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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사랑이 예술이 살아숨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_ 산조르조 마조레의 잃어버린 명화 피렌체_ 신플라톤주의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피렌체_ 마키아벨리가 극작가가 된 까닭은? 나폴리_ 오 솔레 미오! 칸초네 선율을 타고 로마_ 괴테의 애틋한 사랑이 깃든 베네치아 광장 로마_ 트레비 분수, 로마 귀환을 꿈꾸는 세 여성의 기적 같은 사랑 로마_ 두 예술적 천재의 경쟁이 낳은 나보나 광장 밀라노_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탄생시킨 개방적 토양 산레모_ 내면의 집시 기질을 자극하는 낭만적 해변 CHAPTER 2 시와 샹송이 머무르는 프랑스 파리_ 고독한 보헤미안의 안식처 몽마르트르 파리_ 위베르 로베르, 루브르 궁을 폐허로 만든 사나이 파리_ 생제르맹 데 프레, 샹송의 전설 그레코의 '앙가주망' 무대 파리_ 헤밍웨이와 '잃어버린 세대'의 피난처, 몽파르나스 베르사유_ 태양왕의 절대주의 이념을 구현한 베르사유 궁전 오베르 쉬르 우아즈_ 비운의 화가 반 고흐가 마지막 머문 자리 샹티이_ 태양왕을 위한 성찬과 요리사 바텔의 죽음 리옹_ 요리의 교황을 낳은 미각의 도시 랭스_ 프랑스 왕 대관식 때 샴페인에는 거품이 없었다? 몽펠리에_ 퇴학당한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자로 돌아오다 아비뇽_ 백작부인을 짝사랑한 페트라르카 연시 마르세유_ 목마른 대지에 축복을! 뒤랑스 여신의 롱샹 궁전 아를_ 반 고흐와 고갱의 불편한 동거 아를_ 비제의 오페라를 탄생시킨 치명적인 투우의 현장 세트_ 은빛 유년 기억들, 시가 되고 샹송이 되고 니스_ 재즈의 선율이 춤추는 마티스 창작의 산실 CHAPTER 3 아방가르드와 이국의 문명이 혼재하는 스페인 마드리드_ 금기만이 금지되는 아방가르드로 숨쉬는 도시 아라후에스_ 색채와 소리로 내면의 풍경을 연주하다 톨레도_ 라이문도 대주교와 그리스 고전학의 재발견 그라나다_ 아라비아의 옛 영화만 남은 알람브라 궁전 세비야_ 돈 후안의 열정과 피가로의 익살이 흐르는 무대 CHAPTER 4 고전과 낭만의 영국 런던_ 탐욕의 엘긴 대리석, 신사의 나라에서 야만을 엿보다 에든버러_ 시체도굴꾼과 해부학자의 달콤한 커넥션 캔터베리_ 중세 성지순례를 통해 들여다 본 영국사회 CHAPTER 5 물과 음악이 흐르는 네덜란드ㆍ스위스 암스테르담_ 비 내리는 물의 도시에서 바로크 화가의 명암을 보다 베른_ 붓 끝을 따라가면 음악이 되는 도시 제네바_ 완전한 사랑을 이루는 무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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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라 로통드’의 테라스. 한 젊은 소설가가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몽파르나스 대로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는 방금 시인 에즈라 파운드와 헤어지고 난 뒤였다. 테이블 위에는 두 사람이 마셨던 우윳빛 에스프레소 잔이 한낮의 풍성한 빛을 가득 머금고 있다. 테이블 한쪽에는 두툼한 원고 뭉치가 펼쳐져 있고 타이핑한 원고 위에는 붉은색의 교정 부호가 낭자하다. 휘갈긴 모양으로 보아 파운드의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마치 날카로운 메스로 하얀 살결을 난도질한 것 같았다. 헤밍웨이의 습작 원고였다. 그것은 피를 토하는 습작의 고통스러운 임상 그래프였다. …… 전쟁은 끝났지만 헤밍웨이는 계속되는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간단없이 엄습하는 하지의 통증은 전선의 악몽을 끊임없이 되살렸던 것이다. 그에겐 전쟁으로 황폐해진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너그러이 받아줄 도피처가 필요했다. 자본주의의 병리현상과 도덕적 허위의식이 판치는 미국은 결코 그의 은신처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자유와 관대함이 넘쳐나는 파리의 몽파르나스에서 비로소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부르주아들도 허위의식을 떨치고 서민과 뒤섞여 춤출 수 있을 만큼 몽파르나스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했다. 그런 무한한 가능성이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해방감을 느끼게 했다. 누구든 페르노 한 잔이면 행복해질 수 있었다. 이곳은 감성이라는 폭탄의 뇌관에 불을 지피는 곳이었다. ---p.116 중에서
여느 아이들처럼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 찬 세 살배기 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 본능적 호기심은 얘기치 않은 운명의 장난으로 파국을 맞이한다. 디프테리아에 걸린 아이는 합병증으로 안구의 근육이 마비되었던 것이다. 병에서 회복되어 눈을 떴을 때 세상은 마치 뿌연 안개 속에 갇힌 것 같았다. 바람에 산들거리는 마당의 나무들은 녹색의 거대한 색면으로 보였고 그것을 바라볼 때마다 아이의 귀에는 새소리와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메아리쳤다.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어머니의 얼굴은 언제나 단색조의 핑크 빛으로 다가왔고 그 따뜻한 색조는 아이에게 무한한 안도감을 가져다주었다. 창밖으로 내다본 하늘은 낮에는 푸른색으로 보이다가 저녁이면 오렌지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남들이 형체로 세상을 파악할 때 아이는 색채와 소리로 세상을 파악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도 잠시. 