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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솔거의 죽음
양장
조정래
해냄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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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동맥
빙하기
술 거절하는 사회
살풀이굿
삶의 흠집
이방지대
인형극
검은 뿌리
방황하는 얼굴
비틀거리는 혼
허깨비 춤
변신의 굴레
신문을 사절함
어떤 솔거의 죽음

작가 연보

저자 소개 1

Jo, Jung Rae,趙廷來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등을 출간하였으며,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성옥문학상, 동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동리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 · 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조정래 문학전집』의 1권 「대장경」에서부터 부패한 권력에 대한 비판, 민중에 대한 신뢰, 예술적 완성을 향한 집념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직접 체험을 소설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자신의 소설 원칙을 철회하는 것과 아울러 갑오농민전쟁과 3.1운동 광주민중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중 항쟁의 역사를 대하소설로 풀어낼 계획을 세우고 「태백산맥」집필 준비에 들어간다.

고초 끝에 1만 6천 5백장 분량으로 6년간 연재된 태백산맥은 좌익운동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파헤치며 우리 민족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모순을 비판적 시각으로 다뤄 젊은 세대의 공감과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태백산맥은 완간 되자마자 문학담당기자와 문학평론가들에 의해 ‘1980년대 최고의 작품’, ‘1980년대 최대의 문제작’으로 꼽힌다.

태백산맥을 마치고 다시 1년쯤의 취재와 자료 정리기간을 거쳐 1990년 12월 아리랑 집필에 착수하고 1995년 7월에 2만장 분량의 원고를 탈고한다. 아리랑은 일제의 식민지배체제에서 왜곡된 민족의식을 바로 세우려는 작가의 집념이 서려 있다. 그리고 마침내 현대사 3부작의 말미를 장식하는 대하소설 「한강」을 마치고 ‘20년 글감옥’ 에서 출옥했다. 한강은 현대한국사회의 풍경화를 그려나간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3부작은 전 32권 5만3천여장의 원고지에 높이가 5m50㎝에 이르며 그간 조정래의 책은 1000만부 가까이 팔려나갔다.

그의 대하소설『태백산맥』은 원고지 1만 6천 5백장의 방대한 분량 속에서 60명이 넘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남기는 80년대 분단문학의 대표작 중의 대표작이다. 그 동안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어왔던 해방직후의 역사적 진실을 현미경 들이대듯 파헤치고 있으면서도 작품 전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아리랑』은 식민지시대를 깊은 역사 인식으로 탐구한 대하소설로 김제 출신의 인물들이 군산, 하와이, 동경, 만주, 블라디보스톡 등지로 옮겨서 40여 년의 세월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일제시대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일제의 폭압에 맞선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과 승리의 역사를 부각 시키고 있어 민족적 긍지와 자긍심, 자존심을 회복케 하는 역작이다.

『한강』은 1959년 이후의 한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철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한없이 세밀한 현미경의 시선과 한 번에 굽어보는 망원경의 시선이 교차하는 조정래 문학의 완결판이다. 4.19, 5.16, 10월 유신과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격동의 세월을 10권의 책으로 묶었다. 저술에 들어가면 어느 작가보다도 근면하고 규칙적으로 원고지를 채워나간다는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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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632g | 128*188*30mm
ISBN13
9788965740056

책 속으로

사채(私債) 동결(凍結). 길순이는 물론 봉자나 분옥이도 그 어려운 말뜻을 알 까닭이 없었다. 그리고 그들 외에 광명(光明) 직물염색공장의 2백여 여공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말뜻은 곧, 회사나 공장 등을 상대로 빚놀이하던 돈의 이자를 못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원금조차 묶어버린 새로 만들어진 법이라는 풀이가 누군가의 입으로부터 터져나왔다. 그때서야 비로소 2백여 여공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화들짝 놀라고, 입을 딱 벌리고, 얼굴이 사색이 되고, 털썩 주저앉고, 발을 동동 구르고, 엉엉 울고, 그래서 수돗물이 탕을 넘쳐흐르고, 탕마다 헹궈내지 않은 옷감이 뒤헝클어지고, 오렌지색이 빨간색으로 둔갑을 하고, ‘시야게’ 감에 때가 묻어났다. 그리하여 반장이 소리지르고, 관리과 직원이 아우성을 치고, 관리계장이 호랑이 울음을 울고, 관리과장이 납시는 소동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변소길에 휴지로나 쓰고 어쩌다 연탄불을 지필 때 숯 밑에 놓는 불쏘시개로나 찾던 신문을 손수 사들게 되었다. 그러나 깨알보다 작은 글씨를 아무리 읽어봐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길은 막연했다.---「동맥」중에서

30근의 고기, 세 짝의 갈비. 한꺼번에 그걸 다 먹어치우려면 얼마만큼의 입이 동원돼야 할까. 한 사람 앞에 고기 한 근, 갈비 서너 대로 잡더라도 30개의 입이 필요하다. 30명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크기의 집이 있을까. 아마 이삼 일을 계속 치르는 잔치겠지. 그렇다면 이 여름에 고기가 견뎌내지 못할 텐데. 그럼 그 많은 고기를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가 있단 말인가.
“어머…….”
“앞 좀 보고 다녀요.”
내가 미처 사과를 할 틈도 주지 않고 긴 홈웨어를 입은 여자는 나를 훑으며 지나쳐갔다. 나는 역정이 났다. 어쩌자고 그따위 얼빠진 공상에 말려들다가 이런 창피를 당하는지, 나 자신이 풍기는 원색의 속물 냄새가 역겨웠다. ---「이방 지대」중에서

