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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Part 1 북한의 문화사 식민지 시대, 1910~1945년 소련 점령, 1945~1948년 전쟁과 재건, 1948~1966년 문화혁명에서 김일성 사망까지, 1966~1944년 고난의 행군, 1994~1998년 해방기, 1998~2008년 위기에 처한 북한, 2008년 이후 Part 2 북한 선전을 통한 북한의 이해 1. 조국과 신화 2. 김일성과 신화 3. 김정일과 신화 4. 외부 세계와 신화 5. 남한과 신화 결론 주석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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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 책에서 의도하는 바는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북한의 이데올로기는 별로 복잡하지 않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인종에 기반을 둔 북한 세계관을 굳이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면, 극좌보다는 극우 쪽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 사실 파시스트(Fascist) 일본의 세계관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북한에 ‘파시스트’라는 딱지를 붙일 생각은 없다. 이 용어를 이용하기가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친일파가 없었다고 남한 좌파와 미국의 역사가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가 주장하는 바와 달리, 해방 후 평양으로 이주한 거의 모든 지식인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일제와 협력한 사람들이었다. 소설가 김사량처럼 특히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몇몇 인물들은 사실상 서울에서 쫓겨났고, 북쪽은 그런 협력자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1981년에 북한에서 발행된 한 역사책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지난 날 공부나 좀 하고 일제기관에 복무하였다고 하여 오랜 인테리들을 의심하거나 멀리하는 그릇된 경향을 비판 폭로하시면서 오랜 인테리들의 혁명성과 애국적 열의를 굳게 믿으시고 그들을 새조국 건설의 보람찬 길에 세워 주시었다”라는 부분이 나온다. (김일성 형제도 중국에서 일본군의 통역관 노릇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982년에 김정일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여 ‘경애하는 지도자’의 직함을 얻고 그 자신이 주도하는 터무니없는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성스러운 백두산에서의 탄생(실제로는 소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에 대한 효도, 문화 분야, 특히 영화제작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과 관련하여 많은 사실이 날조되었다. 외국인들은 부자 간의 권력 승계를 유교적 성향의 또 다른 증거로 보았지만, 김정일은 그의 아버지보다 한층 더 모성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한 소설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세상 어머니들 중의 어머니이시였다.” 반면에 북한의 선전은 지적인 교육 장면들을 아주 싫어한다. 조선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순수하고 선하기에 자신의 본능을 따를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흔히 외세나 지주들에 대항해 격렬한 폭력을 휘두르며 지적인 구속의 틀을 깨부수는 것으로 그려진다. 당 간부들은 가르치는 인물이 아니라 양육하는 인물로 나타나며, 책벌레들은 부정적인 인물들로 묘사된다. 한마디로 스탈린주의가 본능보다 지성을 우위에 두었다면 북한의 문화는 그 반대를 지향한다. 그래서 북한의 삶에 어느 정도 동정하는 시각으로 접근한 영국 다큐멘터리가 2004년 평양에서 상영되었을 때, '정신의 국가A State of Mind'(2004)란 제목을 ‘마음의 나라’로 번역했다. 김정일이 편히 쉬는 모습은 절대 공개되지 않는다. 그의 옷은 소박하고 검소하며 대개는 단조로운 갈색이며, 지퍼로 잠그는 상의와 그에 어울리는 바지를 입는다. 아버지와 달리 그는 절대 정장을 하지 않는다. 화가들은 항일투쟁과 관련 있는 현장에 혼자 와 있거나 흠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주민들을 마주하는 김일성을, 약간 외로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젊은 김정일을 흔히 그린다.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김정일이 조선민족을 너무 사랑해 그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까지 바쳤다는 것이다. 남한을 거의 전적으로 민족주의적이고 도덕주의적인 논리로만 비난을 하는 북한 선전은 남한의 경제적 풍요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과장하기까지 한다. 이것은 분명 나중에 드러날 새로운 사실들에 대비해 인민들에게 일종의 예방접종을 하려는 의도다. 물질적으로 아무리 풍족해도 자유와 정의에 대한 남쪽 동포들의 갈망을 잠재울 수는 없다는 것이 이 선전이 전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시각예술 작품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남측 동포들은 더 이상 쓰레기더미 위의 굶주린 어린이가 아니라, 이른바 통일 깃발을 흔드는 정장차림의 잘생긴 남자이거나 교실 스크린에 비친 김정일의 서명 이미지에 흥분한 우아한 옷차림의 여학생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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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권력을 잡은 후로 나온 북한 관련 서적 중 가장 중요한 책!
북한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북한 주민들은 무엇을 믿고, 자신과 주변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이다. 그러나 이 질문들은 흔히 간과되기 일쑤이다. 물론 북한에 개인우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 사실 하나만 가지고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이해하기란 어렵다. 북한의 지도자는 무슨 논리로 우상화되는지, 그의 사명은 무엇인지, 그가 이끄는 국가는 어떤 운명을 지니고 있는지 이런 물음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소위 말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이해해 나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인종에 기반을 둔 북한 세계관을 굳이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면, 극좌보다는 극우 쪽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사실 하나만 이해해도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과 냉정시대 방식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서구 세계 정책의 헛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의 주요 안보상의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남한의 번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반도의 분단 상태를 무기한 연장하는 것에 큰 불만이 없다. 이것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그동안 통일을 막아온 주된 세력이 깨닫게 아니라 바로 같은 동포들이란 사실을 북한 주민들이 깨닫게 되면 김정일 정권이 표방하는 세계관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한 명쾌하고도 잘 정리된 분석! 이 책은 총2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에서 처음 시작되는 공식적인 문화의 역사적인 전재 과정을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어머니 같은 지도자들과 자식 같은 조선 민족에 대한 신화로부터 ‘미제의 식민지’인 남한에 대한 선전의 주요 신화를 각각 차례대로 논할 것이다. 2부의 각 장에서는 북한 선전에 등장하는 조국, 김일성, 김정일, 외부 세계, 그리고 남한과 관련된 신화들을 한두 페이지도 압축해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선전의 내용들을 과장된 선전 문구를 흉내 내어 썼지만, 직접적인 용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또한 북한 선전 중 외부 세계와 북한의 관계를 알게 해주는 선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한 명쾌하고도 잘 정리된 분석으로 세계의 외교정책 담당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북한과 정치적인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느끼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리더들은 의무적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