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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에서 사하라까지
도둑 싼마오 이야기 파란만장 유학기 사랑하는 시어머니의 탄생 카나리아 제도 인생 수업 사라진 미카 작은 거인 대단한 꽃장수 할망구 상사병 가출한 아내에게 플라스틱 아이 시댁 식구 방문 대소동 수호천사 |
三毛,본명 : 천핑(陳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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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나는 매사 양보를 해야 하지? 왜냐면 난 중국인이니까. 왜 친구들을 도와야만 하지? 그게 미덕이거든. 그럼, 왜 한마디 찍소리도 못하는 걸까? 거야, 난 교양 있는 여자잖아. 매번 이렇게 많은 일들을 왜 다 처리해야 하는 거야? 내가 능력이 되잖아. 그럼, 왜 화를 안 내는 건데? 왜냐하면 여긴 네 집이 아니거든.
부모님은 중국의 예법과 도덕으로써 나를 가르치셨다. 나는 착실하게 따랐고 또 실천했다. 그리고 부모님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 말씀하셨다. 지금 나는 이길 줄은 전혀 모르는 제대로 헐렁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중국과는 완전 딴판인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부모님의 가르침을 잘 따르니 과연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만인의 연인이 될 수 있었다. 동시에 나는 만인의 바보로 전락했다. 나는 스스로 아무 잘못도 없다고 여겼으나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 앞에서 비굴한 양놈들 무리 속에서 고결한 중국인의 행동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그때 어려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저 무턱대고 양보, 또 양보만 할 뿐이었다. --- 「파란만장 유학기」 중에서 에릭의 나무울타리 안에 톱을 내려놓는데 부엌에서 애니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일흔의 나이였지만, 그녀의 노랫소리에는 여전히 사랑의 기쁨이 담겨 있었다.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면서 날짜를 계산해 보았다. 호세가 오려면 아직 나흘이나 남았다. 처음에는 나 혼자 이 노인들의 마을에서 지내다 보면 그들의 고독과 슬픔에 물들 것이라 여겼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인생의 끝자락에도 봄이 올 수 있고 희망이 있을 수 있고 믿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생각했다. 이는 그들의 생명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정과 삶에 대한 진정성과 지혜가 빚어 낸 기적과도 같은 찬란한 만년이라고. 나는 여전히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는 사람이다. 인생의 나머지 반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한때 내가 쓸모없는 사람들이라고 폄하했던 이들에게서, 그 어떤 교실에서도 배울 수 없는 수업을 받았다. --- 「인생 수업」 중에서 나는 호세의 성격을 정확히 안다. 호세는 대단히 반항적인 열혈남아로, 그를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 주는 것이었다. 호세가 집을 나설 때면 나는 주머니에 돈을 넉넉히 찔러 주었다. 친구를 집에 데려오면 사막의 변변치 못한 살림이지만 정성을 다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고, 외박을 하고 들어와도 이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양심에 찔린 호세가 설거지라도 하면 나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구두를 닦아 주었다. 나는 호세가 ‘우리’ 남편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그가 하자는 대로 다 따랐다. 게다가 호세는 모든 일에 반항하는 인간이라 야생마처럼 제멋대로 날뛰게 풀어 주면 도리어 스스로 올가미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자유를 주면 줄수록 호세는 자유를 마다했고, 시간이 흐르자 마침내 ‘우리 좋은 남편’이 되었다. 아마도 호세는 속으로 ‘아내에게 반항하기’ 계획이 나름 성공했다고 믿었겠지만. 우리는 각자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의 비위를 적절히 맞춰 나갔고 그러면서 행복한 가정의 토대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다. --- 「사라진 미카」 중에서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야, 다니엘, 사람은 언젠가 부모를 떠나야 할 때가 반드시 있어. 