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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여행 바이러스
1부 | 떠나기 먼 곳에의 그리움 방랑자 나는 걷는다 이제 떠나라 혼자 떠나라 권중부록 / 쏘로우의 걷기 나 홀로 걷는 길 올레길 별 바람 하늘 2부 | 돌아오기 가지 않은 길 My Way 자작나무 바람처럼 돌고 도는 길 복귀 좌유 아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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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신종 플루에다 슈퍼 박테리아까지 맹렬한 기세로 번져 적지 않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한국에는 이미 다른 강력한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다. 다만 사람에게 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것이 다를 뿐이다.
무슨 바이러스인가? 바로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못배기게 하는 바이러스, 그것도 걸어서 가라는 바이러스, 곧 걷기 바이러스다. 제주도 올레길에서 촉발된 걷기는 지리산을 돌아 북한산을 돌아 강화도 마니산을 돌고 전국의 산과 들판을 가로지르고 있다. 전 국토에는 걷기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처럼 계절이 바뀐지도 모르고 낮이 끝난지도 모른 채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현직 중진 언론인이 이러한 걷기 열풍을 인문학으로 접근한 책을 내놓아 화제다. 방송기자 출신의 현직언론인 이동식(KBS정책기획본부장)씨가 ‘걷기’의 철학적, 미학적, 경험학적 의미에 대해 예리한 감성의 칼을 들이댄 책 『이동식의 걷기』이다. 수필가 전혜린의 말처럼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우리들은 어차피 이방인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이방인으로 떠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영원한 이방인, 곧 영원한 여행자일 수밖에 없다. 우리들은 여행 속에서 ‘나’가 없는 상태가 된다. 그 곳, ‘나’가 없는 그 곳에 행복이 있단다. 시인 고은은 “오늘도 걷는 것 말고 어쩌겠느냐”고 절규한다. 영국의 해즐릿은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의 하나는 혼자서 여행을 가는 것”이란다 혼자서 걸을 때 들판은 서재가 되고 자연은 책이 된다. 고독과 함께라면 혼자서도 결코 외롭지 않다 작곡가 바그너는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보물섬의 작가 스티븐슨은 여행에서 자신의 반려를 만나 평생 행복할 수 있었다. 길을 걸으면서 던져버리고 싶은, 걸러야 할 생각들을 버리면 우리들은 치유가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원히 걷기만 할 수는 없고 때가 되면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길을 가다가 돌아오는 방법을 로버트 프로스트가 얘기했고 김시습이 얘기했고 노사연도 얘기했다. 산을 보고 물을 본 만큼 이제는 자기 자신도 봐야 한다. 긴 여행을 끝내고 조용히 앉아 시간과 우주를 봐야한다. 여행과 걷기의 철학과 미학을 찾기 위해 동서고금을 헤맨 저자는 번개를 보고서도 삶이 한순간인 것으로 모른다고 절규한 일본의 시인 바쇼처럼 여행이라는 것은, 걷기라는 것은 자신을 버렸다가 다시 자신을 찾는, 그래서 다시 일상에서 힘을 얻는 큰 변덕이라고 정의한다. 근래에 여행이 붐을 이루면서 수많은 여행서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동식의 걷기』는 여행과 걷기의 깊은 의미를 단순한 기행에 머무르지 않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며 걸어야하는지를 제시해 준 새로운 걷기의 등불이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