강 사장의 직함은 사장뿐만이 아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사업상 이용되고 있는 당연한 호칭에 불과했다. 강 사장이 애지중지 여기는 직함들은 따로 있었다. 보통 명함보다 한결 커보이는 강 사장의 명함에는 그 직함들이 고딕 활자로 거만스런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지역사회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 향토정화위원회 위원장, 만세국민학교 사친회 회장, 이 세 가지 직함이 그것이었다. 강 사장은 이 명함을 상비하고 다니다가 기회만 있으면 척 내밀곤 했다. 사법서사에서 소개하는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 뒷골목 니나노집에 들렀다가 못 보던 색시가 눈에 띄면 악착같이 옆에 불러 앉히곤 그 큰 명함을 기세 좋게 빼서 색시의 코앞에 디밀고는, 나 이런 사람이야, 거드름을 피웠다. ---「허깨비 춤」중에서

“바로 저 모습이 성주님의 참모습인 줄 아뢰오.”
“이제야 비로소 성주님의 인자하심과 후덕하심이 생광을 얻은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사옵니다.”
“감히 무어라 아뢰오리까. 성주님의 영정을 우러르매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은혜에 그저 몸둘 바를 모르옵니다.”
(중략)
족자에 그려진 얼굴은 얼핏 보아서는 생판 딴사람이었다. 우선 삐져나오도록 살이 찌지 않은 게 그랬다. 그리고 눈도 서글서글했고 입술도 미련스럽게 투박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심술이나 탐욕스러움 대신 미풍 같은 미소가 번져나는 속에 한없이 인자하고 후덕한 기운을 훈훈하게 풍기고 있었다. 흡사 부처님이 의관 정제한 것이 아닌가 착각할 지경이었다.

---「어떤 솔거의 죽음」 중에서

출판사 리뷰

부와 권력에 짓밟히는 인간의 고뇌와 분노
대한민국의 시대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조정래 대하소설『태백산맥』『아리랑』『한강』
그 모태가 된 청년기 대표 단편집


“분명 거울만은 거짓을 말하지 않으리라”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렸음에도 목숨을 위협받는 화가,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 채 부의 축적에 몰두하는 의사,
급격한 빈부격차로 상대적 소외감에 시달리는 중년의 여인……
권력의 횡포과 모순된 사회구조에 대한 거침없는 폭로와 통찰!

시대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예리한 시선, 매섭고 준엄한 글맛으로 이미 1천 3백만 이상의 독자들을 감동시킨 작가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으로 우리나라의 근현대 비극을 예리하게 소설화한 그의 청년시절 대표작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올해 2월 출간된 작가 초기 단편소설집 『상실의 풍경』 이후의 작품들을 모은 『어떤 솔거의 죽음』은 작가의 청년기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의문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1974년부터 1977년까지 문예지에 발표한 14개 작품이 수록된 이 책은, 1999년 「조정래 문학전집」(전9권) 중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1970년 문단에 데뷔해 작가생활 40년 동안 단편, 중편, 장편소설을 발표하고 대하소설을 집필하기까지 작가가 어떠한 사회인식과 통찰을 지녀왔는가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는 이 작품집에는 70년대 과도한 경제개발과 산업화로 고통받는 인간 군상들의 처절하고 애틋한 모습을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들부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의 폭력과 억압을 풍자한 작품까지 작가가 행한 다양한 소설적 시도가 담겨 있다.

산업화로 인해 도시빈민이 되어버린 농촌 처녀 길순의 이야기 「동맥」, 한강변 고급 맨션촌 옆에 자리 잡은 15평 공무원 아파트를 소유하게 된 주부가 겪을 수밖에 없는 이질감을 소재로 한「이방지대」, 돈만 밝히는 의사를 통해 윤리적 판단이 배제된 불행한 상황을 묘사한「검은 뿌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렸다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환쟁이를 다룬 「어떤 솔거의 죽음」등은 신분과 빈부의 격차가 가져온 사회구조적 부조리에 대해 작가가 품고 있는 비판적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학평론가 김재용은 “산업화 과정을 다루면서 경제 외적 강제의 지속과 이로 인한 공적 영역의 결여라는 천민자본주의의 현실에서 관찰하고 나아가 이를 분단 현실이란 역사적 원근법 위에서 묘파해 내는 작가의 기량은 가히 그로 하여금 분단 시대의 한 중심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손색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고 하며 “70년대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과학자들이 이 소설들을 읽어야 할 필요성마저 제기된다”고 평한 바 있다.

이미 수십 년 전 청년작가가 고민한 문제들이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한 번 더 곱씹어보게 되는 『어떤 솔거의 죽음』은 우리 스스로 발전된 모습을 그려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읽어봐야 할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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