붓[筆]
먹[墨]

「부록」
설수외사 원문
해제_조선의 경장更張을 기획한 또 하나의 ‘북학의北學議’-설수외사雪岫外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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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이희경 李喜經
다섯 차례 중국에 다녀온 북학파로, 이른바 ‘연암그룹’의 핵심인물이다. 박제가(1750-1805)가와는 절친한 벗이었으며, 젊은 시절부터 연암 박지원(1737-1805)을 스승으로 모시고, 연암의 이용후생과 북학의 사유를 이어받는다.
특히 서얼에다 포의布衣 신분으로는 드물게 다섯 차례나 연행燕行을 하였고, 청조의 문화와 그 학술적 흐름에도 조예가 깊었다. 더욱이 20여 년에 걸친 연행 체험은 그가 평소에 지니고 있던 이용후생의 논리와 사유를 한층 예리하게 만든 바 있다. 청조의 선진 문화를 호흡한 그가 연행 체험과 견문지식을 토대로 트인 시야와 국제적 안목을 통해 저술한 성과가 바로 이 책 《설수외사雪岫外史》다.
역 자 소 개
진재교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강민정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
박재영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이정원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이봉순 한국고전번역원 승정원일기 번역위원
하현주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0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524g | 144*224*20mm
ISBN13
9788979868678

책 속으로

그(저자 이희경)는 이 책에서 수레 제도와 수차, 가마 및 벽돌 제도, 농기구와 농법에 이르기까지 청조의 선진 사례를 받아들여 낙후된 조선을 개혁하자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점에서 이희경은 당대 최고의 중국학자이자, 《설수외사》는 또 하나의 《북학의》인 셈이다. 특히 이희경은 《설수외사》에서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민民의 생활을 바꾸기를 희망한다. 즉 그 희망은 이용후생을 통해 현실을 경장更張하려는 ‘이희경의 조선 개혁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것이다. ---p.6 ‘책을 옮기며’ 중에서

만주인은 중국의 제도를 마음대로 뜯어고치지 않았으니, 이는 마치 여관에 잠시 머무른 나그네가 말안장을 얹어두고 새벽닭이 울면 행장을 꾸려 출발할 생각을 늘 가지고 있는 것과 같소. 이 때문에 위로 요堯 임금순舜 임금우禹 임금탕湯 임금주공周公공자한나라당나라송나라명나라의 예악禮樂형정刑政율도량형律度量衡거마車馬기용器用궁실宮室성곽城郭산천山川요속謠俗인물人物문장文章번화한 시장서화금석金石으로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도구를 예리하게 만들어 기능성을 높여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방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백 대 동안 전수되어 지금까지도 남아 있으니, 선왕의 법도를 찾고자 한다면 중국을 놔두고 어디에서 구하겠소.---p.36-37 ‘다섯 번 중국을 드나든 사연’ 중에서

성인은 마음이 바르기 때문에 사는 곳도 바르게 구획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자董子가 “임금이 된 자는 자기 마음을 바로잡음으로써 조정을 바르게 하고, 조정을 바로잡음으로써 백관을 바르게 하고, 백관을 바로잡음으로써 만백성을 바르게 하고, 만백성을 바로잡음으로써 사방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라고 한 말도 이러한 뜻이다.--p.115 ‘도성의 구획’ 중에서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어리석은 백성들은 윗사람의 가르침이 없어 농사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힘만 많이 들 뿐 거두는 효과는 매우 적다. 1년 내내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지만 굶주림은 더욱 심하니, 어찌 딱하지 않은가. ---p.123 ‘농사는 천하의 근본’ 중에서

농사와 누에치기는 나라의 큰 근본으로, 후생厚生과 이용移用의 방도가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위에서는 가르침을 내리지 않고 백성들은 제멋대로 하여 결국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도 어리석어 돌이킬 줄을 모르니 어디에서 성인이 남기신 법도를 볼 수 있겠는가 ---p.132 ‘누에치기’ 중에서

