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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냄새가 좋아
유혜주
유혜주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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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1_ 별것 아닌 여유,
서서히 에너지를 주유하며,
공기를 마시다

치앙마이_14


02_ 별것 아닌 삶,
저렇게 살아도 좋겠다고
탐내다

빠이_ 132



03_별것 아닌 흥,
궁둥이가 들썩이는 흥을
만끽하다

라오스_ 164



04_ 별것 아닌 소란,
끝내 익숙하지 않은 낯섦에
분노하다

말레이시아_ 198


05_ 별것 아닌 인생,
한 치 앞도 모를 운명을
받아들이다

네팔_ 214


06_ 별것 아닌 나,
못돼 처먹은 또 다른 인격을
마주하다

캄보디아_ 278

저자 소개 1

어쩌다 보니, 편집 디자인을 전공한 나는 자연스레 책 만드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고, 어쩌다 보니, 그 일이 천직임을 알고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며 살아간다. 어쩌다 보니, 떠난 긴 여행에서 여유롭고, 매력적인 낯선 삶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 삶을 탐내기 시작했다. 급기야 그렇게 살아도 좋겠다고 마음까지 먹고는 세상을 떠돌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글을 쓰면 말이다. 디자인을 전공했다. 자연스레 책을 만들며 살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이 일이 천직일 거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커피 냄새 가득한, 자주 가는 단골집의 카페를 찾아 노트북을 펼쳐 놓고는 책
어쩌다 보니, 편집 디자인을 전공한 나는 자연스레 책 만드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고, 어쩌다 보니, 그 일이 천직임을 알고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며 살아간다. 어쩌다 보니, 떠난 긴 여행에서 여유롭고, 매력적인 낯선 삶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 삶을 탐내기 시작했다. 급기야 그렇게 살아도 좋겠다고 마음까지 먹고는 세상을 떠돌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글을 쓰면 말이다.

디자인을 전공했다. 자연스레 책을 만들며 살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이 일이 천직일 거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커피 냄새 가득한, 자주 가는 단골집의 카페를 찾아 노트북을 펼쳐 놓고는 책(잡지)을 만들고 있다. 기자들에게서 넘겨받은 원고들을 텍스트 박스에 집어넣고는 자간과 행간을 퍼즐 맞추듯 움직여가며 텍스트 박스를 정갈하게 만든다.

텍스트 박스를 반듯하게 만들려는 애씀, 그러니깐 0.1, 0.2mm의 자간과 행간을 강박처럼 조절해가며 텍스트가 좀 더 편안하고, 쉽게 읽히도록 하는 노력은 분명 스트레스다. 숨통을 조여 온다. 하지만 그 반듯함이 만들어 내는 숨 막힘이 또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다. 아주 미세한 자간, 행간의 움직임으로 문단 하나가, 책의 페이지가 딱 맞게 떨어지는 순간이 정말이지 짜릿하다.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그림 실력이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한다. 여기서 그림 실력이란 미술 입시에서 원하는 수준의 실력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도 난 그런 그림을 그려내지 못한다. ‘사람의 생김새가 하나같이 다른데, 왜? 똑같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걸까?’로 입시 내내 나 자신과 싸움을 해댔다. 피곤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꼭 그렇게 그려야만 한다는 선생님의 말이 항상 못마땅하게 들려 정말이지 재미가 없었다.

그렇게 유난을 떨어대며 버틴 시간이었지만, 결국 난 입시 미술에 무릎을 꿇었다. 일단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야 했었고, 들어가 보고 싶었으니까. 분명한 건, 대학에 들어갈 만큼, 딱 그만큼의 스킬을 가졌을 뿐, 그 이상은 없었다. 느낌 없는 그 그림을 대학 생활 내내 여전히 그려대고 있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은하며 더 이상 쓸데없는 고민으로 나를 힘들게 하지 말자며 생각을 정리했다. 정확히 말하면, 통쾌한 단념이었다. 실력이 없는 거라고… 그렇게 깨끗하고, 깔끔한 생각의 정리는 그림과 상관없는 사람처럼 살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날을 기억한다. 당당하지 못한 내 자아가 수줍게 말을 걸어왔다. ‘너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 그 말을 듣는 순간, 물감의 색이 퍼지듯 뭉클한 전율이 심장을 건드렸다. 손끝의 짜릿함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기쁨의 눈물이었고, 원망의 눈물이었다. 너무나 쉽게 내 자신을 놓아 버린 것에 대한 원망이 섞인 눈물. 참 오랫동안 눈물을 흘렀던 그날을 기억한다. 결국 그 눈물은 다시 연필을 잡게 했고, 붓을 들게 했다. ‘대단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야, 단지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그리는 거야, 그림 그리는 행위를 즐길 수 있는 꿈틀거림이 묻어 있는 그림말이야.’ 이제야 안다. 딱 그 정도면 행복하다는 것, 내 심장을 뛰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여행을 한다
아주 길게 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33개국 74개의 도시를 여행했다고도 말해야겠다. (사람들은 숫자를 잘 기억하니까, 아니, 나를 잘 기억해줬으면 하니까) 많은 곳을 다닌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까지도, 나에게는 국경을 넘는 일이 버겁기만 하다. 머물렀던 곳에 정들어 발을 떼지 못하는 거라고 굳이 말하고 싶지만, 좀 더 솔직해지자면 변명이다. 그냥 게으른 거다. 익숙함이 좋은 거다. 가끔 설렘을 원할 뿐이지 지금도 여전히 익숙함이 더 좋은 거다. 그러다 약간의 익숙함이 지겨워질 때, 그것도 몇 번의 성가신 고민 끝에, 어떨 때는 비자 만료 기간이 가까워졌을 때, 다음 여행지로 향하는 짐을 싼다. 이번에도 설렘을 위해서라고 굳이 말하면서 말이다.

