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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1 수의 선사시대 수를 느낀 시대 | 최초로 발명한 숫자 | 수와 어린아이 수 감각의 한계 2 인간은 어떻게 셈을 배웠나 최초의 산술 방식 | 원시적인 '회계' 기법 | 셈을 모르고 셈하는 법 경험으로 터득한 달력 | 순서에 대한 의식과 수의 발견 산술의 기원, 인체 | 셈: 인간 고유의 능력 | 정수의 두 측면 손가락 10개로 셈을 배우다 3 기본수의 발명 가장 널리 쓰이는 기본수, 십(10) | 또 하나의 해결책: 5진법 손가락과 발가락 20개로 셈하기 | 12진법 60진법의 수수께끼 | 수, 값, 화폐 4 최초의 계산기들 하늘이 내린 도구: 손 | 기묘한 흥정 방식 | 손가락 마디로 셈하기 수화(手話) 방식의 셈법 | 손가락 유희에서 말의 유희로 손가락으로 100억까지 헤아리기 | 손가락 계산법 끈으로 수를 나타내기 | 선사시대의 한 방법: 새김눈금 문맹자들의 회계(會計) | 셈에 쓰인 돌 161 | 여러 가지 셈판 최초의 휴대용 계산기 | 완벽한 도구: 주판 5 숫자의 발명 기록 회계(會計)의 조상들 | 최초의 숫자 | 회계원의 문자 발명 4600년 이전의 나눗셈 | 파라오 시대의 숫자들 피라미드 시대의 계산법 | 이집트 기수법의 닮은꼴들 6 막다른 골목: 그리스·로마의 숫자 호메로스 시대의 숫자 | 로마 숫자: 목동들의 발명 7 더 빨리 쓰고, 더 간단하게 표기하기 이집트 서기들의 속기법 | 숫자와 문자 문자, 숫자, 마술, 신비 | 중국의 기수법: 곱셈 원리의 발명 8 결정적인 진보: 0의 발명 혁명적 원리 | 바빌로니아 학자들의 기수법 중국의 위치 수 체계 | 마야 신관(神官)들의 기수법 천문학에 이용된 마야의 수학 | 제로와 미완성 숫자들 9 인도, 현대 기수법의 요람 인도의 옛 기수법: 막다른 골목 | 숫자 대신 문자로 표기하다 인도 학자들의 창조적 재능 | 시인이기도 했던 학자들 셈의 달인들 | 세사(Sessa)의 전설 공(空)이 무(無)와 동의어가 된 시기 0 이슬람의 황금시대와 유럽의 망설임 바그다드 칼리프 왕국의 숫자들 | 아라비아 숫자의 탄생 처음 유럽에 들어온 아라비아 숫자 알고리스트 대(對) 아바키스트: 르네상스기의 전투 완벽을 넘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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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신이 추상화의 관점에서 어떤 수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 수보다 앞선 수들을 이해하고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그러한 지적 능력이 없다면, 수는 인간의 정신 속에서 매우 혼란스런 총괄적 개념으로 되돌아가 버린다. 일견 초보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이 수 개념의 문제는 이제 훨씬 더 복잡해 보인다. 폴 부르댕(Paul Bourdin)이 전하는 다음의 일화는 그런 생각을 더욱 굳게 한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잠결에 괘종시계가 4시를 치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헤아렸다. '하나, 하나, 하나, 하나!' 그러고는 그런 터무니없는 상황에 대해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아무래도 시계가 미쳐 버린 모양이야! 1시를 네 번이나 치다니!'" --- p.65 그지만 바빌로니아 수학자들은 이 제로를 어떤 양(量), 다시 말해 '값이 없는 수'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문서에서 뽑은 두 가지 예를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수를 그 수만큼 뺄 경우, 그 결과를 표기할 방법을 알지 못해 첫 번째 문서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20 빼기 20…… 보는 바와 같다.' 두 번째 문서의 저자는 곡식 분배에 대한 연산의 결과, 제로 기호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지점에서 다음과 같이 간단히 표현했다. '곡식이 다 떨어졌다.' --- p.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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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숫자,
불과 몇 세기 전에는? 2011년 6월 2일 아침, 깨어보니 7시 30분이다. 연신 시계를 보며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마음은 급한데 10층, 9층…엘리베이터가 층마다 선다. 지각을 면하려고 지하철역까지 택시를 탄다. 차가 밀려서 기본요금보다 더 나왔다. 2600원. 10000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다. 지하철 개찰구를 빠져나가려는데 교통카드 잔액이 780원이다. 300원만 더 있었어도…. 아침시간 불과 30여 분 동안 일어난 일이다. 너무나 일상적인 내용이라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냐고 묻고 싶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다음 두 이야기와 비교해보자. 먼저 1580년, 당대에 가장 박식했던 몽테뉴의 글이다. "나는 농가에서 나고 자랐다. 지금의 가산(家産)을 나보다 앞서 소유했던 이들이 떠난 뒤부터 나는 직접 집안일을 관장한다. 그런데 나는 펜으로도 패(牌)로도 셈하는 법을 모른다."(몽테뉴『수상록』제2권) 몽테뉴는 셈하는 법을 몰랐는데, 이를 아주 떳떳하게 밝히고 있다! 또 하나, 중세의 어느 부유한 상인 이야기다. 아들에게 상업 교육을 시키려는 그는 아들을 어떤 학교에 맡기는 게 좋을지 물으려고 전문가를 찾아갔다. 전문가의 대답. "만약 아드님에게 덧셈과 뺄셈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면 독일이나 프랑스의 아무 대학에 보내도 됩니다. 그게 아니라 곱셈이나 나눗셈까지 배우게 하고 싶다면(물론 그런 걸 배울 만한 능력이 되어야겠지만!) 이탈리아 학교에 보내야만 합니다." 1에서 0까지, 인류의 위대한 '숫자 발명' 이 책은 한 마디로 '숫자의 세계사' 혹은 '숫자 발명의 역사'다. 인류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끈 것은 불의 사용, 농경의 발달, 문자의 사용 등과 같은 발견과 발명이다. 여기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숫자'다. 숫자는―문자보다 먼저 발명되었다―프로메테우스가 전해준 불처럼 천부(天賦)의 능력으로 치부되었다. 실제로 까마득히 먼 옛날, 사람들은 숫자에 미신적인 두려움을 품고 때로 숫자를 어떤 힘, 말하자면 행운이나 액운을 가져오는 신들과 동일시했다. 19세기 독일의 수학자 레오폴트 크로네커는 숫자 발명의 오묘함을 "신이 정수(正數)를 창조했고, 그 밖에 나머지는 인간의 작품이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것은 신의 창조가 아니라 인간의 발명이다. 몇 천 년 혹은 몇 만 년에 걸쳐, 세계 곳곳의 문명을 통해 숫자는 발명에 발명을 거듭했다. '숫자의 탄생'은 인간의 지성이 보편적이라는 것, 그리고 진보가 인류의 집단적이고 문화적이며 정신적인 장비를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말해 준다. 수는 일단 한번 받아들여지면 어디에서나 같은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전 세계에 4천여 개의 언어가 존재하고 그중 수백 개는 폭넓게 전파되었다. 또 수십여 종의 알파벳과 문자언어 체계가 언어를 옮겨 적는 데 쓰이고 있다. 하지만 기술(記述) 기수법은 현재 오직 하나뿐이다. 오늘날 숫자야말로 '진실로 유일한 세계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