천하의 일에 관한 수천수만 가지 법과 제도는 모두 우리가 본받아서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도구의 기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삼을 만한데, 그 중에 농민에게 가장 급하고 몇 배나 편리한 것 한두 가지를 기록하여 지혜로운 사람이 공감하기를 기다리는 바이다.---p.138 ‘농기구’ 중에서

성인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반드시 백성들의 생업을 우선적으로 마련해 주었다. 백성들에게 먹을 음식이 없어서는 안 되므로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고, 백성들에게 입을 옷이 없어서는 안 되므로 누에치는 법을 가르쳤으며, 백성들에게 거주할 곳이 없어서는 안 되므로 집 짓는 법을 가르쳤다. 백성들이 늙어서도 고기를 먹지 못하자 가축 기르는 법을 가르쳤고, 백성들에게 사용할 기구가 없자 기구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백성들이 재화를 유통시키지 못하자 장사하는 법을 가르치고 운송 수단인 배와 수레, 운반 수단인 소와 말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백성들이 모두 이들을 이용하여 활기차게 왕래하면서 즐겁게 생산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물자가 풍부하게 되어 근심 걱정을 모르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 예의禮義로 인도하고 인선仁善으로 권면하자, 백성들이 물이 아래로 흐르듯 호응하여 인의仁義를 행할 줄을 알았다.---p.153 ‘곳간과 예의염치’ 중에서

천하의 사물은 귀하다고 지나치게 애호해서도 안 되고 천하다고 지나치게 버려두어서도 안 된다. 천한 것을 귀하게 만들고 귀한 것을 천하게 만들어 백성들에게 보탬을 주고 만세토록 쓰이게 해야 하니, 이것이 산업을 다스리는 본뜻이다. 예컨대 금, 은, 구리, 주석을 귀한 것이라 하여 백성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금하지 않는다면, 귀한 것이 더욱 귀하게 되어 도리어 귀하게 쓸 데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p.157 ‘도자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박제가의 《북학의北學議》를 잇는 ‘제2의’ 《북학의》

이 책은 지금껏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또 한 명의 조선조 북학파 지식인 이희경(1745-1805 이후)이 쓴 ‘연행燕行 체험기’다. 그는 다섯 차례 중국에 다녀온 북학파로, 이른바 ‘연암그룹’의 핵심인물이었으며,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북학의北學議》를 쓴 박제가(1750-1805)와는 절친한 벗이기도 했다.
청조淸朝의 선진 문화를 호흡한 이희경이 자신의 체험과 견문지식을 토대로 트인 시야와 국제적 안목을 통해 저술한 이 책은 내용상 《북학의》와도 많이 닮아 있으며, 어떤 항목은 그보다 더욱 진전된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점에서 이희경의 《설수외사》는 또 하나의 《북학의》라 불릴 만하다.

‘이용후생利用厚生’과 ‘편리민생便利民生’의 논리로,
시대가 바라는 참실용의 방향성과 비판정신을 가지다


이 책에는 수레?선박의 이용, 농기구의 개량 등 당대 이용후생학파가 주장하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당대의 농?공?상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천적 지침들’이었다.
이희경은 백성들이 실생활에 이용하기 편리한 것이면 무엇이든 기록해 두었다. 특히 “농사라는 것은 천하를 다스릴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이라 강조하고, 그와 관련된 수레 제도의 개량과 그의 적극적인 사용을 주장했다. 또한 책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면서 다양한 농기구들과 그 ‘적실한’ 사용법들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벽돌 제조법과 가마의 운용법, 지붕 이는 법, 그리고 채소를 재배하고 누에치는 방법 등 농민의 일상과 관련된 것에서부터, 종이와 붓?먹 등을 비롯하여 사대부의 일상에 필요한 것은 물론, 나아가 국가적 사업에 이르기까지 이용후생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두루 기록해 놓는다.

