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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비츠 평전
인공자아 음악의 시작
김상원
소울파트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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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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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프로젝트 슘

주로 SF를 쓰고, 간간이 음악도 만든다. 아소토유니온, 네스티요나 등의 인디밴드 음반을 제작했으며, 장르별 음악 소개서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에 참여했다. 장편소설 『러브비츠 평전』을 출간하였으며, 제2회 신체강탈자 문학 공모전에서 「맑시스트」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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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476g | 135*210*18mm
ISBN13
9791195561612

책 속으로

음악소설 맛보기

01 파충류의 과대망상
https://youtu.be/_Q7XWSPoJOk
불안한 심장처럼 두근거리는 베이스와 헐떡이는 스네어. 생명 기관을 본 딴 악기들에 서린 긴장과 불안. 러브비츠의 음악은 한마디로 아믹(amyg)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의 평론가 카르밀라 바두(Carmilla Badu)는 러브비츠를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amygdala, 아믹달라)가 부풀어 오른 뇌의 소유자라며, 그녀의 음악을 아믹그런지(amyg-grunge)라고 칭한다. 아믹그런지는 단어는 불안감을 관장하는 뇌의 편도체를 뜻하는 아믹달라(amygdala)와 흔히 너바나(Nirvana)로 대표되는 20세기 그런지(grunge)의 합성어.
P.18 "그래요, 엄마. 우리가 영원히 살게 될 첫 세대라지요? 가루로 날아가 버린 그 새끼도 그때 죽지만 않았다면 영원히 살았을 거고요. 하지만 엄마. 저는 일단 때를 골라 죽을 권리를 행사하겠어요. 그런 세상이 닥친다면 자살이나 죽음 같은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렇지 않나요? 죽은 몸이 사라져도 우리 기억들은 모두 클라우드 시민으로 묶일 거잖아요. 그때가 되면 저는 여기를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거예요. 큐레이션이 제 기억을 영원히 가둘 테니까요. 그러기 전에 저는 여기서 벗어나야겠어요. 뱀파이어 세상에서 ‘영원히’ 두려움에 떨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모두 안녕."

02 호르몬의 명령
https://youtu.be/3UceaLLEIMQ
섹스로봇의 노래. 소설 속 작곡가 미씽블루는 다음과 같은 글을 기반으로 이 곡을 자동작곡 했다고 설명한다.
P.87 "너도 알다시피, 더 죽여주는 간편한 방법들이 수두룩하잖아. 감각 증폭 프로그램들만 해도 쌔고 쌨어. 그것도 귀찮으면 네 머릿속 중격핵(septal nuclei)에 굴러다니는 나노봇들한테 전기 자극만 살짝 줘도 끝내주지. 심지어 그건 편도체(amygdala) 가까이에 붙어 있잖아. 이런 세상인데 번잡스럽게 누가 섹스로봇 따위를 찾겠느냐고. 알겠니? 난 그냥 호르몬의 명령에 따라서 네 몸을 소비했을 뿐이야. 난 흥분해야만 했어. 그게 내 일이니까. 호르몬의 명령이니까. 난 이전의 섹스로봇들 보다 더 자연스러운 동작과 반응으로 나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어. 그게 내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해. 난, 아니 내 삶의 전부가 호르몬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 마치 인간처럼. 나는 자극에 따라 지체 없이 웃거나 울어야 해. 그 느낌을 차곡차곡 마음별로 욕구별로 정리했다가 또 다른 자극에 맞춰서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고, 때때로 예술이나 이론으로까지 확장할 줄 알아야 해. 그래, 맞아. 나 스스로 또 다른 나를 창조할 수 있어야겠지. 나는 소비로봇이니까."

03 D선상의 버그
https://youtu.be/zMSGtyDKrnw
소비로봇 러브비츠가 감정의 버그를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그린 음악.
P.100 "러브비츠는 ‘자가 오류 수정 키트 ML-78 업데이트’를 내려 받았다. 그런 다음 “마음 속 깊이 키트를 활성화시킨다고 생각하시오”라는 지시에 따라 마음을 먹었다. 그러자 명치께에서 통 하고 뚜껑 같은 게 열리더니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러브비츠는 오돌오돌 떨리는 손가락으로 설명서를 짚어 내려가다 멈춰 섰다.
‘묵은 감정을 비우는 주문? 그래, 이거야!’
“비탕컨트아라미노스노스빨키이노빨케야하아학앗탁하아아아앗탁컴파노미캐막토리야 토리야 토리야 토리야”
“지우려는 기억이 희미해질 때까지, 3회”
“악을 써서, 1회”
“기도하듯 경건하게, 1회”
“악을 써서 다시, 1회”
러브비츠는 지시대로 주문을 반복했다.
“토리야, 토리야, 토리야……”
벌떡이던 심장 고동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러브비츠는 잠잠해진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어떤 기억을 지우려 했었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04 끈끈이주걱 숲
https://youtu.be/c7b-MgVYqaI
DNA 염기서열을 악보로 사용한 유전자 음악. 식충 식물에 둘러싸인 벌레 같은 심경의 러브비츠를 재현하기 위해, 먹잇감의 껍질을 녹이는 끈끈이주걱의 키틴분해효소(chitinase) DNA를 악보로 사용하였다.
P.127 "꿀 냄새에 이끌려 식충식물 틈에 갇힌 러브비츠. 하늘에는 핏빛 촉사(觸絲)가 혀처럼 날름거린다. 그녀는 벌레다. 한발만 헛디디면 끈끈한 촉수가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휘감아 온몸을 녹여 먹을 것이다."