안타깝게도 아이의 눈앞엔 영원히 걷히지 않을 검정색 커튼이 드리워졌다. … 이 마음의 눈을 가졌던 인물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20세기 음악 중의 하나로 평가되는〈아란후에스 협주곡〉을 작곡한 호아킨 로드리고다. ---p.241 중에서 사르트르의 노래로 데뷔한 이래 그레코는 노래를 통해 실존주의적 삶을 몸소 실천했다. 그녀는 사르트르가 펜으로 그랬듯이 노래를 통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자유롭게 하고자 했다. 경쾌함과 우수, 관능과 지성이 겸비된 그레코의 매력적인 음색에 실린 노랫말은 관객에게 가슴 벅찬 희망을 주입했다. 때로는 프랑스 문학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뮤즈가 되어, 때로는 시민권 향상의 전사가 되어, 다른 한편으로는 반독재의 기수가 되어 이 생제르맹 데 프레의 ‘검은 물고기(그레코의 애칭)’는 언제나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피노체트가 칠레의 독재자로 군림하던 시절 산티아고 공연에서 배짱 좋게도 군부독재를 비난하는 노래를 불러댄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생제르맹 데 프레는 사르트르로 인해 지성의 월계관을 쓰게 됐고 줄리엣 그레코로 인해 세련된 감성의 휘장을 두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파놓은 영광의 샘물은 프랑스 문화와 예술의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오늘도 면면히 흐르고 있다. 생제르맹 데 프레를 걷는 내게 그레코는 속삭인다. ‘당신의 타성의 옷을 벗어요!’ ---p.115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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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베스트셀러 작가의 귀환!(교보문고 2005년 7월 예술분야 3주간 1위《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기행》) 5년 전 ‘테마 기행’이라는 새로운 예술ㆍ기행서의 방식을 제시했던 그가 다시 한 번 유럽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번에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문학과 예술이 스며든 유럽을 소개하는데…. 괴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반 고흐, 마티스, 돈 후안 등과 함께 골목길을 거닐다보면 깊이 있고 색다른 유럽의 매력에 빠져든다.
문학ㆍ미술ㆍ음악ㆍ영화ㆍ건축ㆍ요리… 이야기가 있는 유럽 유럽! 이제는 식상해질 만도 하건만 여전히 그 말의 울림은 가슴을 뛰게 합니다. 해마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유럽을 찾고, 배낭 하나 메고 유럽을 밟았던 많은 이들이 그곳을 그리워하는 것은 비단 그곳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을 오르며, 베네치아의 곤돌라 위에서 가슴이 뭉클한 것은, 아마도 그곳에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역사, 문화, 예술, 아름다운 경관과 유적에 관련한 수많은 이야기들 말입니다. 지난 천 년간 문화ㆍ예술의 중심지로 꽃을 피웠던 유럽만큼 많은 이야기를 지닌 곳이 있을까요. 8~11세기 스페인을 호령하던 무어인에서부터 파리의 카페 한 구석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던 실존주의자들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사랑한 많은 이들이 그곳을 스쳐갔습니다. 그들의 복잡다단한 개인사와 세계사가 얽혀 지금의 유럽 풍경을 이루고 있는 것이지요. 유럽에 스며든 문화ㆍ예술에 관한 다채로운 사연을 미술사를 공부하며 5년간 유럽에 머물렀던 지은이가 개인적인 감상을 곁들여 자신의 목소리로 실감나게 풀어놓았습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6개국의 도시별 서른여섯 가지 에피소드는 250여 장의 사진과 어우러져 마치 이탈리언 젤라토처럼 달콤하면서도 오페라 한 편과도 같은 깊은 여운을 선사해 줍니다. 문학, 미술, 건축, 영화, 음악뿐 아니라 요리와 스포츠까지, 다양한 분야의 주인공들이 마치 우리 여행길에 동행하는 듯 생동감마저 넘치고 있지요. 각 장마다 여행에 도움이 될 유용한 정보를 덧붙이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유럽의 명소들과 인문적 상식에 풍성해진 자신의 영혼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어느 미술사가’, ‘예술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 베스트셀러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기행》과, 《아버지의 정원》의 작가인 정석범은 대학 졸업 후 언론사에 입사, 재직 중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 석사과정을 마쳤고 이후 프랑스로 유학하여 파리1대학(소르본 대학) 미술사ㆍ고고학부에서 미술사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귀국 후 여러 대학의 강사를 거쳐 현재 고려대와 홍익대에서 미술사와 미술이론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신문과 잡지에 문화ㆍ예술과 관련한 글들을 기고하고 있으며 예술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강연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학문 활동도 의욕적으로 전개하여 근대 동서미술교류와 예술의 정치ㆍ사상사적 맥락을 다룬 논문들을 다수 발표하였습니다. 지은이는 학술적 지식을 충실히 갖췄을 뿐만 아니라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할 만합니다. 