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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풀로 엮은 신발 2. 학교를 다니다 3. 낭산(狼山) 4. 상하이로 가다 5. 망자들을 위한 의식 6. 정안사 불학원 시절 7. 군인들 틈에서 8. 마음을 내려놓다 9. 마침내 자유로워지다 10. 단련을 받다 11. 산중 폐관 12. 외로운 비판자 13. 일본에서 공부하다 14. 서양으로 진출하다 15. 고생을 하다 16. 유랑 17. 최초의 불단(佛壇) 18. 상강도량 19. 법고산(法鼓山) 20. 한 바퀴 돌아오다 편집자의 말 옮긴이의 말 |
聖嚴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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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늘 병약했다. 세 살 때 겨우 걸음마를 시작했고, 다섯 살 때까지는 말을 못했다. 나는 지독히도 늦게 배우는 아이였다. --- p.22
이런 모든 가르침은 내가 사물의 본성에 대한 이원적 소견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세계와 우리의 마음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 자기와 남들 사이의 이원적 분리가 그 많은 인간적 괴로움과 갈등의 뿌리라는 것을 배웠다. --- p.54 그래서 학구열에 불타는 젊은 승려였던 나는 승복을 군복으로 바꾸어 입고 상하이와 본토를 떠났던 것이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나는 궁지에 몰려 있던 상황이었다. 입대하기 몇 시간 전 나는 이런 서원을 하나 세웠다. 즉, 나는 우리나라와 민족의 위엄을 보존하겠으며, 쇠퇴해 가는 불법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노라고 말이다. --- p.92 그것은 사람을 화들짝 놀라게 하는 충격적인 명령이었다. 문득 내 마음이 툭 꺾어졌다. 땀이 확 쏟아지면서 큰 짐이 나에게서 걷혀지는 느낌이었다. 일순간에 구름과 안개가 흩어졌다. 나를 에워싸고 있던 고민의 독기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어떤 깊은 행복감이 있었다. --- p.118 제대하기 위한 청원 과정은 꼬박 18개월이 걸렸다. 그것은 자신이 온 마음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젊은이에게는 한없이 긴 시간이었다. 돌이켜 보건대, 만일 나에게 다시 출가하겠다는 아주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필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 p.128 내가 폐관에 들어갔을 때 중국 본토와 대만에서 불교는 쇠퇴하고 있었다. 일상 속에서 수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식인들은 불교를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나 믿는 미신으로 간주했다. 기독교는 아주 인기가 있었다. 대만의 고위 정부 관리들은 거의 기독교인들이었다. --- p.169 집 없이 여섯 달째 유랑할 때는 겨울이었는데, 나는 내 자유를 엄청 즐겼다. 뉴욕은 바람이 많고 추웠다. 늦은 밤 도시가 고요할 때 나는 승복 자락으로 몸을 단단히 감싸고 거리를 유랑했다. 종종 눈이 내렸다. 나는 스스로를 “풍설風雪 속의 행각승”이라고 불렀다. --- p.225 부단히 유지해 온 한 가지 원칙이 있으니, 그것은 내가 만족감이나 실망감을 경험하는 것을 스스로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이 잘 풀릴 때는 스스로 만족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장애나 실패를 만날 때도 절망하지 않는다. 계속 전진하는 길을 찾는다. --- p.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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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성엄선사는 세계 불교계의 핵심인물 중 한 사람으로, 대만불교 4대 본산의 하나인 법고산을 창건하고 대만불교를 세계불교의 강력한 중심으로 격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는 불교학을 폭넓게 공부한 법사인 동시에 깊은 깨달음을 성취한 선사로서 화두선과 묵조선의 양대 전통에서 모두 법제자들을 배출했으며, 가르침 면에서도 현대사회와 불교, 선(禪)과 교(敎), 수행과 교화 등 중요한 불교적 주제들을 불법의 원리를 견지하면서도 현실의 맥락에서 잘 풀어낸 보기 드문 스승으로 평가받는다. 성엄선사의 이 자서전은, 그가 어떻게 수행자의 길을 걸었고 어떤 스승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의 공산화와 중국 공산당 정권의 불교 억압으로 대륙의 불교는 쇠퇴했으나 대만에서는 불교가 오히려 크게 발전했는데, 그 비결은 스님들을 중심으로 한 불자들의 부단한 노력에 있었다. 대만불교의 특징은 청정한 계율, 폭넓은 교학 공부, 치열한 수행과 활발한 사회봉사로 요약되며, 이런 모든 측면이 성엄선사의 삶과 가르침에서 뚜렷이 드러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것은 스님 자신이 젊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불교 발전의 비전과도 관련된다. 그는 군복무 시절부터 대만불교의 현실을 비판하며 불교 개혁의 계기들을 모색했고, 불교 발전을 위해서는 교학적·수행적 기초가 확고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6년간 산중에서 폐관(閉關)하며 경전을 열람하고 수행했다. 그리고 불교의 학문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 하에 일본에 유학하여 불교학을 더 깊이 연구했다. 이어서 선불교가 서양에 널리 보급되던 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건너가 중국선을 가르치면서, 선과 교를 아우르고 화두선과 묵조선을 함께 가르치는 독자적 선법을 확립했다. 그의 이러한 공부와 수행, 불법 홍포(弘布)의 주요 과정들이 이 책에서 간결하게 정리되어 서술되고 있다. 저자 자신이 30대와 60대에 각기 다른 각도의 자서전을 집필한 적이 있지만, 최근에 나온 이 책은 저자의 생애 중 주요한 사건과 일화들에 대한 세부 묘사가 매우 생생하고 문학적인 또 하나의 흥미로운 자서전이다. 이 책에서는 스님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역경에 대처하는 모습, 부단히 공부하고 수행하는 모습 등 스님의 인간적인 면모와 수행자적 자세가 잘 부각되어 있고, 특히 뉴욕에서 몇 달 간 도심을 유랑한 이야기 등 가슴 뭉클한 일화들이 그려지고 있다. 미국인 편집자들의 손을 거친 문체는 간결하면서 속도감이 있고, 어조는 진지하면서도 생동감이 있다. 성엄선사를 통해 대만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얻게 하는 동시에, 현대불교의 스승, 특히 선사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