05 What A U?!
https://youtu.be/hC752NFAp60
한마디로 ‘롹 된’ 로커들의 서슬 퍼런 록 음악. 설자리를 잃은 인간 음악가들이 《CME 파괴의 밤》에 모여들어 인공자아 작곡가 디스코(Disco)의 화형을 집행한다. 인공자아에게 “What A U?!”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처음에는 자기 모델명을 대다가 결국에는 “알 수 없다”고 대답하게 된다. 그러니까 “What A U?!”는 인간도 기계도 아닌 인공자아의 정체성을 비꼬는 구호인 셈.
P.168 "에코뱀프가 디스코의 머리채를 쥔 채로 심문을 시작한다. 관객 반응을 인식해서 목소리나 연주를 실시간으로 합성하는 크라우드 신스 시스템(crowd synth system) 때문일까? 에코뱀프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한 심문조임에도 흥분과 분노로 이글거린다.
Are you a human? (너는 인간인가?)
Um…No. (음…아니요.)
Are you a robot? (너는 로봇인가?)
Um…No. (음…아니요.)
Are you an artist? (너는 예술가인가?)
Um…May be? (음…아마도요?)
Are you a toy? (너는 장난감인가?)
Oh~Yes! (네, 그래요!)
Are you my toy? (너는 내 장난감인가?)
Um…Um… (음…음…)
Are you my toy? (너는 내 장난감인가?)
Um…Um… (음…음…)
당황한 디스코. 우는지 웃는지 모를 표정으로 눈동자를 굴린다. 성난 관중들은 음악에 맞춰 일제히 함성을 외친다.
What A U?! (넌 뭐야?!)
What A U?! (넌 뭐야?!)"

06 영혼 도둑
https://youtu.be/1WnrkQ4OzS0
소설 속 카리브해의 종교 연구가 로런트 뒤발리에(Laurent Duvalier)가 아이티의 [영혼 도둑]이야기를 기반으로 자동작곡 된 음악. 이 음악은 외전 「마룬의 딸」에도 등장한다. 책은 이렇게 적고 있다.
P.226 "이 음악은 로런트 뒤발리에가 필사한 출처 불명의 [영혼 도둑]편을 필자가 러브비츠 CME의 문서 기반 자동작곡 모듈에 돌려서 추출하였다."

07 생태친화종
https://youtu.be/GOA7x9rNRhw
뱀파이어식 뉴에이지? 생태친화종 뱀파이어의 목가적이면서도 히피스러운 정경을 그렸다.
P.320 "그런고로 우리 뱀파이어들은 극소수로 남아야만 한다. 자고로 두 발 짐승은 함부로 키우는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번식과 번성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이야말로 ‘뱀파이어다운 것’하고는 한참 거리가 먼 것들이다. 인류를 잡아먹으면서도 인류의 범주 안에 숨어 살아야 하는 뱀파이어의 아이러니. 우리는 이 아이러니를 기꺼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 은둔의 숙명이야말로 오만방자한 확장파 놈들이 함부로 거스르려는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08 인비트로
https://youtu.be/d2bcWEoeAYE
뱀파이어의 사냥과 흡혈에 관한 음악. 그러니까 식사를 위한 무드음악이나 노동요? 인간 식으로 이름 붙이자면 ‘뱀파이어레게’나 ‘다크레게’랄까?
P.324 "결정 즉시 기타앰프의 볼륨을 높이고 먹잇감에게 싸늘한 미소를 보낸다. 그건 뭐랄까, 설득이나 유혹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확정을 짓는 유인책에 가깝다. 최음제나 발정제처럼 강제적인 성적흥분을 자아내는, 말마따나 ‘도저히 따라오지 않고서는 못 배길 생리적 미끼’를 던져 덫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해하겠는가? 나는 단 한 번도 먹잇감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제발 먹혀달라고 꼬드겨본 적이 없다. 나는 단지 취할 뿐이다. 지기좡좡거리는 육중한 오버드라이브톤으로 내장을 태우고, 우까우까거리는 와우톤으로 뇌를 녹여버린다. 그러면 기타소리에 혼이 빠진 먹잇감이 시뻘게진 두 눈으로 혓바닥을 날름거리면서 지 스스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오래된 사냥법 아닌가. 날 잡아 잡수 하는 그걸 대기실 옆방으로 질질 끌고 들어간 다음, 피는 쪽 빨아먹고 껍데기는 버리는 것이다."

