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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떠난다는 것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무의식적 충동과 떠남 (서울, 대한민국) 에피소드 2. 고독의 즐거움 (바르셀로나, 스페인) 2. 보고 체험하는 것들에 관하여 에피소드 1. 검은 개와 나 (바라나시, 인도) 에피소드 2. 우울한 구경꾼과 카페 (파리, 프랑스) 에피소드 3. 뜨겁거나 혹은 너무나 슬픈 탱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에피소드 4. 탯줄, 마추픽추로 가는 길 (마추픽추, 페루) 3. 하룻밤 머무는 곳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불편한 곳의 진실 (자이뿌르 행 기차, 인도) 에피소드 2. 밤과 몽상 (리옹 외곽, 프랑스) 4. 만남에 관하여 에피소드 1. 오아시스와 친구 (사막, 이집트) 에피소드 2. 침묵을 횡단하는 사람 (히말라야, 티베트) 5. 이동하는 것들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릭샤꾼의 눈물 (델리, 인도) 에피소드 2. 하늘의 꽃이 되어 날다 (비행기) 에피소드 3. 기차는 인생이다. (로렐라이, 티티카카 호수, 융프라우) 6. 먹는 것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낯선 곳에서의 친숙한 음식 (델리, 인도) 에피소드 2. 라면과 소통의 방식 (인터라켄, 스위스) 7 죽음과 삶의 공간에 관하여 에피소드1 . 돌아오지 못한 죽음, 타지마할 (타지마할, 인도) 에피소드2 . 광장과 디오니소스 (빰쁠로나, 스페인) 8. 일요일과 게으름에 관하여 (부다페스트, 헝가리) 9. 돌아옴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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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을 품은 여행에세이
이 책은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하는 경험의 회상이라는 기존의 여행에세이와는 달리, 여행지에서 겪는 에피소드들 가운데 저자의 느낌과 인상을 시, 소설, 전기, 노래, 영화,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코드로 풀어내었다. 예를 들어,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탱고 공연을 관람하고, 길에서 관광객들과 탱고를 추는 여인들과 만나는 가운데 저자는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주인공 프랭크가 한 대사를 떠올리기도 하고,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인간의 몸에 대해 말한 명제를 곱씹기도 한다. 샹제리제 거리에서 저자는 피카소가 즐겨 찾던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발자크의 ‘커피에 대하여’의 한 대목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처럼 문학작품들이 곳곳에 인용되고 배치되어 있는 특이한 구성 덕분에 저자의 논술강의 부교재로 활용될 예정이기도 한 이 책은 여행에서 겪는 여러 가지 경험을 문학 코드로 풀어내어 가볍게 읽고 가볍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독특한 여행에세이다. 2. 주제별 구성 대부분의 여행에세이는 여행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20년 동안 40여개 나라를 배낭여행으로 다닌 저자에게 ‘일정’이란 것은 의미가 없어서 저자는 책의 내용을 9개의 주제로 구성하였다. 1부 떠난다는 것에 관하여, 2부 보고 체험하는 것들에 관하여, 3부 하룻밤 머무는 곳에 관하여, 4부 만남에 관하여, 5부 이동하는 것들에 관하여, 6부 먹는 것에 관하여, 7부 죽음과 삶의 공간에 관하여, 8부, 일요일과 게으름에 관하여, 9부 돌아옴에 관하여 등 여행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생각해 볼만한 주제들로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였다. 특히 숙소를 다룬 3부에서는 인도에서 겪은 6등급 좌석의 열악함에 밤새 뒤척이지만 그마저도 새로운 경험임을, 그마저도 없어서 밤새 서서 가야하는 이들보다는 나음을 감사했던 경험과, 프랑스에서 비오는 텐트촌에서의 하룻밤을 지내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회상하던 경험 등을 통해 저자는 여행지를 스쳐가는 ‘나’가 아닌, 여행지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7부 죽음과 삶의 공간에선 외국의 관광명소 상당수가 누군가의 “무덤”이란 점을 상기시켜 준다. 삶과 죽음을 나누는 강에 발을 담그는 저자의 고뇌도 담겨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의 구성은 여느 여행에세이와는 달리 어느 여행지에서나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단순한 에피소드의 나열이 아닌, 여행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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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떠난다는 것에 관하여