물론 네 상황은 좀 다르지만 말이야.” 한참을 말이 없던 아이가 불쑥 입을 열었다. “사실, 제 친부모님이 아니세요.” “뭐라고?”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저는 입양됐어요.” “언제 이 비밀을 알게 되었니? 설마, 네가 잘못 알았겠지.” 나는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비밀이긴요. 여덟 살 때 입양되어 고아원에서 나왔어요. 알 건 다 아는 나이였어요.” “그런데도 그렇게……, 다니엘……, 부모님을 그렇게……, 그러니까 내 말은, 부모님을 그렇게 사랑했구나.” 나는 놀란 눈으로 고작 열두 살밖에 안 먹은 이 아이를 바라보았다. 울컥해서 다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친부모님이든 아니든 부모님은 다 똑같은 것 아닌가요?” 다니엘이 웃었다. “그래, 똑같아. 똑같고 말고, 다니엘.” 나는 내 눈앞에 있는 이 빨간 머리 거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 앞에서 나는 한낱 티끌처럼 작게 느껴졌다. --- 「작은 거인」 중에서 나는 당신이 떠나갈 때 사랑의 힘으로 당신을 감동시키려고 했어. 그럼 아마도 당신이 눈물을 흘리며 내 품에 안겨 다시 잔소리쟁이 마누라가 되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내 방법은 틀렸고 당신은 나를 거의 잊다시피 했어. 게다가 내 편지는 아예 무시해 버렸지. 그날 칼이 날 보러 와서는 당신네 공자님이 하신 말씀이라며 말해 주었어. 세상에 무릇 소인과 여자는 다루기 어려운 존재이니 잘해 주면 불손하게 굴 것이요, 멀리하면 원망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칼의 말을 듣고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닌 게 아니라 당신이야말로 공자님이 말한 바로 그런 사람이었어. 그래서 내가 가상의 이웃인 캐롤을 만들어 냈던 거야. 자극법을 사용해서 당신을 돌아오게 만들려 한 거지. 지금 그 효과가 입증됐고 난 정말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어.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당신이 지금 이 편지에 쓰인 내 해명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야. 당신은 내가 캐롤의 보살핌을 받고 그녀와 함께 휴가를 보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캐롤이라는 여자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이런 방법을 써서 당신을 돌아오게 만들었지만 이는 확실히 군자가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나를 거들떠도 안 봤을 거야! 당신, 전보에 돌아가면 날 가만 안 두겠다고, 어디 한번 해 보자고 했지? 난 대환영이야. 새집에 커튼은 아직 달지 않았고 화초도 심지 않았어.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이 돌아오기만을,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장인, 장모님께 나는 이미 사명을 완성했다고, 당신을 꼬여 아프리카로 돌아오게 만들었다고 전해 드려. 만일 당신이 여태껏 내가 얘기한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아프리카로 돌아오려 하지 않겠지. 내가 거짓말했음을 내 입으로 밝혔으니 당신은 안심할 테고 우린 끝장을 볼 필요도 없어. 만약 캐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 해도 나쁠 건 없어. 왜냐하면 지금 나는 캐롤과 함께 잠수하러 갈 테니까! 당신, 돌아올 거야? 말 거야? 키스를 보내며, 당신의 충실한 남편 호세가 --- 「가출한 아내에게」 중에서 호세에게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두 가지 비밀이 있다. 호세를 흥분시키는 기쁨의 샘이기도 한 이것은, 까놓고 말하자면 사실 뭐 별것도 아니다. “호세, 군대에서도 하루에 밥 세 끼 먹었어?” 이 요상한 질문 하나만 던지면 이 인간은 바로 걸려든다. 강태공은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걸터앉아 속임수에 빠진 물고기를 바라본다. 갑자기 의기양양해진 물고기의 입에서 말들이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온다. 차렷, 열중 쉬어, 경례를 얘기하는 물고기의 얼굴이 달아오르고 눈에서는 빛이 난다. 군대에서의 추억으로 평범한 남편은 마누라 앞에서 돌연 위대한 영웅으로 변모한다. 이 영광스러운 시간은 영원히 후퇴하지 않는다. 듣다 지친 마누라가 이렇게 대갈일성하지만 않는다면. “그만!” 이제야 천천히 입을 다문다지. 