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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41 여름을 맞이하는 마크라메 발 42 평화의 계피 스프레이 43 맛있는 종이실 부채 레시피 44 초라하지 않은 패브릭 박스 + 작은 더하기 45 권태 시 여행 충전기 46 다복다복 그림 액자 + 작은 더하기 47 단순해서 좋은 코바늘 손가방 48 이해해줄래? 나의 코드 49 행운의 꿀벌 주사위 + 작은 더하기 50 기필코 수제 치즈! 51 호두껍데기 편지함 52 특별할 것 없는 베갯잇 53 짝짝이 나무 수저 + 작은 더하기 54 행복 트레이 홀더 55 짝사랑 정리 노트 56 어디에나 맛있는 사과계피청 57 가을에서 겨울로 건너간 양말 58 자연스러운 게 자연스러운 개! + 작은 더하기 59 시간을 공유하는 스웨터 60 혼자라도 포근해, 카펫! + 작은 더하기 61 솔방울 종이 오너먼트 62 나 사용설명서 특별 부록. 나 사용설명서 마치는 글 |
소영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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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용하는 방법
작고 모자라고 좀 부서지면 어떤지. 이전의 기준과 다르면 어떤지. ‘잘’이나 ‘좋은’이 아니면 또 어떠한지. 빈 어깨를 펴고 나를 봐야겠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보는 나. 나를 싫어하지 않는 나와 높낮이에 상관없이 내 위치를 존중하는 나. 가벼울 수 있는 용기는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_본문 중에서 작업을 하고 남은 자투리 원단, 어린 시절의 소중했던 기억을 되살려 만든 손거울, 반려동물을 위한 작은 선물, 한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할 손편지 등. 핸드메이드로 뭔가를 만들어 쓰는 일은 때로 비효율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효율만을 위한 삶은 우리에게 소모하고 소비되는 과정 바깥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든다. 아무에게도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드는 일은, 소모적 일상의 진부함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소영 작가가 그간 만들어 온 소품과 물건들은 오직 ‘자신의 쓸모’를 위해 기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은 매화마다 소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감을 보낸다. 어쩌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하거나, 타인을 생각하며 만드는 물건은 모두 따뜻한 감성을 지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따뜻한 감성은 우리 자신을 둘러싼 차가운 시선의 장막을 걷어내고 오롯이 자신을 마주하게 돕는다. 매일 조금씩 자신의 영혼을 털어, 이 사회의 경쟁에 동참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 같은 감성이 필요한 건 그 때문이다. 중요한 건 내가 바라보는 나이고, 핸드메이드는 바로 그 시선과 시간을 선물하는 작업이다. 미미하고 보잘것없지만, 누군가가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신의 손으로 온전히 삶을 만들어나가는 태도. 공장에서 매번 같은 모습으로 찍어낸 물건들이 넘쳐나고 또 그만큼 너무 쉽게 버려지는 요즘, 핸드메이드야말로 가장 주체적인 삶의 태도처럼 보인다. 더불어 이 같은 태도야말로, 나를 사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균형 누구나 겪는 문제지만, 우리는 언제나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해야 하는 것은 사회가 정해준 규칙에 따른다는 뜻이고, 하고 싶은 것은 그 규칙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려는 시도다. 이제 막 가정으로부터 독립하고 자신의 생활을 책임지게 된 사회초년생부터, 자녀를 둔 중장년층까지 모두가 이 둘의 균형을 놓고 고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만을 하며 살아간다. 게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은 간혹 너무 넘치거나 모자라서, 무엇이 적당한 행복인지를 가늠하는 일도 버겁게 느껴진다. 그런 균형에 대해 주인공 소영도 많은 고민을 안고 지낸다. 쓸모 있는 계획을 세우려 하고, 그 일에 진심을 다하고, 좋든 나쁘든 그 결과가 ‘나’의 한 부분임을 알고 겸허해지는 것. 소영의 ‘작업 방식’은 대개 그렇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루라도 손을 쓰지 못하면 불편을 느끼거나 생활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손으로 직조해내야 하는 ‘도구적 인간’이니까. 이 같은 생활의 균형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최소한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꼭 지켜야 하는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사회가 정해준 규칙이 아니라, 직접 세운 최소한의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조금씩이나마 지켜나가는 것. 이토록 반복되는 하루하루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은 그런 사소한 자신과의 약속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