저자는 여행 준비를 늘 “이틀”만에 끝낸다. 여행 준비는 ‘일상의 나’를 최대한 버리고 가는 것이 여행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경험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만 있으면 그것으로 준비는 된 것이다. 2부 보고 체험하는 것들에 관하여 저자는 인도의 갠지스강 곁에서 인도식 장례식을 구경한다. 시체에 불을 붙여 화장을 하되 시체 타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며, 채 다 타지도 않은 사체의 살점을 동네 개들에게 던져주는 장의사, 게걸스럽고 탐욕스럽게 시체를 뜯어먹는 검은 개들, 자기의 장례비를 모으기 위해 깡통을 들고 거리에 앉아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에 저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갠지스강에서 자신의 미래와 타인의 현재의 접점을 경험한다. 늘 꿈꾸어 오던 페루의 마추픽추로 가는 길, 고산병에 먹은 것을 다 토하고 빈 속이 오히려 편해짐을 경험하는 저자는 어머니의 탯줄처럼 마추픽추로 뻗은 길 위에서 프로이트의 말을 되뇌인다. 3부 하룻밤 머무는 곳에 관하여 여행지에서 일상에서처럼 편한 숙소를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깨끗한 침구와 단정한 숙소는 낯선 것에 대한 심연의 욕구를 빼앗고 일상의 육체적 감각을 되살려놓을 뿐이며 그 지역의 원초적 삶의 모습을 결코 볼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저자는 인도의 야간열차에서 화장실 환풍구와 연결된 선반자리라는 6등급 좌석에서 밤새 뒤척이는 고생을 경험한다. 4부 만남에 관하여 저자가 여행하며 만난 사람으로 꼽은 두 인물은 5년 경력의 사막 낙타여행 안내자인 14세의 루이와 티벳 고원에서 만난 말 한 마디 안 통하던 어느 수도승이다. 관광객과 가이드의 관계가 아닌, 진정한 친구가 된 어린 루이의 이야기와, 손짓 하나와 침묵의 시간이 오히려 많은 것을 마음으로 말하던 황량한 티벳 고원에서 함께 걸었던 어느 수도승의 이야기는 친구란 무엇인지, 동반자란 무엇인지에 대한 우리의 선입관에 경종을 울린다. 5부 이동하는 것들에 관하여 자동차에 비하면 자전거는 한 없이 느리다. 그러나 인도 델리의 복잡한 거리에서는 자전거를 개조한 자전거릭샤가 가장 빠르다. 느리게 달리는 기차일수록 풍경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빨리 가는 것’보다 ‘어떻게 가는 것’의 가치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6부 먹는 것에 관하여 낯선 이에게 내미는 작은 군것질거리는 타인이란 벽을 허물고 누구라도 친구로 만들어 준다. 타지에서 먹는 고향의 맛은 너무나 반가와서 잊을 수 없는 법. 인도 한 복판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닭죽의 맛을 접한 이야기는 감동스럽다. 라면과 고추장을 섞은 된장찌개로 친구를 사귄 이야기는 재미있다. 7부 죽음과 삶의 공간에 관하여 타지마할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그러나 그 건물은 죽은 자를 위한 무덤이다. 부활을 꿈꾸었지만 결코 죽음에서 돌아올 수 없었던 두 사람을 위한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 결코 무덤은 아름다울 수 없다. 황소축제의 스페인은 삶의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다. 축제가 한창인 광장에서 낯선 이들과 친구처럼 어울린 이야기로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8부 일요일과 게으름에 관하여 일상을 벗어나고자 여행을 떠났다. 빡빡한 일정에 맞춰 답사를 온 것이 아니라면 여행지에서는 여유와 게으름을 부리자는 것이 저자의 지론. 여행하는 날은 늘 일요일이다. 해방감을 만끽하는 일요일 같은 여행을 가자. 9부 돌아옴에 관하여 여행을 즐겁게 떠날 수 있는 이유는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이방인에게 던지는 시선들로부터 해방되고 고단한 방랑과 가벼운 일탈들로부터 편히 쉴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내 원래 자리의 소중함은 떠나서야 알 수 있다. 그리고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