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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케냐, 마야카 Sorry Sorry Sorry 스리랑카 고타베야 홍콩인 패트릭 CP Fall in Love 토요시마 선생 타이완, 리짱 오오키 선생 나와 전무 한국인 하시리야 이란인, 지미 야쿠자 가네무라 에미상 DV 보일러실의 카메라 요르단, 자빌 뻥쟁이 폴 바람둥이 마샬 국비 유학생 카이루루 케이시 진상 보보루치 사쿠라바 여행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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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먹어. 안초비 코코넛밀크 덮밥.”
접시에 한가득 밥과 빨간 무엇이 올려져 있었다. 먹어보지 않아도 어떤 맛인지 알 것 같았다. 말레이시아 유학생 특히 카이루루가 자주 해먹는 요리였다. 말레이시아 요리도 처음이었지만 말레이시아 학생과 같이 지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거 먹는 거 맞아?” “응, 먹어. 맛있어.” 베토벤의 작품으로 치면 교향곡 9번 정도로, 격정을 단번에 잠재우는 그 어떤 무엇. 마치 백마 탄 왕자님 혹은 용감한 전쟁 영웅을 맞이하듯 내 몸은 ‘안초비 코코넛밀크 덮밥’을 무섭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맛있다는 말보다는 몸에 넣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른다.---「국비 유학생 카이루루」 중에서 “죄송합니다. 요즘 도난 사건이 많아서요.” “그럼 아무나 의심해도 되는 건가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동을 유심히 본 것 같은데 외국인이 전부 범죄자는 아니거든요!” “죄송합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사만티카와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외국인임을 절절히 느끼고 말았다. 억울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참았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또 참았다.---「사만티카」 중에서 한국과 이란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금세 눈물을 흘리며 “내 눈물은 진주야.”라고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는 농담을 했다. 진주! 인어의 눈물인가? 엄청난 고통으로 흘린 눈물의 대가가 진주라고 했다. 지미가 진주가 고통이라는 것을 어디서 듣고 ‘내 눈물은 진주’라고 말한 걸까? 지미의 고통, 진주 그리고 눈물.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지미의 씁쓸한 기억을 알지 못했다. (중략) 내 앞에서 억지를 부리고 떼를 쓰는 지미는 나와 헤어지면 이란인 집단의 우두머리로 변신했다. 그의 한마디에 덩치가 산만 한 이란인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그의 친구라는 이유로 나를 깍듯이 대접했다. 그다음 해, 지미는 비자가 없다는 죄로 출입국관리국에 붙잡혔다. 면회를 가서 만난 그의 모습은 재미있는 지미도 아니고 우두머리 지미도 아니었다. 떨고 있었다. ---「이란인 지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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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아리가또 땡큐!
도쿄에서 만난 나의 유쾌한 친구들! 일본에 와서 기린을 처음 본 케냐 친구 마야카! 밝은 웃음이 매력적인 일본 친구 토요시마 선생! 침술이 뛰어난 다정한 중국 친구 진상! 매일같이 밥을 가져다준 타이완 친구 리짱! 공터에서 각성제를 팔지만 맑고 순수한 이란 친구 지미! 반쯤 감긴 눈으로 턱 끄덕끄덕 인사하는 러시아 친구 보보루치! 생활고에 시달려 매일 티격태격인 홍콩 친구 패트릭과 스리랑카 친구 고타베야! 일본에서 만난 특별하고 유쾌한 다국적 친구들! 모두 함께 하기에 삶은 어둡지 않고, 힘들지 않고, 외롭지 않고 웃으며 활기차게, 밝고 맑게, 청량하고 기분 좋게 반짝였다! Saluton, amikoj! 사람, 나의 사람들 잘 사는 법, 잘 살아가는 법, 수많은 삶의 방법을 하나하나 질문하며 살 수는 없다. 그렇게 살고 싶어 해도 잘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희망이 보이기는 한다. 사람, 나의 사람들이다. 나를 알고, 이해해주고, 만나주었던 사람들이다.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그들은 그전과 엄청나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또, 어디서 누구를 만나 어떤 식으로 인연을 맺고 그렇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은 수많은 사람을 기억하고, 수많은 사람의 기억에서 살아간다. 사람들은 그 기억을 필요할 때 끄집어내 그때 그 사람을 이야기한다. 사람이라는 보석을 이야기한다. 함께 하기에 즐거운, 나의 다국적 친구들! 등을 맞대고 청춘의 무거운 짐을 나누는, 폭우 같은 비를 함께 맞아 줄 수 있는, 거센 태풍에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그런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돈 없이도 버티는 서바이벌 일본 유학》의 저자가 파란만장한 일본 유학 시절에 함께 했던 소중한 친구들과의 추억을 담은 에세이다. 일본, 미국, 스리랑카, 러시아, 말레이시아, 케냐, 홍콩, 타이완,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등 각기 국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지만 함께 하면 기분 좋은, 조금은 독특하고 요절복통하게 만드는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일본에서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에 만화가 변기현의 일러스트를 더해 봄날 햇살 속에서 어지럽게 펄럭이는 만국기처럼 그렇게 담아냈다. 유쾌한 재미와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감동이 맛있게 버무러진 비빔밥 같은 책이다. 일본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만난 유쾌한 친구들, 그들이 있었기에 이국에서의 생활은 유쾌하고, 활기차고, 밝고 희망차게 빛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