그가 이끄는 대로 태양왕 루이 14세의 만찬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샹티이 성(146쪽)으로, 금서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번역하는 톨레도의 현장(247쪽)으로 빠져들 준비가 되셨다면, 지금부터 그가 들려주는 매혹적인 이야기 몇 개를 살펴보기로 할까요. 더 깊이 있고 낭만적인 유럽 감성 여행 피렌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연극은 무엇일까요?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도 아닌 마키아벨리의 만드라골라입니다.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가 극작가였다는 사실이 무척 뜻밖입니다. 엉터리 약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내용의 이 연극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그의 정치사상을 담은 《군주론》의 대중 버전으로, 1518년 초연되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은 연극 속 통렬한 풍자정신에는 공감했지만 그의 사상에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공화국 의회가 그를 낙선시킨 것은 어쩌면 꿈조차 잃은 현실주의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평생을 피렌체에서 보냈습니다. 그가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베키오 궁은 현재도 피렌체 시청사의 일부로 쓰이는 동시에 일반에게도 공개되고 있습니다(41쪽). 헤밍웨이가 경험한 파리의 뒷골목은 정신적 망명지였습니다. 신문기자였던 헤밍웨이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파리에 오게 됩니다. 1차 대전이 안겨준 후유증과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 황폐해진 정신과 육체를 받아줄 도피처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지요. 파리 몽파르나스에서 그는 비로소 자유와 해방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는 몽파르나스 보헤미안들의 삶을 장편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에 충실히 그려내게 됩니다. 이 시기 스콧 피츠제럴드, 거트루드 스타인, 에즈라 파운드 역시 이곳을 정신적 망명지로 삼아 문학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그만큼 몽파르나스는 전후 가치관의 전도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들에게 피난처이자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곳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살롱을 열고 예술에 대한 토론을 벌이던 카페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스템의 홍수 속에서 쉴 곳을 찾는 현대인들을 말입니다(90쪽). 이번에는 남프랑스의 ‘작은 로마’ 아를에 가 봅시다. 고대 로마의 색채가 짙게 남은 아를은 반 고흐와 고갱의 동거가 이루어졌던,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반 고흐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고갱이 이 동거를 결심한 것은 오로지 돈 때문이었는데, 그의 빚을 고흐의 동생 테오가 갚아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를에서 그들은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투우를 즐기기도 하고 ‘밤의 카페’에서 압생트를 마시며 예술을 논했습니다. 그들의 예술적 견해 차이에서 시작된 분열은 예민해진 고흐가 자기 귀를 자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이때 정립된 각자의 창작원리를 발전시킨 결과 반 고흐는 현대 표현주의의 선구가, 고갱은 상징주의 미술과 피카소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를 시절이 없었다면 어쩌면 현대미술은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194쪽).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무색할 만큼,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버리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나치게 ‘스마트한’ 환경 덕분에, 잠시 이동하는 틈에도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메시지와 이메일, 실시간 뉴스를 상대하느라 한시도 편히 쉴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러나 모든 게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 마음인 것인지, 우리는 낯선 스페인 왕궁의 정원에서 그 옛날 왕족들의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로마의 나보나 광장에 서면 건축가 베르니니의 분수와 산타그네제 성당의 하모니가 자아내는 그 역동성에 감격합니다. 그곳을 누렸던 그 옛날 그들처럼 말이죠. 이 책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문학과 예술,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행이 주는 낭만에 기대어 쉬고자 하는 이들에게 선사합니다. 이제 여러분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더해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