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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화이어야 했는가
영화에세이는 이미 여러 가지로 나와 있다. 2005년 등단한 이후 전국 수필잡지에 수필을 꾸준히 쓰며 한 길을 가고 있는 수필가 배혜경의 영화읽기는 기존의 영화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전문 영화 평론가의 글이 아니므로 특유의 장단점이 엿보이는데 장점으로 볼 수 있는 면이 많다. 영화를 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고마워 영화는 비평가다운 눈으로 무겁고 날카롭게 영화 자체를 분석하기보다 수필가다운 눈으로 채집하는 인간미 넘치는 내러티브에 보다 집중한다. 수필가 배혜경은 인간이 보편적으로 공감하고 나아갈 수 있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영화를 재미와 의미를 건져 올릴 수 있는 최상의 텍스트로 꼽는다. 그가 읽어주는 영화는 독자가 봤을 수도 있고 보지 않았을 수도 있는 영화를 향해 전혀 다른 표정을 하고 다가갈 것이다. 독자와 영화 사이를 농밀한 관계로 만들어줄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고마워 영화는 우리가 세상에서 대상과 맺는 관계가 껍데기뿐인 것을 싫어하여 영화와는 농밀한 사이가 되고 싶었던 그가 영화의 나날에 보내는 농밀한 인사라 하겠다. 그는 앞으로 보다 더 영화적인(영화다운) 점들에 포커스를 두고 영화이야기를 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영상언어 특유의 장점이 내러티브를 돋보이게 하는 방식에 집중할 것이다. 알라딘의 오랜 서재지기이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녹음 봉사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배혜경의 두 번째 에세이 고마워 영화는 영화를 빙자한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여러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영화가 아니면 표현해내지 못했을 방식으로 기쁘고 슬프며 동시에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지극히 사적인 기억과 해석으로 풀어낸 그의 이야기들로 독자는 힘과 위로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영화는 독자의 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로 재생산될 것이다. 그것이 ‘배혜경의 농밀한 영화읽기 51’을 부제로 한 고마워 영화의 힘이자 미덕이며 저자가 바라는 바이다. 섬세하고 단아한 문체 안에 대담하고 활달한 기운을 감추지 못하는 성실한 수필가 배혜경의 세 번째 책이 기대되는 이유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