만약 나중에 호세의 정신 나간 수다가 또 듣고 싶다면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한 번 더 물으면 된다. “호세, 당신 군대에 있을 때 밥 세 끼 먹었어?” 그럼 이 인간은 저도 모르게 이 함정에 빠져들어 주절주절 이야기를 풀어 놓을 것이다.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 「플라스틱 아이」 중에서 이튿날 아침 차고로 들어서자 아이들은 예전 이웃들이 내다 버린 한 무더기의 만화 잡지를 발견했다. 소리를 지르며 우르르 달려든 아이들은 이내 잡지들을 나눠 가졌다. 푸르스름한 잿빛의 산 위에서, 호세와 나만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차 안의 다섯 아이들은 쥐 죽은 듯 만화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고기 굽기, 불 피우기, 마른 나뭇가지 줍기는 내가 해 봐도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은밀히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나눠 가진 만화책을 끌어안고선 하나도 재미없다는 듯 바위 위에 앉아 있었다. 맑고 상쾌한 공기, 너른 들판,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에 아이들은 면역 주사라도 맞은 듯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않았다. 심지어 일어나 움직일 마음도 없어 보였다. 마침내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게 분명한 다섯 아이들이 맏이를 대표로 떠밀었다. 맏이는 에헴, 기침을 한번 하더니 아주 공손한 태도로 호세에게 물었다. “외삼촌, 얼마나 더 오래 해야 돼요?” “하다니? 뭘?” “그러니까 제 말은, 음, 음, 그게, 밥 먹고 나면 집에 갈 수 있나요?” 아이는 코를 한번 쓰윽 만지더니 매우 겸연쩍어했다. “왜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실은, 오늘 오후 세 시에 텔레비전에서 영화를 하는데 우리는…… 우리는 꼭 보고 싶거든요.” 호세와 나는 어이가 없어 서로를 바라보다가 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역시 플라스틱 아이들이었어!” --- 「플라스틱 아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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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 년간 중국을 매혹시킨 여류 작가 싼마오가 초대합니다.
“바닷가 우리 신혼집으로 놀러 오세요~”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자유롭게 나부끼는 바람처럼 살아온 그녀의 이야기! 여행작가 손미나, 소설가 조진국, 만화가 선현경 · 이우일 강력 추천 서거 20주기, 그런데도 여전히 인기 절정의 싼마오 타이완 출신의 여류 작가 싼마오는 올해로 서거 20주기를 맞았지만, 중국인에게는 여전히 인기 절정의 작가이며 지금까지 출간된 27권의 작품도 잘 팔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에세이집 《허수아비 일기》가 《사하라 이야기》(2008), 《흐느끼는 낙타》(2009)에 이어 소개된다. 이렇듯 세대와 공간을 넘어 싼마오가 사랑받는 비결이 뭘까. 그건 자유롭고 거침없이 세계를 여행하며 인간미 넘치는 큰 사람이 된 그녀가, 또한 특별한 그녀의 인생이 담긴 작품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희망과 열정을 심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이렇게 말한다. “싼마오의 작품을 읽으며 꿈을 키웠다.”라고. 싼마오는 마치 ‘바람의 딸’ 같은 인물이다. 사랑하는 법, 꿈꾸는 법을 가르쳐 주는 신혼 일기 어릴 적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 가정교육을 받다 일찍이 유학을 떠난 유별난 아이 싼마오는 스페인, 독일, 미국에서 대학 공부를 하고 세상을 떠돌다 결혼과 동시에 아프리카에 정착한다. 《허수아비 일기》에는 싼마오가 일생 가운데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체로 그려진다. ‘머릿속에 야생마가 뛰어다니는 듯’한 말괄량이 싼마오와 단순하고 우직한 스페인 남자 호세의 신혼 생활은 싼마오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가족, 친구, 이웃과 매일같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며, 시종일관 유쾌하고 씩씩하며 따듯하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더 뜨겁게 사랑하라!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면서 인생을 깨달아 간 싼마오, 호세 부부의 신혼 일기는 우리에게 사람과 자연,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과 꿈꾸는 법을 명랑하게 가르쳐 준다. 