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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햇빛 속에서 · 전영학 15人 소설 · 우화등선(羽化登仙) _전영학 · 동강 숟갈 _박희팔 · 가족회의 _안수길 · 꿰맞추기 _최창중 · 허물벗기 _문상오 · 햇살의 허리를 비틀다 _김창식 · 백조가 된 여인 _강순희 · 육손이의 탈출기 _이귀란 · 사냥의 추억 _권정미 · 3번째 인생 _김승일 · 어느새 붉은 노을 _김미정 · 승자의 저주 _오계자 · 영원한 죄인 _정순택 충북 청소년소설 문학상 · 돌아가는 길 _김홍숙 · 청송의 아침 _이규정 · 심사평 · 2017년 당선작 「버스 안, 집으로 가는 길」 _최서희 · 당선소감 · 2018 충북 청소년 소설문학상 공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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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워서
밝음과 어둠을 분별토록 하는 햇빛 아래서 충북소설가협회 20호 소설집 표제작『우화등선』에는 속세를 벗어나 해탈하고자 하는 시인 ‘청학 님’과 그의 시상에 반하여 배움을 청하는 남녀가 등장한다. 아내가 가출한 현실 이후에, 아니 그러한 현실을 목도하고 청학 님을 알게 된 남자와 속세에 찌든 현실과는 다른 세상을 원하는 여자는 다른 목적을 가진 듯하지만 얼핏 닮은 모습으로 청학 님의 곁을 맴돈다. 갑작스러운 청학 님의 죽음에 그를 찾아가는 남녀의 의미심장한 뒷모습은 직접 볼 수 없는 나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두루미라는 시집을 낸 시인 청학 님이 그러했다. 그는 언제나 붉은색 계열의 베레모를 쓰고 짤막한 검정색 물부리를 물고 다니셨다. 그가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햇빛이 온화한 창가에 앉아 물부리를 입에 물고 있는 정경이란 꼭 한 마리 두루미였다. 게다가 은은히 내뿜는 담배 연기가 그의 머리 위를 너울거릴라치면 구름 속을 날아가는 한 마리 거룩한 청학을 떠올리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시 두루미는 곧 그 자신이 아닐 수 없었다. …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나는 별도리 없이 청학 님처럼 신선이 되는 길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허망할지라도 만약 그 길마저 포기한다면 나는 금세 도태되어 매장될 게 솔직히 두려웠던 것이다. 갈 길이 나뉜 뒤 은정이 나한테 선배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연인 냄새가 콜콜 나는 ‘오빠’라기엔 왠지 저속하면서 자존심으로도 안 될 터였고, 나이로 보나 청학을 따르기로 한 시기로 보나 선배가 제법 마땅하다고 생각했음 직하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