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산티아고가 다가오고 있었다
1장 지금까지 서로의 거리만을 확인하며 살아온 게 아닐까 같이 있는 지금이 더 어색해 우리가 대체 왜 왔을까 엄마한테 힘들기만 한 여행이면 어떡하지 저 아이는 옆집 딸이다 앞서 가는 엄마, 따라가는 딸 피레네를 같이 오르는 내 친구, 내 딸! 산에 딸을 버리고 오다니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처럼 칭얼대고 2장 가족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딸은 엄마가 되고 변태는 모녀를 단결시킨다 미안하고 고마운 이름, 아빠 돌을 줍는 40대, 말리는 20대 나는 꼼짝하기 싫은데 너는 배고프다고? 엄마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왜 내 마음이 아플까 강한 엄마도 사실은 약한 여자다 산티아고에서 만난 보디가드 3장 누구도 네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어 처음으로 네가 유치원에 가던 날 모두에게 힘든 이 길 든든한 내 편 여기 있네 때로는 오늘만 생각하면서 엄마의 보호자가 딸일 수도 있겠지? 나도 가고 있는데……. 재촉쟁이 엄마 4장 스무 살 내 딸을 찾습니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우리는 한 번도 노력하지 않았잖아 이렇게 보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 내가 얼마나 바라던 아이였던가 누구든 소통이 안 되면 답답해 가끔은 길을 잃을 때도 있다 결혼보다 중요한 것 나도 언젠가는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까 5장 20년 만에 다시 생각하는 모녀의 자세 엄마는 친구가 아니잖아 미안해 vs. 잘못했어요 서로를 의지하며 견뎌낸 세월이 있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제 우리는 끈끈한 동지 엄마가 아니었으면 못 걸었어 믿는다, 내 딸이니까 길 위의 인연 앞으로 잘 부탁해 에필로그 각자의 길을, 각자의 속도대로 |
|
엄마 아빠와 쇼핑을 하고 돌아오던 차 안에서 엄마는 나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엄마가 그렇게도 가고 싶어 하던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나랑 함께 가고 싶다는 것이다. 운전하던 아빠가 말했다. “가고 싶으면 가면 되잖아.”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고, 1년간의 짧은 대학생활이었지만 이미 지쳐버린 나는 “가지 뭐”라고 쉽게 말했다. ---프롤로그 「산티아고가 다가오고 있었다」
정현과 함께 걷는다. 그러다가 점점 앞서서 걷는 나, 뒤에서 발걸음을 옮기는 정현. 걸으면서 정현과의 거리를 확인한다. 때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내 눈과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을 새기고 싶다. 갑자기 이 광경이 우리 인생에 투영된다. 지금처럼 나와 정현은 함께 걷지 못하고 서로의 거리를 확인하며 살아온 게 아닐가. 정현은 앞서 걷는 엄마를 보며 따라가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더 힘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따라잡을 수 없어서 좌절할지도 모른다. “엄마 같이 가”라며 마음을 드러낼 아이가 아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우리 엄마는 원래 저런 여자야’라며 스스로 위안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나는 멈출 수 없다. 마음과 달리 나의 발은 계속 걷고 있다. ---5일째 「앞서 가는 엄마, 따라가는 딸」 바셀린을 발에 바른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사이사이 아픈 곳을 말한다. “엄마, 물집이 이렇게 됐어. 너무 아파, 아아.” 저절로 비명이 나오는 것 같다. “발이 퉁퉁 부었어.” “걸을 때마다 발목이 너무 시큰거려 오늘 걸을 수 있으려나 몰라.” “엄마,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어.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엄마, 나 오늘은 왼쪽 무릎도 아파.”---9일째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처럼 칭얼대는 걸까」 난 나도 모르게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엄마의 삶'만이 옳은 삶이라 생각해왔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꼭 그런 삶만 옳은 건 아니다. 다 각자의 삶이 있는 것이다. 엄마는 정말 설득의 천재인 것 같다. 20년 동안 내 머릿속은 ‘엄마가 인정하는 게 옳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내가 생각을 해야 할 때다. 산티아고 순례 길에 오기 전, 생각했던 바를 다시 검토해본다.---12일째 「미안하고 고마운 이름, 아빠」 정현은 돌에 정신이 팔린 내게 돌을 줍지 말 것을 명한다. “엄마, 하루에 작은 거 한 개만 주워”, “오늘은 그걸로 끝이야” 하면, 나는 “알았어. 그냥 보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돌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정현이 앞서 간다. 저만치 서서 나를 기다린다. 오늘 나는 느리다.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걸어간다. 정현이 내가 좋아하는 납작한 흰 돌을 내밀며 말한다. “엄마, 오늘은 이거 줄 테니 절대 줍지 마.” ‘고맙다, 나를 이해해줘서.’---13일째 「돌을 줍는 40대, 말리는 20대」 걸으면 걸을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엄마와 나는 확실히 속도가 다르다. 엄마는 초반에 힘을 내서 도착을 빨리 하고 쉬는 편이고, 나는 더 느리게 걷고 또 자주 쉬어가며 걷는다. 아마 이렇게 우리가 다른 것은 비단 카미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의 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겠지. 엄마는 엄마의 길을,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내가 아무리 엄마의 성격이, 엄마의 방식이 좋다고 생각해도 엄마의 길과 나의 길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그 방식을 따를 수는 없다.---22일째 「엄마의 보호자가 딸일 수도 있겠지?」 나의 딸이지만 정현이 낯설고 서먹한 순간들이 많다. 사실 그것은 몹시 불편한 감정이다. 