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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항 발생
여분의 시간 난민 캠프장 사과 라운지 대항전 Before Sunrise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에 대하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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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뉴욕행 티켓을 끊을 수도 있지만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이곳에 머물기로 했어요. 이 불가항력적으로 발이 묶인 아시아의 공항에서 우연치 않게 마음을 뒤흔들 만한 무언가를 찾아낼지도 모르잖아요.---p.96
떠날 채비를 하거나 떠나는 사람에게 쉴새없이 자신을 각인시키는 사람들이 공항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공항은 그런 곳이다. 떠나거나 돌아오는 곳. 결코 머무르지 못하는 곳.---pp.148-149 밤하늘은 새카맣고 별도 보이지 않지만 황금빛 불빛이 활주로를 수놓았다. 잠결에 뒤척이듯 이따금 움직이는 활주로가 그들에게서 최근의 비일상적인 일상이 심어준 미지의 감각을 이끌어냈다. 인생은 잠시 정지되었으며 다시 정상적으로 운행되기 직전, 그 찰나의 간극에 갇혀 있다는 감각,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세계에서의 피크닉이 그들을 케케묵은 삶의 고민들과 미루고 싶은 결정들에서 잠시나마 자유롭게 만들었다.---p.157 모두가 떠나는 건 아니야, 줄리엣. 공항은 마치 떠나는 장소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돌아오는 장소이기도 해. 사랑도 마찬가지야. 시야를 조금만 넓혀 보면 두 가지 진실이 항상 함께라는 걸 알 수 있어. 떠나면 돌아온다는 것.---p.222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공항을 품고 있다. 그곳엔 아무것도 머물 수 없다. 채워지는 순간 필연적으로 비워지는 곳. 가족과 연인, 친구와 일, 멋진 집이나 차,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하고 황량한 벌판. 그것은 인간이 철저히 홀로 끌어안아야 할, 인류 공동의 블랙홀과도 같다. 어쩌면 사랑은 그 미지의 땅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p.277 여행자들은 재미있어요. 뭐가요? 자기를 소개하는 방식이요. 난 누구야, 무슨 일을 하고 있어가 아니라 난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가 되잖아요. 그게 재미있어요. 태어난 나라와 떠나는 나라가 그 사람을 설명하는 코드가 된다는 게. 뭐랄까...... 평소엔 우리가 잊고 있던 가장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pp.284-285 공항이란 곧 떠나고 돌아오는 곳. 일상을 함축적으로 담은 캔버스다. 특수한 공간에서도 계속되는 보편적인 삶. 사람들은 그 보편적인 삶을 무기로 하루하루 외로움과 맞서 싸우고 있다. 이것은 고요한 일상이자 치열한 전투다. 그리고 그 안에, 진짜 이야기가 있었다.---p.316 단출한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혹은 커다란 트렁크를 끌며 혼자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 공항에서는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여행자.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거나 낡은 것을 잊기 위해서, 경험하거나 기억해내기 위해서, 쉬거나 일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되려 하거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 여행하는 사람들. 유리창 너머로는 활주로가 펼쳐져 있다. 그 광활한 벌판은 여행자들을 사색에 잠기게 한다. 하늘로 날아오르기 전, 그들은 커다란 유리창 앞에 서서 여행의 목적을 다듬으며 티켓에 설렘을 싣는다. ---p.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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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유럽행 항공기 결항. 그리고 인천공항에서의 일주일
2010년 3월 20일 아이슬란드 남부 빙하지대 밑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했다. 2010년 4월 14일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했다. 1821년 폭발 이후 189년 만의 재폭발로 초속 300미터로 화산재가 분출되었고, 화산재와 연기는 11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으면서 핵전쟁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잿빛구름이 형성되었다. 화산재 기둥은 아이슬란드 제트기류를 타고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영국을 비롯, 프랑스, 러시아, 핀란드,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등 주요 유럽 공항들은 승객들에게 결항 사실을 통보했다. 그리고 2010년 4월 15일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에서 본격적으로 유럽행 항공기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를 예약해둔, 혹은 환승을 기다리던 외국인 수백 명은 운항재개소식을 기다리며 인천공항에 짐을 풀었다. 유럽행 항공기 결항 사태는 22일까지 이어졌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2010년 봄 우연히 보게 된 한 장의 사진 - 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사람들 소설가 김민서는 2010년 봄, 우연히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된다. 여행 가방으로 가득 찬 카트가 터미널에 즐비하고 수많은 외국인이 옷이나 담요를 이불 삼아 이곳저곳에 드러누워 있거나 친구들과 포커를 치고 있는 사진. 그들은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잠시 인천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자들이었는데, 그것은 마치 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사람들처럼 보였다. ‘지금까지 발을 딛고 살았던 단단한 현실에서 예기치 못하게 이탈해 새로운 사람들과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이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이 의문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에어포트 피크닉」이다. 만약 당신의 인생에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못한 여분의 시간이 생긴다면? 저마다 자기만의 방에 갇힌 사람들이 인생의 틈에서 발견한 찬란한 선물에 관한 이야기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자 사람들은 인천공항에서 기약없는 노숙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가항력적으로 발이 묶인 아시아의 한 공항에서 갑작스럽게 맞게 된 여분의 시간들. 누군가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가지 않은 길을 그려보고 누군가는 반전의 기회를 꿈꾸며 누군가는 미래가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누군가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한다. 자기만의 방에 갇혀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그들은 인생이 자신을 위해 준비해둔 선물을 발견한다. 바로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이제 아시아의 한 공항은 어느새 잠시 들르는 경유지가 아닌 숨가쁘게 달려온 삶을 돌아보고 특별한 인연을 만나는 공간이 된다. 사람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와 믿음을 회복하는 공간이 된다. 가장 보통의 날들 사이로 찾아온 가장 특별한 날들에 관한 이야기. 제7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 오늘날 대한민국 청춘들의 삶을 치열하게 대변하는 작가 김민서의 신작 장편소설 오늘날 대한민국 청춘의 삶을 치열하게 대변하는 작가, 진지한 주제를 경쾌하면서도 재기발랄한 감성으로 풀어낼 줄 아는 작가 김민서가, ‘인천공항에서의 피크닉’이라는 이색 소재를 가지고 다시 찾아왔다. 그녀는 제5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를 출간하며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여고생의 치맛단」(간행물윤리위원회의 ‘2009년 청소년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 「철수맨이 나타났다」(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청소년 소설 부문 수상작) 「쇼콜라 쇼콜라」 「아이엠돌」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녀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인 「에어포트 피크닉」은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에 잠시 갇힌, 인천공항에서의 일주일이라는 특정한 시공간을 함께한 여덟 명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제7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