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가~하
2. 장승욱의 우리말 산책 갈치와 풀치 / 돋보기와 졸보기 / 심메마니와 오구 / 매화틀과 세자마누라 꽃비와 비꽃 / 책갈피와 보람 / 메밀꽃이 일다 / 돌팔매 소년 / 북어국과 대구탕 피맛골과 거덜 / 갖바치와 주눅바치 / 어처구니와 시치미 / 터주와 손말명 장뼘, 집뼘, 쥐뼘 / 오사리와 뛰엄젓 / 된불, 선불, 헛불 / 으뜸씨의 긴 줄글 총각김치와 홀아비김치 / 꽃눈깨비와 낯꽃 / 큰말 작은말 / 마파람과 피죽바람 강똥과 활개똥 / 여윈잠과 등걸잠 / 올제와 하제 / 강다집과 매나니 칼국수와 캍싹두기 / 숟가락총, 술입, 술끝 / 굽을 냅시다 / 판소리,아니리,발림 민망한 엘레지 / 동물의 소리 / 꺽짓손과 엉너릿손 / 땅보탬하다 / 술꼬를 트다 딱장받기와 밥내기 / 김투거리와 빗장거리 / 가지기와 되모시 / 달구리와 해넘이 도떼기와 낱떼기 / 삐끼와 여리꾼 |
장승욱의 다른 상품
|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여 마시는 술은 배움술, 멋으로 마시는 술은 멋술이 아니라 맛술, 맛
도 모르고 마시는 술은 풋술이다. 맛도 모르고 담배를 피우는 짓은 풋담배질이라고 한다. 멋도 맛도 모르고 무턱대고 함부로 들이켜는 벌술, 보통 때는아무것도 안 먹다가도 입에만 대면 한없이 먹는 소나기술은 아무리 술배가 크고 천하에 없는 장사라고 해도 결국엔 술망 나니 아니면 술도깨비가 되어 술먹은 개라는 욕이나 듣게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술을 도 깨비뜨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화가 난 김에 마시는 홧술, 안주 없이 마시는 강술도 마찬가 지다.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을 강술이라고 하는 것은 국이나 물도 없이 강다짐으로 먹는 밥 을 강밥이라 하는 것과 이치와 같다. 흥정을 도와 준 대가로 사 주는 술은 성애술, 돈은 없는 데 술은 먹고 싶어서 가을에 벼로 갚기로 하고 외상으로 마시는 술은 볏술이다. 요즘 카드를 긋고 술을 마시는 일과 다를 것 이 없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면서 집안 내림으로 질 먹는 술을 부줏술이라고 하는데, 부줏 술이든 아니면 벌술이나 소나기술이든 한령 없이 술을 마시는 양이나 또 그렇게 마셔서 고 주 망태가 된 상태를 억병이라 한다. 억병으로 취했다고 할 때의 그 억병이다. 억병이라, 소주를 무리해서 하루에 세 병씩 마신다고 치면 도대체 어느 세월에 억병을 마실 수 있나. 계산해 보니 간단하다. 구만천삼백이십사 년만 살면 된다. 십만 년을 사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겠지만, 구만 몇 년이야 국방부 시계 돌리던 것처럼 하면 금방이지 않을까? 그때까지 간을 끄덕없이 간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술을 마시는 목을 술꼬라고 하는데, 한정 없이 술을 마시게 된 것을 술꼬가 터졌다고 하고 , 그렇게 마실 수 있도록, 또는 마시려고 마음 먹는 것을 술꼬를 튼다고 한다. 우리 오늘 술 꼬를 트고 한 번 마셔 볼까, 이런 말을 듣고 귀가 번쩍 뜨이는 사람은 영락없는 술꾼이다. 술꾼 9단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할 일이다. 9단 술꾼이 마시는 술은 열반주, 수 때문에 세상과 작별하게 되는 심오한 경지인 것이다. ---p.4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