나는 지금까지 아무런 노력 없이 정현이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관계이기 때문에 단 한 번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5일째 「우리는 한 번도 노력하지 않았잖아」 “엄마, 어제는 미안했어.” 어젯밤에 사과하려고 몇 번이나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차가운 말투로 말이 나와서 나도 내 말투에 깜짝 놀라고 있는데 엄마가 쏘아붙였다. “이럴 땐 ‘미안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 “……” 사실 미안하다는 것과 잘못했다는 것이 뭐가 다른지 지금도 전혀 모르겠다. 당연히 내가 잘못했으니까 미안한 것 아닌가?---33일째 「미안해 vs. 잘못했어요」 정현은 마치 일찍 시작한 하루에 짜증이라도 난 듯 램프도 없이 앞서서 혼자 걸어간다. 어둠 속에서 나무뿌리에라도 걸려 넘어질가 걱정이 되어 내 램프의 수를 늘려 아이가 가는 길에 비춰준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이런 게 엄마의 역할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아이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보이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 그 길에 작은 여명이 되어주는 것. 아이는 혼자 걷기를 원한다. 아이는 언제나 독립적이길 바란다. 그러나 엄마는 언제까?나 아이의 길에 작은 불빛이 되고 싶다. 나는 이 길에서 그 빛은 아이의 뒤에서 비춰야 한다는 지혜를 얻었다. --- 40일째 「앞으로 잘 부탁해」 |
|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던 산티아고 40일
해묵은 오해의 시간을 건너간 1000㎞ 우리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엄마’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엄마가 누구보다 불편해지는 순간이 온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엄마와 세대 차를 느끼고, 말이 잘 통하는 게 어려워진다. 그렇게 서먹해진 사이가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열정적이고 부지런함으로 완벽하게 일을 하는 40대 엄마.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열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20대 딸. 딸은 어렸을 때는 엄마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지만, 어느 순간부터 본인의 방식을 강요하는 엄마가 싫어졌다. 엄마도 마찬가지. 자신의 장점은 물론 자신에게 없는 재능까지 있으리라 기대했던 딸이 그에 미치지 못하자 답답해했다. 《딸은 엄마보다 한 발짝 느리다》는 그런 엄마와 딸이 40일간, 산티아고 1000㎞를 걸으며 나눈 소통의 기록들이다. 그 힘든 순례 길에서 그들은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하게 싸우고 화해했고, 서로가 몰랐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한다. 한 인간으로 엄마를 마주하고, 한 어른으로 내 딸을 인정하게 된 여행. 이 책은 모녀는 물론, 사람 간의 진실한 소통을 꿈꾸는 이들에게 따뜻한 깨달음을 줄 것이다. 가장 닮았으면서도 서로 다른 두 여자의 릴레이 여행기 요즘 딸들은 자신이 엄마보다 ‘찌질하다’고 느낀다. 요즘 엄마들은 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자식이라면 특히 딸이라면 자신의 장점은 물론 자신에게 없는 재능까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처럼 보호를 받아야하는 엄마의 모습 대신 ‘딸을 부탁’하는 엄마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딸은 엄마를 가장 닮은 존재이면서도 많은 부분이 다르다. 너무 잘난 40대 엄마, 엄마 만큼 잘하고 싶었던 20대 딸. 대학에 들어가면서 딸은 더 이상 엄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엄마는 예전처럼 살갑지 않은 딸에게 다가가는 게 두렵다. 급기야 딸은 재수를 결심했고, 엄마는 사업에서 큰 고비를 맞이했다. 이곳만 아니면 어디든 좋다는 급작스런 결정으로 떠난 산티아고.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많은 사람들이 내적인 영감을 얻기 위해 걷는 성지 순례 길이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20㎞여씩 40일간 꾸준히 걸어가야 하는 고행의 길, 반창고, 연고와 여행 내내 떨어질 수가 없는 길이기도 하다. 이 책은 40일간 엄마와 딸이 계속 일기를 써내려간 기록들이다. 24시간 붙어 있으면서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것을 보았지만 모녀의 기억과 생각은 매우 다르다. 같은 길을 가고 있어도 서로의 속도가 다른 것이다. 엄마와 딸, 여행을 통해서 함께 성장하다 욱해서 떠난 여행이었지만, 비행기에서부터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된다. 처음에는 더 뜨겁게 싸웠다. 엄마는 자신과 방을 쓰지 않고 난생처음 보는 남자와 같은 방에서 자겠다는 딸을 보며 “저 아이는 옆집 딸이다”라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딸은 엄마가 앞서 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열등한 부분을 또다시 느낀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자신을 걱정해주는 엄마를 창피해하며 엄마에게 짜증을 냈다. 그러나 길은 그들이 잊고 있었던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마냥 딸을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로 생각했던 엄마는 자신이 아플 때 자신을 보살펴주는 딸을 보면서, 딸이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딸은 자기를 간섭하는 엄마로부터 독립하고 싶었지만 한 번은 길에서 헤어져 서로 다른 곳에서 밤을 보내면서 이 여행에서, 길에서 서로가 얼마나 힘이 되는 존재였는지 되새긴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등을 두들겨주며,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모녀라고 해도 같은 길을 가야 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로, 혼자서도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산티아고 길은 대신 걸어줄 수 없다. 그렇듯 낳았다고 해도 대신 살아줄 것이 없는 것이 인생이다. 내 딸을 어른으로 떠나보내는 첫 여행. 그들은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