09 Blood Of Love - 인간 버전 (feat. 흐른)
https://youtu.be/Ra1kVL5aTps
P.336 "나는 마치 달의 중력에 이끌린 파도처럼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무대 위로 끌려 올라갔다. 그리고 홀린 듯 앰프에 기타를 꽂았다. 플로어의 먹잇감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비트를 빚는 그녀의 혀와 손에만 집중했다. 영롱하리만치 차디차게 매만져진 그녀의 소리들이 건조한 비트를 타고 나의 양손으로 전달되어 왔다. 나는 그 담담한 비트위에 설탕시럽처럼 달콤하고 끈적거리는 기타리프를 뿌려 얹었다. 그녀의 노래는 계속 되었다.
내 마음은 베이스, 베이스, 베이스.
흩어진 스페이스, 스페이스, 스페이스.
비트가 반복되었고, 공간은 뒤틀렸다. 먹이들은 환호했고, 그녀가 내게 윙크를 날렸다."

10 Blood Of Love - 뱀파이어 버전 (feat. 흐른)
https://youtu.be/CRcn6BIk1dY
P.352 "기묘한 화음들이 아로롱 뭉개지면서 삐져나온 배음들을 까먹는 깜찍한 비트, 느긋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조성하는 기타, 무엇보다 깊게 울려 퍼지는 베이스가 그녀의 피 냄새를 이전 보다 더 진하게 전달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몸짓과 향기와 담담한 목소리로 나에게 속삭였다,
나는 너의 멜로디.
너의 안에 도는 Blood Of Love.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라고. 카스텔라, 카르밀라, 밀라르카, 우리는 결국 하나가 될 거라고."


트랙리스트
01 파충류의 과대망상
02 호르몬의 명령
03 D선상의 버그
04 끈끈이주걱 숲
05 What A U?!
06 영혼 도둑
07 생태친화종
08 인비트로
09 Blood Of Love - 인간 버전 (feat. 흐른)
10 Blood Of Love - 뱀파이어 버전 (feat. 흐른)

--- 본문 중에서

줄거리

‘러브비츠’라는 정체불명의 뮤지션이 사라진다. 그녀(?)가 남긴 것은 모호한 유언과 [파충류의 과대망상]이라는 트랜스 음악. 러브비츠의 실체에 관한 논쟁이 벌어진다. 인간인가, 휴마바타(휴먼+아바타)인가, 인공자아인가, 소비로봇인가. 이에 대해 인공지능 평론가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 시스템과 윤심덕을 둘러싼 음모론의 예를 들어 휴마바타설을 제기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문과 루머가 결합하면서 논쟁은 급기야 신화가 되고, 러브비츠는 일약 록스타로 부상한다. 실체 없는 록스타의 탄생. 이 기묘한 센세이션에 천착한 ‘필자’가 러브비츠의 실체를 파헤치면서 평전이 ‘진행’된다.

출판사 리뷰

인간? 인공지능?
모호한 유언을 남기고 사라진 뮤지션을 찾아서
인공자아 음악의 시작, 『러브비츠 평전』


천편일률적인 인공지능 음악에 질려버린 가까운 미래. 대안으로 인공자아 음악이 등장하고, ‘러브비츠’라는 정체불명의 뮤지션이 자살한다. 그녀(?)가 남긴 것은 모호한 유언과 [파충류의 과대망상]이라는 트랜스 음악. 러브비츠의 실체에 관한 논쟁이 벌어진다. 인간, 휴마바타(휴먼+아바타), 인공자아, 소비로봇.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문과 루머가 결합하면서 논쟁은 신화가 되고, 급기야 러브비츠는 ‘아믹그런지의 여신(뇌의 편도체(불안감 관장)를 뜻하는 아믹달라와 너바나로 대표되는 20세기 그런지의 합성어)’으로 불리며 일약 록스타로 부상한다. 실체 없는 록스타의 탄생. 이 기묘한 센세이션에 천착한 ‘필자’가 러브비츠의 정체를 찾아 나서면서 평전이 ‘진행’된다.

