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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하는 날
양장
최인석
문예중앙 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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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이월의 방
2부 낯선 삶
3부 게임
4부 집과 집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작가한마디
아주 어릴 때, 아마 말도 배우기 전에, 난 이미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숙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숙제, 다 풀 수도 못 풀 수도 있다. 한데 제법 재미난 숙제인 줄 알았으나 고장 난 냉장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참 난감하다. 또다시 희망이라니. 손가락 헤아리는 세 살 아이처럼 1에서 12까지 세고 싶다는 것인가. 한 번만, 마지막으로 꼭 한 번만 더 헤아려보자. 세상의 냉장고들을 위하여.

崔仁碩

소설가, 희곡작가.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79년 희곡 「내가 잃어버린 당나귀」가 계간 『연극평론』에 게재되면서 등단했다. 1980년 희곡 「벽과 창」으로 한국문학사 신인상 수상하고, 이후 희곡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로 대한민국 문학상과 영희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칠수와 만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1986년 『소설문학』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 제18회 박영준 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인형만들기』, 『내 영혼의 우물』, 『혼돈을 향하여
소설가, 희곡작가.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79년 희곡 「내가 잃어버린 당나귀」가 계간 『연극평론』에 게재되면서 등단했다. 1980년 희곡 「벽과 창」으로 한국문학사 신인상 수상하고, 이후 희곡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로 대한민국 문학상과 영희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칠수와 만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1986년 『소설문학』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 제18회 박영준 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인형만들기』, 『내 영혼의 우물』, 『혼돈을 향하여 한걸음』, 『나를 사랑한 폐인』, 『구렁이들의 집』 등 다수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잠과 늪』, 『새떼』, 『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 『안에서 바깥에서』 연작장편 『아름다운 나의 귀신』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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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9월 0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06쪽 | 494g | 153*224*30mm
ISBN13
9788927802518

책 속으로

이 남자, 쓸쓸하구나. 연숙은 택시에 오르는 그의 지친 등을 보며 생각했다. 그의 얼굴에 짙은 슬픔이 드리워 있었다. 그 얼굴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것은 화가 난 사람의 얼굴도, 슬픈 얼굴도 아니었다. 종종 그녀를 유혹하는 욕망으로 번들거리는 남자들의 얼굴도 아니었다. 그런 얼굴을 연숙은 무수히 보았다. 백화점에 오는 손님들의 얼굴은 우월감과 욕망으로 정액처럼 끈적거렸고, 그들과 오래 마주서 있다 보면 비린내 때문에 배 속이 울렁거려 혼자 화장실 같은 곳에 들어가 큰소리로 욕설이라도 내뱉어야 다소간 속이 풀렸다. 그러나 지금 대일의 얼굴은 마치 뭔가 중요한 것을 분실했는데 그것을 찾아나서야 할지 포기하고 말아야 할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 같은, 그런 얼굴이었다. ---p.43

그는 가서 아내를 안아주고 싶었다. 비틀어진 목과 무력하게 방치한 다리, 거기에서 슬픔을 보는 것은 그녀가 슬퍼서인지 그가 슬퍼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창 너머에서는 반쯤 투명해진 그녀의 몸을 통과하여 강과 차들이 흘러가고 가로등이 빛났다. 장우의 몸을 통과하여 바람이 불고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구름이 흘러갔다. 문득 그는 깨달았다. 이제 그들 부부 사이에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슬픔, 그리고 외로움을, 기껏해야 위로를, 때로는 의구심을, 경우에 따라서는 쓰디쓴 배신감과 원한과 분노를, 원망을, 벽돌처럼 참혹한 이런 침묵을 주고받을 수 있을 뿐일 것이다. ---p.70

기분이 더러웠다. 배우자를 강간하는 것이 범죄냐 아니냐, 하는 논쟁을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났다. 그런 논쟁 자체가 상곤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짓이었는데, 범죄가 분명하다는 으로 토론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그는 충격을 받았다. 그 토론에 따르면 상곤은 범죄를 저지른 셈이었다. 월요일 아침, 그는 성범죄로 하루를 시작했다. 도대체 이런 억울한 노릇이 어디 있단 말이냐. 어째서 아내는 그를 성범죄자로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p.75

아내는…… 예뻐졌다. 그의 아내가 아닌 것 같았다. 아니다. 그의 아내 수진은 옛날에도 예뻤다. 예쁘고 착하고 따스했다. 그러나 이제 수진은 여전히 예쁘지만 차가워졌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난 네 여자가 아니야, 하고 말하는 듯했다. 아내가 현관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볼 때면 그는 가끔 깜짝 놀랐다. 이 여자가 내 아내란 말인가? 그녀는 멀고 먼, 그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여자, 저 밖에, 잘난 사람들이 오가는 값비싼 거리에 속한 여자들 가운데 하나 같았다. 쉽게 손을 내밀 수 없는, 기름 묻은 손과 작업복을 부끄럽게 만드는 그런 여자, 그런 아름다움. ---p.81

