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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다! Red Hot Project: Red Hot + Rio 2
필자가 고3이던 1992년, 키스 해링의 아트워크가 인상적인 앨범 'Red Hot + Dance'를 지금은 골동품이 되어버린 카세트테이프로 산 적이 있다. 펑키한 댄스 음악과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팝 음악으로 정리된 컴필레이션 앨범이 유행하던 시절, 하나를 사도 다양한 가수들을 만날 수 있음에 왠지 뭔가를 덤으로 얻은 기분이 들곤 했다. 반면, 앨범 타이틀인 'Red Hot'에 대한 관심은 그만 못했던 것 같다. 잘생긴 가수에만 집중하던 철없는 고등학생에 불과했던 탓에 오로지 조지 마이클의 신곡 'Too Funky'와 마돈나의 'Supernatural'이 무한반복 플레이되곤 했다. 그러나, 다행히(?) 필자의 'Red Hot' 신드롬은 금방 사라졌지만 그 기적은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15년만의 부활, 'Red Hot + Rio 2' 1989년에 설립된 'Red Hot Organization (Rho)'은 20년 넘게 Hiv/Aids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단체로 존 칼린(John Carlin)이 만들었다. 그는 다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예술과 음악으로 모금활동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는데, 그 첫 번째 기획물은 20세기 블루스의 명곡들을 작곡했던 콜 포터(Cole Porter) 헌정앨범인 'Red Hot + Blue'. 톰 웨이츠, 네네 체리, 이레이저, U2, 리사 스텐필드, 아즈텍 카메라 등의 뮤지션 20명이 참여한 앨범으로 백만 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뮤지션들을 절묘하게 결합한 컴필레이션 앨범을 꾸준히 만들어온 Rho는 1996년, U2, 에브리씽벗더걸, 스팅, 스테레오랩과 브라질리언 뮤지션들이 참여한 'Red Hot + Rio'를 발매, 특정 지역의 이름을 넣어 타이틀을 만든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15년 흐른 2011년, Rho는 'Rio 시리즈'를 예고했다. 풍부한 브라질리언 사운드로 완전 무장한 'Red Hot + Rio 2'를 지난 6월 28일 내놓은 것. 2cd에 이름을 올린 60여명의 대규모 컨트리뷰팅 라인업은 마치 뮤직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방불케 한다. Music Helps People 남을 돕는 일은 거액의 돈을 기부하는 것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돈은 없지만 마음만으로도 어루만져진 상처 받은 영혼 하나가 수백 명의 사람을 구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는 모든 분야의 사회적 활동에 적용되며 그 진심이 예술과 만나면 시너지 효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Rho. 이들은 의식 있는 뮤지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홍보에 탄력을 받았고, 가장 최근 행보인 2009년 2월에는 'Dark Was The Night'를 만들었다. 특별한 의도 없이 컨템포러리로 가되 인디 락밴드 중심으로 가자는 테마였다. 아케이드 파이어, 욜라탱고, 베이루트, 스푼 등이 참여, 총 31곡이 담긴 2cd 프로젝트는 백만 달러를 모았다. 그리고 수익금은 모두 에이즈 재단에 기부되었다. 참고로, 지금까지 이들이 벌어들인 기금은 천만 달러 이상이며 미국을 비롯한 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에 전해졌다. 또한, 1990년 이후 참여한 아티스트는 4백 여명이 넘고 앨범은 3백만 장 이상이 팔렸다. 들을수록 '어메이징'한 앨범 22년 동안, 평균 거의 1.5년마다 새로운 컴필레이션으로 세상을 감동시키고 있는 Rho가 'Red Hot + Rio 2'를 세상에 공개하자 평단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좋은 음악 이상으로 글로벌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앨범이니 그 결과는 당연할 지 모르나, 정말이지 앨범에 담긴 32곡 전부는 하나같이 리스너를 평안한 파라다이스로 안내해줄 가이드의 역할에 견줄 만하다. 특히, 1960년대 브라질 트로피칼리아 운동(Brazilian Tropic?lia Movement)에 헌정되는 것이니 만큼 포커스는 경쾌하고 흥겨운 브라질리언 사운드로 가득하다. Om'Mas Keith의 'Mist?rios'를 비롯한 Bebel Gilberto의 'Acabou Chorare', Mia Doi Todd와 Jos? Gonz?lez의 'Um Girassol Da Cor Do Seu Cabelo' 등의 브라질 가수의 고혹적인 노래들 외에도 존 레전드(John Legend)의 'Love I'Ve Never Known', 트윈 데인저(Twin Danger)의 'Show Me Love'의 영어노래들도 전체 흐름과 절묘하게 섞여간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인 벡(Beck)의 경우, Seu Jorge과 함께 'Tropic?lia'를 영어와 포르투갈어가 섞인 리믹스곡으로 올려놓았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디/포크 밴드 베이루트의 자크 콘돈(Zach Condon)는 영어가 아닌 포르투갈로 노래한 경험에 대해 자신이 아는 한, 포르투갈어는 지구상에 있는 어떤 언어보다 음악적이라고 회상했다. 게다가 브라질의 기타 음악은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음악이라고 말하기도. 필자 역시 상당부분 Mr. Condon의 코멘트에 동의한다. 귓가에 촘촘히 박히는 언어의 중요성에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마치 창문에 빗방울이 톡톡 떨어지는 소리를 정교하게 듣는 기분이었다. 모쪼록 간만에 만난, 보석처럼 빛나는 월드뮤직의 우주적 메시지에 심취해보길 바란다. Text _ Ale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