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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장에는 늘 슬픈 비가 내린다_ 임영태
12월 12일 지도의 암실 휴업과 사정 지팡이 역사轢死 지주회시??會豕 날개 봉별기逢別記 동해童骸 황소와 도깨비 공포의 기록 종생기終生記 환시기幻視記 실화失花 단발斷髮 김유정 불행한 계승 작가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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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에도 새벽이 오도록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는 밤새워 일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자본의 사회에서 아깝게 쓰러져간 청춘이 어디 한둘일까. 비록 고통이 삶의 원형이라 할지라도 명랑하게 살아내야 한다. 세속의 길을 걷되 자본의 체계에 온전히 먹히지 않으려는 노력, 그것은 쉬이 지쳐 쓰러지지 않는 길일 것이다. 나는 섣부른 냉소에 함몰되지 않고 그 누군가의 말처럼 '봄처럼, 봄 속에, 봄과 함께', 더디게 오지만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이 미로와 같은 세속을 걷고 싶다. ---「작가의 글」 중
누구인들 젊은 날 비상을 꿈꾸어보지 않을까.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꿈은 꾸지 않는다. 그런 꿈은 그저 한낱 이상일 뿐이라고 밀어두고 뒤돌아서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끝까지 부딪치고 넘어본다」 중 "가끔 밤에 누워 있다가 '꼭 이 길이어야 했을까', '이 선택만이 옳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어요. 어릴 때는 한눈 팔지 않고 바쁘게, 열심히 사는 것만이 최선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는 거죠. 우리 삶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데 전 한 계절만 산 게 아닐까……." ---「삶은 바다로 가는 여행이다」 중 스무 살 언저리의 그는 세상에 대한 '순정'이 있었다. 이리저리 돌멩이처럼 차이더라도 삶에 대한 어떤 애틋함 하나만은 잃지 않고 살고 싶었다. 그런 마음마저 없다면 삶은 고통일 뿐이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순진함을 잃은 세상은 그의 순정 또한 허락하지 않는다. 너의 순정도 별거 없고 나의 순정도 별거 없다는 깃털처럼 가벼운 냉소가 사는 데는 한결 편리한 법이다. ---「슬픔도 고이면 단단해진다」 중 그들이 말한 '희생'이란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여운을 남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그럼으로 해서 자신도 행복해지겠다는 욕망이다. 이런 욕망은 다른 욕망에 비해 얼마쯤 아름답다. ---「도시라는 정글을 유쾌하게 건너다」 중 소년에서 성인이 된다는 건 이런 과정을 거치는 일일 거다. 처음 긴 여행을 하는 일, 처음 쓴 소주를 마셔보는 일, 처음 여관에 들어가보는 일 그리고 그것이 별거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스무 살 즈음에 찾아오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지루한 삶에 불.을.지.펴.라」 중 의지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말, 한동안 그 말이 입안에 맴돌았다. 정작 삶은 자신의 의지를 비껴가는 일이 다반사다. 내 의지와 어긋나는 일들을 겪으며 때로 아파하고 좌절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갈림길에 섰을 때 그는 생각했다. 어느 한쪽도 제대로 선택할 수 없다면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보자고. ---「상처 받은 자는 걷는다」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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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작가 이상은 한국 문학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1930년대에 소설과 시·미술·건축 등 다방면에서 놀라운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요절했고 작가로 활동했던 시기는 겨우 6, 7년에 불과했지만 그가 한국 문학에 남긴 족적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이상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문학 가운데 인간의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하여 이상처럼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던 사람을 찾아보지 못했다. 이상은 사물의 현상과 본질의 대립에 대해 가장 깊이 고뇌하였으며, 개인과 사회의 부조화를 끈질기게 문제 삼았다”고 평했다.
작가 이상이 이뤄낸 현대인의 절망에 대한 문학적 도발과 모더니즘 형식의 결합은 우리 문학의 창작 영역을 몇 배나 확장했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현재에도 그 실험성과 전위성이 전혀 무뎌지지 않은 채 여전히 새로운 해석과 주석을 요구한다. 1956년에 발간된 임종국의 이상 전집을 비롯해 1970년대의 이어령, 1980~90년대의 이승훈·김윤식, 2000년대의 김주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구자들이 오류 없는 원전과 정확한 주석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국문학을 권하다 시리즈 《날개》는 지금까지 나온 이상 소설에 대한 정확한 정본 연구를 바탕으로 꾸려졌다. 애플북스의 〈한국문학을 권하다 시리즈〉는 그동안 전체 원고가 아닌 편집본으로 출간되었거나 잡지에만 소개되어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 없는 작품들까지 최대한 모아서 총서로 묶었다. 현재 발간된 한국문학 전집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수록한 전집이라 하겠다. 종이책은 물론 전자책으로도 함께 제작되어 각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의 도서관은 물론 기업 자료실에도 꼭 필요한 책이다. [내용 소개] 인간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한 질문을 담은 장편소설 〈12월 12일〉은 그의 첫 소설이자 자전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이상은 ‘자살 충동’이라는 문학적 주제를 처음으로 표출했고, 이것은 작가가 겪은 폐결핵의 공포에서 비롯되었다. 이상의 자살 충동은 그의 남은 생애와 작품들을 지배하지만 동시에 “무서운 기록을 다 마치기 전에는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함으로써 글쓰기야말로 생존을 위해 자신이 벼린 최후의 칼임을 선언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공포의 기록〉과 〈불행한 계승〉에도 선명하게 나타난다. 작품 구성과 기교 측면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고 평가받는 〈지도의 암실〉에서는 하루 동안 일어나는 주인공의 일상을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으로 묘사했으며, 〈휴업과 사정〉은 일상적인 부류에 냉소하며 정신적 승리를 위해 시를 쓰는 이상 자신의 자화상을 그렸다. 이상이 김기림에게 ‘소설을 쓰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한 1936년에 발표된 〈지주회시〉는 비인간적이고 일탈적인 자본주의의 본질을 냉혹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이상의 소설들 중 가장 대중적이면서 여전히 문제작인 〈날개〉, 금홍과의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봉별기〉 역시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이상이 생전에 발표한 마지막 소설 〈동해〉는 나와 친구 ‘윤’, 그리고 이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여인 ‘임’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이며, 이상의 사망 직후 발표된 〈종생기〉는 그의 생의 마지막을 유서 형식으로 기록했다. 〈환시기〉는 카페 여급 순영과 그녀를 사랑하는 송군과 ‘나’ 사이에 얽힌 관계의 본질을 다루는데 제목 ‘환시기’는 사랑의 가식과 허위에 대한 수사적 표현이다. 〈단발〉은 소녀와의 애정 관계를 게임 혹은 도박으로 규정하는 과정이 흥미로우며, 〈김유정〉에는 김유정과 더불어 절친한 친구인 박태원, 김기림, 정지용이 등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