장우는 깨달았다. 그가 수진에게 아파트를 사준 순간 매뉴얼의 마지막 페이지가 넘어갔다는 것을. 더 이상 매뉴얼은 없었다. 그가 당황한 것은 바로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경험해본 적도 없었다. 그는 낯선 영역에 들어섰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었다. 이제 그 자신이 지도를 그리고 나침판으로 방향을 더듬어 찾아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성가신 일이 될 것이다. 아는 길로만 다녀도 충분하지 않은가. 이 낯선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인가? 그 성가신 짓을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그는 더 가보고 싶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왜? 알 수 없었다. 더 갈 것이냐 끝낼 것이냐. 저울질 끝에 그 순간 장우가 선택한 것이 더 가는 길이었다. 그렇다 하여 사랑? 거울 속의 장우가 킬킬 웃었다. ---p.130

“당신이라는 말, 참 따뜻하게 들려요.”
수진은 그 말이 따뜻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처음 배우는 말 같았다. 당신이 좋아. 당신이라고 할래요. 장우는 그녀의 어깨에 입을 묻고 음, 하고 말했다. 수진은 그의 입술이 그곳에서 영영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조금씩 시장기가 느껴졌으나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그가 원한다면 그의 어깨를, 젖가슴을, 그녀의 모든 것을 그가 먹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으나 참았다. ---p.137

수진은 이것이야말로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이것 이외의 현실은 없었다. 뜨겁고 강렬하고 눈부신 저 해돋이와 순간마다 그녀의 몸을 덥게 만드는 이 열망, 이것이 현실이 아닐 리 없었다.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것도 현실일 수 없었다. 다른 것들, 다른 모든 것들…… 그런 것들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 그녀에게 이 사랑보다 더 명백한 것은 없었다. 이처럼 생생하고 뜨거운 것은 없었다. 길지 않은 그녀의 생애 최초로 그녀는 삶을, 현실을, 그녀 자신을, 그리고 사랑을 명료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오래전부터, 어쩌면 평생 이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삶이, 낯선 삶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p.143

슬픔은 더 이상 그녀의 몸을 뒤흔들지는 않았다. 슬픔은 서서히 희미해지면서 그녀의 일부가 되었다. 더 이상 서영 자신과 구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슬픔은 서영의 얼굴 표면에, 피부의 표면에, 겨드랑이와 오금 같은 곳에, 그녀의 모든 주름살 깊은 곳까지, 마음의 낮고 높은 결을 따라 정밀하게 뒤덮였다. 그녀가 슬픔을 운반했다. 슬픔이 그녀를 운반했다. 그녀는 슬픔의 그림자가 되었다. 차라리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p.181

출판사 리뷰

이런 세상에서는 어째서
사랑하고 싶은 만큼 사랑할 수도 없는 것일까


2010년 가을, 계간 《문예중앙》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화제를 모으며 일 년간 연재된 최인석의 장편소설 『연애, 하는 날』이 출간되었다. 연애로 도피할 수밖에 없는, 연애 그 자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연애로 인해 파멸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삶의 구석구석을 포착해낸 리얼리즘 소설로, 열 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하는 중견작가 최인석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는 여자와 애초에 사랑보다는 물질의 논리에 길들여진 남자, 그리고 그들을 얽고 있는 다중의 관계들 속에서 은밀한 연애가 꿈꾸게 하는 것, 맛보게 하는 것, 또 그것이 돌려주는 것,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를 냉정하게 묻고 있는 이 소설은, 매혹적이면서도 파멸적인 연애들이 꽃피고 스러져가는 참혹한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연애, 그 환희와 상처의 이중적인 풍경으로부터

# 만남
장우는 어머니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기름장수 아주머니 딸의 뒤늦은 결혼식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본 수진은, 어린 시절 보았던 그 울보 수진이, 아니 환한 웃음을 지닌 눈부신 여자, 다른 남자의 아내였다.

# 여자_수진
장우의 회사에 취직하고 그의 부름에 따라 호텔로 찾아가고, 그가 키스하는 순간, 수진은 저항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처음 느껴보는 사랑이 된다.
장우는 그녀와의 만남을 위해 오피스텔을 마련하고 몇백만 원씩을 아무렇지 않게 건네지만 수진이 그의 요구에 응하고 그를 만나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장우와의 관계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랑이라 믿고,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랑이라는 뜨거운 감정에 환희를 느낀다. 자신이 한 남자의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이미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 그녀에게 이 사랑보다 더 명백한 것은 없었다. 이처럼 생생하고 뜨거운 것은 없었다. 길지 않은 그녀의 생애 최초로 그녀는 삶을, 현실을, 그녀 자신을, 그리고 사랑을 명료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오래전부터, 어쩌면 평생 이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삶이, 낯선 삶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143쪽

장우를 위해 장을 보고 ‘이월의 방’에서 그를 기다리는 매 순간들은 오로지 그녀에게 설레고 떨리는 시간으로 기록된다. 일상처럼 밀회를 즐기던 어느 날 장우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협박자가 건넨 그들의 밀회 사진을 내밀고 수진은 그들 관계에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내의 변화를 막연하게나마 느끼지만 공장 파업으로 지쳐 있던 남편 상곤은 막무가내로 그녀를 취하려 하고 몸싸움을 벌인 끝에 멍투성이가 된 수진은 아이들도 내버려둔 채 집을 나가고 만다…….

