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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그대처럼
닿았기에 닳아 버린 미생이전 未生以前 운명의 굴레 그 후의 이야기 또 다른 인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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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은 눈을 꽉 감았다. 울음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자신 역시도 저렇게 목 놓아 울어 버리고 싶었다.
“저들이 일평생 아등바등 산 것…….” 초란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보상해 주나요?” 죽은 후에 새로이 태어나는 것, 그것이 무슨 상관일까. 이곳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하릴없이 죽어 버렸는데, 그 이후의 삶이 무엇이 중할까. 어차피 다음 생을 위하여 지금 생을 살아야 한다 하면 구태여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초란은 주신의 근본적인 생각을 부정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목전에 놓여 있는 모든 상황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으므로. “선비님.” 초란은 매고 있던 활을 꽉 움켜쥐었다. 마음이 미어졌다. 무력감이 몸을 휩쓸었고, 무거워진 마음은 가라앉아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저들이 죽은 것이 운명이라면, 그리고 내가 이 모든 상황을 목도한 것이 운명이라면, “제가 할게요.” 운명대로 살아 주리라.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