중국을 매혹시킨 싼마오의 신혼 일기 싼마오는 이미 30년 전부터 중국인들을 사로잡았다. 평생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살았던 싼마오는 비록 1991년 이 세상을 떠나 진짜로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그녀와 그녀가 남긴 27권의 책들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것은 싼마오가 자신의 신혼을 그린 작품들이다. ‘머릿속에 야생마가 뛰어다니는 듯’한 말괄량이 싼마오와 단순하고 우직한 스페인 남자 호세의 신혼 생활은 배경부터 특별하다. 바로 아프리카! 처음에는 사하라 사막에서, 그리고 얼마 뒤에는 사막 북서쪽에 있는 카나리아 제도에서 싼마오와 호세 부부가 범상치 않은 가족, 친구, 이웃들과 갈지자로 좌충우돌하는 나날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씩씩하며 따듯하다. 특히 《허수아비 일기》는 싼마오와 호세가 카나리아 제도 바닷가에 그들만의 ‘달콤 하우스’를 차린 시절을 담고 있는데, 시간상으로 《사하라 이야기》(2008)와 《흐느끼는 낙타》(2009)를 잇는 한편, 신혼 초에 비해 두 사람의 사랑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무척 흥미진진하다. 참 특별한 커플의 바닷가 집으로의 초대 싼마오는 어릴 적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정교육을 받다 일찍이 유학을 떠난 유별난 아이였다. 유복한 법률가 집안 출신인 덕분에 스페인, 독일,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긴 했지만, 스물네 살 때부터는 강의실에서 벗어나서 세계를 학교 삼아 54개국을 여행하며 인생 공부를 한다. 성장하며 유난히 남달랐기에, 그 평범하지 않음에 상처받고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항상 당당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꿈을 쫒았고 세상을 껴안고 사람과 자연을 열렬히 품었다. 그러면서 싼마오는 인간미 넘치는 큰 사람이 되었다. 한편 호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끌벅적한 대가족 사이에서 8남매 가운데 한 아이로 자랐다. 고등학생 때 같은 동네에 살던 타이완 유학생 누나 싼마오를 만났고, 몇 년 뒤에 성인이 되어 다시 그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여러모로 아주 독특한 연인 싼마오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서 본 사막 사진에 감명받아 사하라 사막행을 결심하자, 속 깊은 호세는 묵묵히 짐을 챙겨 먼저 사막으로 가서 일자리를 얻고 그녀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싼마오와 그녀의 수호천사 같은 호세는 사막에서 결혼한다. 원하던 대로 사막에서 신 나게 살던 이 부부는 얼마 뒤 이사를 한다. 사하라 사막에서 전쟁이 벌어지자 스페인령에 속하는 대서양의 작은 섬, 카나리아로 향한 것이다. 온화한 기후의 아름다운 바닷가인 카나리아에는 나이가 들어 은퇴한 유럽인들이 살고 있었다. 한창 신혼을 만끽하던 싼마오와 호세는 찬란한 만년을 보내고 있는 지혜로운 이웃들과 부대끼며 인생에 대한 많은 것들을 하나씩 배워 나간다. 그렇게 바닷가에서 보낸 제2의 신혼생활은 사막에서와 달리 좀 더 인생과 결혼,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깨달아 가는 충만한 시간으로 채워진다. 싼마오의 팬이라면 궁금했을 이야기 수록 《허수아비 일기》에는 싼마오의 신혼과 더불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싼마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들어 있다. 특히 「도둑 싼마오 이야기」는 싼마오가 본인을 ‘도둑’으로 비유해 타이완에서 살았던 시기부터 호세를 만나 사하라 사막으로 향하게 된 사연까지를 맛깔 나게 풀어낸 작품이다. 지금껏 보아 왔던 에세이 형식을 탈피해, 싼마오가 일종의 우화나 옛이야기처럼 쓴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그녀가 가진 작가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또한 「가출한 아내에게」편도 싼마오의 글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타이완 친정에 다니러 간 싼마오가 재밌게 지내느라 남편 호세에게 소식이 없자, 그녀를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다가 결국 성공하는 상황을 편지만으로 재치 있게 그려 냈다. 싼마오라는 작가의 여러 얼굴과 실력을 두루두루 만날 수 있는 《허수아비 일기》. 싼마오의 팬이라면 궁금했을 의문들을 풀어 가면서 그녀를 좀 더 알아가기에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