# 남자_장우
처음에는 그저 훔치고 싶었을 뿐이었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십 년 넘게 산 남편과의 뒤늦은 결혼식에서 환하게 웃는 수진의 얼굴은 장우가 가져본 적 없는 것이었고, 다만 그것을 훔쳐서 소유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장우에게 수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너무도 쉬웠다.
하지만 그녀는 잠깐씩 데리고 놀던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점점 더 아내 같아졌고 그래서 그는 혼란에 빠진다. 적당히 만나다가 일정 선을 넘어갈 때에는 가차 없이 버린다, 는 것이 본래 그의 매뉴얼이다. 수진이 그에게 아파트를 사달라고 한 것은 매뉴얼에 없는 페이지였다. 매뉴얼의 마지막 장에 도달한 그는 선택을 해야 한다.

수진은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그녀는 아내 같았다. 그와 수진은 마치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것이 아니던가? 장우는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을 기대한 적은 없었다. 그는 수진을 훔쳤다. 그녀의 맑고 눈부신 웃음, 그 거침없는 즐거움, 그 구김살 없는 몸짓, 그가 훔치고 싶었던 것은 그런 것이었다. ―102쪽

아파트며 건물을 밥 먹듯이 사고파는 그에게는 여자와의 관계도 다를 것이 없다. 시세 차익을 셈하듯이, 대차대조표를 분석하듯이 매뉴얼대로 순서를 밟을 뿐인 그는 수진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아내 서영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마지막 장에 도달하고도 수진과 끝내지 않고 좀더 가보기로 한 것은, 단순히 호기심 때문이다…….

그는 수진을 사랑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결혼한 후 어느 시점에 그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된 것 같았다. 그는 더 이상 아내를 사랑한다 말할 수 없었다. 아내를 사랑한다 말한다면, 수진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해도 그것은 뻔뻔스럽고 우스운 거짓말이었다. 사랑이라니. ―130쪽

욕망과 절망의 공간에서 붙드는 삶의 한 장면

『연애, 하는 날』은 무언가를 가지기보단, 더 많이 잃어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달콤한 연애, 구원하는 연애는 경험한 ?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연애, 연애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참혹한 현실의 풍경이다.

연애라는 것은 어찌 보면, 기대하기로는 가장 은밀하고 가장 친밀한, 어쩌면 결혼보다 사회적 인지를 덜 필요로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은밀하고 사적인 인간관계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인간관계가 집, 이라는 것과 더불어 물질이나 물적 관계로 하여 어떻게 피폐하고 참혹한 지경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인석(《문예중앙》 127호 대담에서)

그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욕망하고 그것을 향해 내달리고 또 거듭 상실을 경험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어딘가 익숙하다. 지금 현실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삶과 데칼코마니처럼 겹쳐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익숙하다고 느끼는 순간 또 한없이 낯설어진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그들은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원하고 또 몸을 섞지만, 그 순간에도 서로 다른 감정과 이면의 목적을 헤매고 있다.
이 시대의 부정할 수 없는 한 풍경들, 뜨거우면서도 한없이 냉정한 연애의 두 얼굴을 그려내면서 작가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일그러진 욕망의 추악함이나 절망의 나락, 혹은 맹목적인 희망이 아니다. 그것을 견뎌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장면들, 결국 삶을 버텨낸다는 것의 의미일 것이다.

슬픔,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삶, 감당해내야 하는 세계, 그런 자세.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난 시시포스나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를 봅니다.
―최인석(《문예중앙》 127호 대담에서)

추천평

『연애, 하는 날』은 우리 시대의 욕망과 그 비참함에 관한 이야기이다. 욕망을 욕망이라고 부르건 사랑이라고 부르건, 그것은 늘 상처 입고 타락한 모습으로 실현되고, 그 내력을 담는 공간은 늘 왜곡된다. ‘연애하는 날’은 진흙의 시간 속에 기포처럼 떠 있지만, 기포만큼 맑은 것은 아니며, ‘연애하는 방’은 인환의 거리에서 도려낸 먼 섬처럼 물러서 있지만, 섬처럼 평화로운 것은 아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이런 소설을 만나는 것이 실로 얼마 만인지. 총체적이면서도 동시에 개별적인, 지금 이 순간 고통을 품고 신음하는 우리의 앓는 몸과 같은 소설. 이 세계의 폭력으로부터 상처 입은 영혼을 안고 있으면서 치유받기를 갈망하고 소통하기를 꿈꾸는 소설. 그래서 아프고, 무섭고, 슬프다. 그러나 또한 가슴이 메도록 아름답다.
이창동 (영화감독)

리뷰/한줄평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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