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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4
프롤로그/ 8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13 얄궂은 인생사 한 자락 - 결혼/ 31 찬란한 러시아 사계/ 49 예술이 표정을 품다 ? 일리야 레핀/ 71 그림이 색채를 입다/ 93 마법의 묘약 보드카/ 113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 죽음/ 123 전쟁 그 잔인한 상처/ 139 러시아 소녀들/ 151 러시아 미녀들/ 163 빛과 어둠 진리는 어디에/ 173 세상은 변혁을 원한다/ 183 고독한 악마 인간과 사랑에 빠지다/ 213 헛되고 헛되노니 모든것이 헛되도다/ 223 추상미술의 선구자 말레비치/ 251 신화와 전설/ 273 찾아보기/ 292 부록/ 러시아 트레챠코프 미술관 100배 재미있게 즐기기/ 2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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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시간이 행복했던 적이 있다. 꿈속에서 판타지 주인공이 되어 하늘을 날고 마법사가 되기도 하고 이곳 저곳을 순간 이동하기도 한다. 난 활동적인 성격이라 뭔가 정지되고 갇힌 느낌을 싫어한다. 삼십 년을 살던 고국을 떠나 아무것도 소통할 수 없는 타향에서 처음엔 암흑 같았다. 유일한 탈출구가 꿈속에서의 자유. 그때 세상과 소통하던 나의 방법이었다. 늘 꿈속에서 고향을 향해 날아다녔다.
샤갈 또한 그런 것일까. 샤갈은 고향 하늘을 사랑하는 벨라와 날고 있다. 종교와 같이 성스럽고 아늑한 고향, 비테프스크를 사랑하는 그녀와 자유롭게 떠다닌다 --- p.95 안개에 싸인 듯 흐릿한 도시를 배경으로 검은 벨벳 옷을 차려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도도하게 우리를 쳐다본다. 검은 눈동자의 그녀는 촉촉한 눈매를 가지고 우수에 젖어 있다. 넘어서는 안 되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걸까 아님 절대 고독의 슬픔에 빠진 걸까? 아찔한 아름다움과 차가운 도도함 뒤로 슬픔에 흠뻑 젖은 아우라가 깊고 깊다. 새침한 듯 유혹하는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제목부터 미지의 여인이라 이름 지워져 여러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크람스코이는 이 매력적인 여인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안나가 브론스키를 처음 만날 때 이 그림과 비슷한 분위기로 검은 벨벳 차림이다. 그러고 보면 지독한 사랑의 소용돌이 속에 자신을 불 사르고 생을 마감하는 매력적인 여성, 안나 카레니나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면 바로 그림 속의 미지의 여인과 비슷한 느낌 일 거다. 사랑의 폭풍우를 온몸으로 감내하는 여인의 운명이 그대로 느껴진다. 19세기 중·후반 러시아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세련된 옷을 입고, 검은색 머리카락, 그윽한 눈빛의 검은 눈동자, 갸름한 턱 선, 새침한 입꼬리, 꼿꼿이 거만하게 앉아 있는 자태, 그리고 인생의 파도를 넘나들며 내면 깊숙이 쌓였을 원숙미까지, 최고의 미녀가 지녀야 할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미지의 여인’이다 --- pp.169~170 저 까만 네모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대작이란다. “도대체 뭐야?”, “이 정도면 나도 그리겠네. 음…” “물감도 필요 없이 경제적인 그림이군.” 2차원 화폭에 네모, 세모, 동그라미를 나열해 놓은 작품 앞에서 ‘뭐지?‘를 조용히 속삭이며 이러쿵저러쿵한다. 그리고, 도통 무슨 뜻인지 몰라 ‘아, 현대미술 어렵구나! 골치 아파!‘가 된다. 추상미술의 아름다움을 처음부터 느끼기는 힘들다. 누군가에게는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는 혼란만 줄 수도 있다. 아는 만큼 그림은 보인다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말레비치의 추상미술은 그림이 위치한 전후 미술 사 배경과 작가의 의도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작품에 다가가 대화할 수 있다. 그렇게 이해된 그림 앞에서 우리는 ‘아하!’ 하며 무릎을 치게 된다. 결국은 현대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그리고 알아야 하는 것 곧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 “나는 나 자신을 제로의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무에서 창조로 나아갔다. 그것이 절대주의고 회화의 새로운 리얼리즘이고 대상이 없는 순수한 창조다.” 카지미르 말레비치 --- p.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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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러시아 그림 읽기
그림이라고 하면 아직도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그림은 이제 대중적인 문화가 되었다. 예전에는 보고 싶은 그림이 있으면 힘들게 책을 구입하든가 도서관을 가거나 아니면 특별전을 할 때를 기다려야 했지만 지금은 보고 싶은 그림을 버튼 몇 개, 키보드 몇 개를 누르면 바로 볼 수 있다. 물론 원작의 생생함은 느낄 수 없지만 그 나름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런 복제본에 대한 쉬운 접근은 오히려 원작을 보면 어떤 느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직접 원작을 볼 수 없다면 누군가 원작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이곳 저곳을 뒤져보기도 한다. 저자는 바로 원작을 보면 어떤 느낌이 나는지를 자세하게 이야기해준다. 전문가적인 놀라운 식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최대치를 저자는 이미지와 말을 통해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글에서 우리는 넘쳐나는 감정을 그리고 글로 전할 수 없는 아쉬움의 한숨을 보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의 원본이 된 내용들을 웹사이트를 통해서 시리즈로 글을 실었고, 그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책으로 출판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림들을 통해 본 러시아, 러시아인 러시아 그림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몇몇 작가들은 그 사람이 러시아 사람이었어? 하고 되묻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가장 극명하게 표현해주는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그림들은 매우 생소한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아주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처음 접하는 그림들이 대부분일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생소함을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일상사를 통해서 없애준다. 아주 간단하고 짧게 언급하고 있지만 러시아 그림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부분들을 꼭 집어서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독자들의 러시아 그림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20년 동안 러시아에서 생활한 노하우가 보이는 지점이다. 책은 결국 ‘러시아와 러시아인’이라는 커다란 제재를 가지고 꾸며져 있다.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이 슬퍼하고 분노하고 애절해하는 것이 무엇이고, 사랑하고 애착을 갖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러시아 그림에 대한 이해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러시아인들 자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내 주위에 러시아 사람들이 보이게 되고, 러시아가 먼 나라가 아니라 바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이라는 ‘놀라운’ 사실에 기뻐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