미래 음악에 관한 하드SF

소설은 인공지능이 자아를 지니기 시작하는 미래의 음악 비평이다. 그렇다 보니 갖가지 미래 음악들이 속속 등장한다. 36초 만에 비틀즈의 음악을 수백 가지 장르로 리믹스 해내는 편곡 엔진 ‘MIX’, 히트곡의 패턴을 습득해서 자동 작곡된 ‘어뷰징뮤직’들, 레게와 하드록의 완벽한 크로스오버를 위해 지구 문명을 되돌리려는 ‘라이블리’의 결벽증 모드, 12마디 블루스 잼세션을 영원히 연주하는 인공지능 ‘인피닛 블루스’, 동작을 음악으로 변환하는 공간 연주 인터페이스 ‘MIRI’, 소리 없이 뇌로 직접 전달되는 ‘무음음악(無音音樂)’, 인간 뮤지션들의 러다이트 운동으로 화형을 당하는 인공자아 작곡가 ‘디스코’ 등등. 멸종하는 사피언스와 떠오르는 사이보그가 공존하는 미래의 음악에 관한 여러 관점을 심도 있게 다룬다.

인공지능에서 포스트휴먼 시대를 그린 미래 역사서
인공지능은 어떻게 자아를 갖게 되는가?


동시에 이 소설은 미래 비평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과거 시점인 양 돌아봄으로써 보다 총체적으로 미래를 관측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설 속에는 갖가지 미래상이 펼쳐진다. ‘필자’는 러브비츠로 말미암은 문화 현상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나간다. 러브비츠를 소비로봇으로 그린 에피소드와 음악들([호르몬의 명령], [D선상의 버그] 등), 러브비츠를 모델로 출시한 인공자아의 음악과 비평, 아믹그런지라는 신장르, 그리고 ‘바다가 없는 섬’으로 표현되는 아믹제너레이션의 불안감에 관해서. 러브비츠를 축으로 미래의 기사, 인터뷰, 이론, 관련 특허들이 증거처럼 배치되고, 인공지능 시대의 취향, 영감, 정치의식이 어떻게 조작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인공지능이 자아를 갖게 되는 과정과, 인간 노동을 대체한 생산로봇이 소비로봇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커트 코베인의 영감을 주입받은 러브비츠
인공지능의 미래, 음악의 미래, 인간 종(種)의 미래는?


그러던 ‘필자’가 실마리를 잡는다. 러브비츠에게 20세기 록스타 커트 코베인의 영감이 주입됐다는 증언을 들은 것. ‘필자’는 쿠바의 한 도서관에서 발견한 『마룬 연대기』를 필사한다. 이 모든 것이 러브비츠의 유언과 관련되었음을 직감한 ‘필자’는 소위 ‘영감의 DNA’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착취에 저항해 왔던 인류의 DNA를 발견한다. 노예무역 시대의 마룬(도망 노예), 자본주의 시대의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 인공지능 시대의 AI르네상스 운동, 인공자아 시대의 로봇해방론에 이르는 반란의 연대기. 그런 ‘필자’ 앞에 러브비츠의 제작자를 자처하는 ‘닥터무뇨즈’가 등장한다. 과연 ‘필자’가 마주할 진실은?

비평×음악×소설
미래음악에 관한 하이브리드 문학
직접 쓴 비평에 맞춰 작곡한 음악으로부터 나온 발칙한 소설


작업은 뻘짓에서 시작되었다. 음악 없이 비평과 칼럼을 미리 쓰고, 역으로 글에 맞춰 음악을 만들어 봤더니, 어라, 괜찮네? 이렇게 된 것이다. 악기의 이펙터 순서를 바꾸면 소리가 달라지는 것처럼, ‘작품 〉 감상 〉 비평’이라는 멀쩡한 순서를 뒤바꿔보니 또 다른 알맹이와 허울들이 피드백처럼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러브비츠 평전』은 음악앨범이면서 동시에 소설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자아를 지니기 시작하는 미래의 음악 비평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갖가지 미래음악들이 속속 등장한다. 36초 만에 비틀즈의 음악을 수백 가지 장르로 리믹스 해내는 편곡 엔진 ‘MIX’, 히트곡의 패턴을 습득해서 자동 작곡된 ‘어뷰징뮤직’들, 레게와 하드록의 완벽한 크로스오버를 위해 지구 문명을 되돌리려는 ‘라이블리’의 결벽증 모드, 12마디 블루스 잼세션을 영원히 연주하는 인공지능 ‘인피닛 블루스’, 동작을 음악으로 변환하는 공간 연주 인터페이스 ‘MIRI’, 소리 없이 뇌로 직접 전달되는 ‘무음음악(無音音樂)’, 인간 뮤지션들의 러다이트 운동으로 화형을 당하는 인공자아 작곡가 ‘디스코’ 등등. 멸종하는 사피언스와 떠오르는 사이보그가 공존하는 미래의 음악에 관한 여러 관점을 심도 있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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