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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전쟁과 다람쥐
49 팔각 성냥 71 밝고 따뜻한 날 107 부끄러운 어른들 121 곰돌이의 화려한 변신 133 감나무가 있는 풍경 |
李東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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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들보다 꿈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많기만 하겠습니까. 아이들의 꿈은 아름답고 순수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든지, 겨울 왕국의 마왕을 내쫓고 은하수를 여행한다든지 하는 꿈이 그러하지요. 그러나 이 책에 담긴 이야기에는 그런 꿈들을 찾기 힘듭니다. 대신에, 그런 꿈에서 비로소 깨어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아파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여러분은 금방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러고는 주인공들과 함께 곰곰 생각에 잠길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저 우주에 대해.
--- 저자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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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을 지배한 전쟁
이동하 선생님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전쟁의 참상을 몇 편의 소설로 옮겼습니다. 〈전쟁과 다람쥐〉도 그런 내용이지요. 〈전쟁과 다람쥐〉에는 전쟁을 그저 불꽃놀이 정도로만 생각했던 소년 욱이가 우연히 사로잡은 새끼 다람쥐를 전쟁 때문에 휴교한 학교에 숨겨 두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소년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생명에 대한 애정이 전쟁이라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어떻게 굴절되는지 보여줍니다. 다람쥐를 걱정하는 아이의 조바심과 무심한 어른들의 모습을 엮으면서 전쟁의 폭력성을 극적으로 그려냅니다. 〈감나무가 있는 풍경〉에서 “감나무”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자리이면서도, “피난민들의 초라한 행색과 비럭질에 다름없는 생활”을 지켜보면서 전쟁으로 표현되는 어른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자리였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무렵 감나무가 있는 집을 버리고 도시로 떠나게 되자, “늘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담은 이야기입니다. 그가 만년에 엉뚱한 고장에 짐을 푼 것도 서울에서 멀어지는 것을 겁내서라기보다, 막상 돌아갈, 돌아가고 싶은, 그 고향이 없어졌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만년의 삶이란, 귀향 의지를 포기한 삶일 수밖에. 더러 까닭 없이 마음이 썰렁해지곤 하는 것도 어쩌면 그 탓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감나무가 있는 풍경〉 가난한 유년 시절의 위로들 〈팔각 성냥〉에는 처음으로 자신의 생일 선물을 직접 사게 된 어린아이의 설렘이 담겨 있습니다. 동시에 우연히 마주치게 된 서커스단의 소녀에게 반하면서 느끼는 소년의 설렘도 같이 담겨 있지요. 난생 처음 생일 선물을 직접 살 수 있게 된 아이는 드디어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배우게 되지요. 장터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낸 뒤 무섭고 “어두운 밤길을 혼자서 내처 걸어”가야 했으니까요. 아이들이 어서 빨리 어른이 되길 꿈꾸는 것처럼,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밝고 따뜻한 날〉에서처럼 말이지요. 〈밝고 따뜻한 날〉의 추억 여행은 마당에서 우연히 찾은 구슬 한 상자에서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의 소중한 보물을 발견한 아버지는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그 추억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아버지가 찾아낸 구슬은 가난한 유년 시절을 위로해주던 기쁨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아이들은 야속하게도 아버지의 보물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들의 부끄러움 〈곰돌이의 화려한 변신〉에서 아이는 곰 인형을 그냥 인형이 아닙니다. 아이는 곰 인형을 물건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 같은 관계로 이해합니다. 엄마에게 곰 인형은 아들이 유난히 집착하는 편집증의 대상이지만, 아들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친한 친구였지요. 〈부끄러운 어른들〉은 이웃에 대한 부모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이해 타산적인 어른들의 세계를 강조해서 보여 주지요. 아이들의 싸움에서조차 사회 계층과 같은 위계질서나 빈부의 격차를 먼저 따지고 생각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그 어른들의 아이들 역시 같은 시선으로 친구를 바라보며 싸움을 합니다. 곰 인형을 친구로 생각하는 아이를 못마땅해 하는 엄마(〈곰돌이의 화려한 변신〉)나, 아이들의 싸움을 계산적으로 바라보는 어른들 모두 ‘부끄러운 어른들’인 셈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어린 시절을 잊게 되지요. 어린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으로서의 반성이 동시에 담긴 이야기들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모두 깊은 감동을 전하면서 더불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