이러한 ‘편리생민便利生民’의 논리는 이희경이 지향한 이용후생의 학문정신을 집약한다. 실제로 그는 이 책에서 민생을 불편하게 하는 조선의 제도와 기술의 낙후성에서부터 기술 문명의 편리함을 깨닫지 못하는 사회 인식까지 자신의 비판적 시선과 논리를 확장시키고 있다.
또한 서출이었던 그는 다른 글에서 부당한 신분제도에서 오는 인재 등용의 모순을 강하게 토로한 바 있다. 이러한 불만을 사회 문제로까지 전환시켜, 청조의 선진 기술에 주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 조선 사회의 낙후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처방전까지 포괄하여 놓는다.

따라서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인 기획’을 바탕으로 한다. 결코 책상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닌, 당시 조선 사회에서 실현 가능했던 현실적인 대안들을 모은 것이다. 즉 그의 이상과 처방전은 낙후된 조선을 이용후생으로 ‘경장更張’하려는 야심찬 기획을 내비치고 있는 셈이다.

북학의 소이所以, 경장更張의 야심

이 책의 ‘다섯 번 중국을 드나든 사연’의 장에서 이희경은 자신의 연행과 북학을 비아냥거리는 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친다. 그들은 반청의식과 존명의리를 배후로 하는 전통적인 화이관華夷觀에 젖은 이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희경의 반론은 명쾌하다. 그들은 전통적인 화이관에 기대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 일축해 버린다. 이어서 이희경은 자신이 직접 목도한 청조의 선진 문물과 새로운 학술 풍조, 그리고 선왕의 유풍을 계승하여 빛나는 문명을 구축한 청조 문화를 근거로, 기왕의 화이관과는 정반대의 논리를 펼치며 평소 자신의 북학 논리로 대응한다.

요컨대 명나라를 몰아 낸 청나라는 단순히 ‘지나가는 길손’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이희경의 논리다(만주족은 본디 유목민족이다!). 무엇보다 대갓집을 차지한 자도 남겨진 예전의 법도와 제도의 우수성에 놀라고, 자신들도 이러한 법도와 제도가 있는 줄 미처 몰랐지만 이를 편안하게 여기며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청조가 예전 중화의 선진 문화를 그대로 이어받아 계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지원이 《북학의》 서문에서 “그 법이 비록 이적에서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본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천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제 중화는 비록 만주족이 다스리고 있지만, 선왕의 법은 물론이며 이전의 문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후생을 통해 적극적으로 북학을 추구할 필요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희경은 선왕을 배우기 위해 청조를 배워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이는 기실 그 내면에 ‘북학의 당위성’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다.

이희경은 당시 세계적인 문화 수도였던 연경 체험을 통해 ‘거대한 타자’였던 청나라의 선진 문명을 누구보다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앞선 청조 문화의 우수성과 이를 적극 수용하기 위하여 ‘북학’을 구상하?, 이를 《설수외사》에 자세하게 담아 놓았다. 요컨대 이희경은 더 나은 기술과 선진 문화를 수용하여 낙후된 자국을 ‘경장更張’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한 것이다.

사실 이희경이 청조 문화의 선진성을 수용하려는 의지는 확신에 가까울 정도다. 이희경이 오랜 기간의 연행에 그치지 않고, 꿈에서나마 연행을 지속하고자 한 것도 오직 북학을 현실화시켜 자국의 현실을 바꾸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연행과 연행의 공간은 이희경 사유의 배후였고, 학문적 성과를 낸 자양분으로 작용한 것이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18세기 중국의 풍경

이희경은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섬세한 관찰의 각도를 가진 여행자였다. ‘여행기’로서《설수외사》를 읽는 또 다른 매력이 여기서 발생한다. 그는 벽옹?雍을 답사하며 그 웅장한 풍광 앞에 시를 올린다. 실용의 관점에서 중국 여인들의 패션 감각을 스케치하면서 조선 여인의 예복에 관해 비평적인 코멘트도 남긴다. 그리곤 ‘춤추는 호랑이’가 있다는 말을 듣고 한 명의 구경꾼으로 나서 중국의 재미난 저잣거리 풍경을 싣기도 하며, 만리장성의 누대에 올라 그 장관 앞에 또 한 수의 시를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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