insta: hyejooyu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246g | 110*180*20mm
ISBN13
9791196157814

책 속으로

심장이 움찔거렸다.

지난날이 나에게 물어왔다. ‘너 지금 괜찮냐고…’
삶의 무게와도 같은, 쓸데없는 짐을 늘리려 애쓰며 누가 등 떠밀지도 않은 그 삶에
한 발을 담그고서는 소처럼 일만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어느 날이 나에게 답을 해줬다. ‘너 지금 가슴이 뛰고 있다고…’
지난한 일상에 막연하게 해 보고 싶었던 꿈틀거림이 생활 여행자가 되어 보는 것이 어떠냐며,
달콤한 말로 꼬드기기 시작했다. 떠나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심장이 뛴다. 미친 듯 말이다.
뛰는 심장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만큼…

고마웠다. 너무나 명확하게 반응을 해줘서 말이다.
현실과 일상의 무난함에 생명력을 잃은 줄만 알았던 그 심장이 다시 움찔거렸고,
그렇게, 어느 날이 떠나자고 말을 했다.

--- p. 14

출판사 리뷰

새로운 낯섦이었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많지 않은 작은 도시에서 머무른다. 최대한 늦게 일어나고, 하루하루를 뭉개며 급할 것 없이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느지막이 일어났기 때문에 게으른 아침 겸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고, 또 게으르게 움직이다 보니 적당한 온도의 해가 내리쬐는 오후에나 밖을 나서게 된다.

발걸음은 작은 동네의 아담한 카페를 찾는다. 어김없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 놓고는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고, 그들이 살아가는 얘길 듣는다. 하루 중 가장 집중하는, 에너지를 쓰는 시간일 것이다. 이 모든 늘어짐의 시간이 좋다. 멈추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더 여유를 부리고픈 몸뚱이는 또다시 근처 공원을 찾아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잠시 낮잠을 자고, 다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린다. 푸른 잔디 위로 마구잡이로 펼쳐진 책과 스케치북과 색연필, 그리고 널브러진 이 시간이 좋다.

하루가 참 길다. 느지막이 일어났는데도 말이다. 드디어 황혼빛 노을이 물들어 오려나 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 그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 볼 생각이다. 그저 그런 일상에 말이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 달… 낯선 여행지의 시간 속 익숙함과 낯섦의 묘한 경계에서
성가신 고민을 하다, 결국 또, 다음 여행지로 향하는 짐을 싼다. 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설렘을 찾아서 말이다.

긴 여행을 마치고...

아니, 여전히, 여행과 일상의 예매한 경계에서 살고 있는 나는 지금도 희망한다. 늘어짐의 태도로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 어쩜, 너무나 소소해 시시할 수 있는 일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기를 말이다.

특별한 것을 찾기 위해, 무언가를 기대하며 떠난 여행이었지만, 결국 긴 여행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일상을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난 일상은 여행이 되어 준다고... 결코, 근사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그 마음과 그 시선을 잊어버리지 않기를 애쓴다.

이 책을 펼치게 될 당신은 아마도 여행에서 느꼈던 그 날의 흐릿한 기억을 다시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잠잠하던 당신의 마음을 들켜버릴지도 모르겠다. 삶의 고단함에 지치고 열정이 시든 당신이라면,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여행을 원하는 당신이라면,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당신이라면, 그리 잘 그릴 필요 없는 여행 드로잉을 해보고 싶은 당신이라면 이 책을 펼쳐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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