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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강가에서
양장
맹난자
bookin(북인)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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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존재에 대한 단상
홍시 12
코스모스 14
벌레 16
까마귀 19
모과 한 알 31
모월모시(某月某時) 33
문답(問答) 36
법정 스님의 엽서 43

제2장 몸에 대한 사유
몸 48
몸을 붙들고 51
나는 몸으로 쓴다 58
간시궐(幹屎厥) 60
냉장고의 눈물 65
데미지 67
사드 후작에 관하여 74

제3장 자연에서 배우다
고엽(枯葉) 94
숲으로 가자 100
자연에서 배우다 105
화두 108
유택(幽宅) 114
가을 117
시간의 강가에서 124

제4장 문학의 힘
붓 한 자루 134
문학의 힘 138
정신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문학밖에 없다 142
노년의 식탁 146
저물녘 벌판에 앉은 눈사람처럼 150
인공지능, 수필을 쓸 수 있을까 154
좋은 수필을 쓰려면 162

제5장 독서의 즐거움
그 밝은 것을 어둡게 하라 174
가득 찬 것은 오래 갈 수 없다 178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182
자아의 속임수를 폭로하다 185
만들어진 신 188
마지막 선물 191
보르헤스의 불교 강의 195

제6장 불교로 읽는 문학
사무엘 베케트 씨에게 200
몽테뉴의 ‘수상록’ 212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221
말라르메의 부재(不在)인식과 허공 꽃 237

해설 진심출사(眞心出死)의 수필미학 / 유한근 · 259

저자 소개 1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국문과와 동국대 불교철학과를 수료했다. 공식적인 최초의 작품은 1964년 통도사 극락암의 경봉 스님을 친견하고 쓴 기행문 「극락지일야(極樂之一夜)」로 대한불교 신문에 실렸다. 1969년부터 10년 동안 월간 『신행불교』 편집장을 지냈으며 1980년 동양문화연구소장 서정기 선생에게 주역을 사사하고 도계 박재완 선생과 노석 유충엽 선생에게 명리(命理)를 공부했다. 능인선원과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주역과 명리를 강의하며 월간 『까마』와 『묵가』에 ’주역에세이‘를 다년간 연재했다. 수필선집 『까마귀』, 수상록 『본래 그 자리』(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국문과와 동국대 불교철학과를 수료했다. 공식적인 최초의 작품은 1964년 통도사 극락암의 경봉 스님을 친견하고 쓴 기행문 「극락지일야(極樂之一夜)」로 대한불교 신문에 실렸다.
1969년부터 10년 동안 월간 『신행불교』 편집장을 지냈으며 1980년 동양문화연구소장 서정기 선생에게 주역을 사사하고 도계 박재완 선생과 노석 유충엽 선생에게 명리(命理)를 공부했다. 능인선원과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주역과 명리를 강의하며 월간 『까마』와 『묵가』에 ’주역에세이‘를 다년간 연재했다.

수필선집 『까마귀』, 수상록 『본래 그 자리』(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수필집 『빈 배에 가득한 달빛』, 『사유의 뜰』, 『라데팡스의 불빛』, 『나 이대로 좋다』, 『시간의 강가에서』(2018년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 에세이집 『하늘의 피리소리』(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선집 『탱고 그 관능의 쓸쓸함에 대하여』 『만목의 가을』이 있으며, 역사 속으로 떠나는 죽음 기행 『남산이 북산을 보며 웃네』와 개정판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기억하라』, 작가 묘지 기행 『인생은 아름다워라』 『그들 앞에 서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진다』(Ⅰ·Ⅱ), 그리고 『주역에게 길을 묻다』(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와 일어판 『한국 여류 수필선』 외 공저 다수가 있다.

2002년부터 5년 동안 수필 전문지인 『에세이문학』 발행인과 한국수필문학진흥회 회장을 역임하고 『월간문학』 편집위원과 지하철 게시판 <풍경소리> 편집위원장을 지냈다. 또한 (사)국제펜한국본부 자문위원, 『젊은수필』과 『The 수필』 선정위원장, (사)한국문인협회 상벌제도위원장 역임, 현재 (사)한국수필문학진흥회 고문이다.

현대수필문학상, 남촌문학상, 정경문학상, 신곡문학 대상, 조경희수필문학 대상, 현대수필문학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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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86쪽 | 438g | 133*195*20mm
ISBN13
9791187413288

책 속으로

모과 한 알

수필가 K씨는 해마다 마당에서 수확한 가을을 보내온다. 이번에도 상자 속에 모과 세 개가 들어 있었다. 아기 머리통만한 모과는 손끝에서 무쭐했다.
아마도 그녀의 정원에서 간택된 제일 잘 생긴 놈이지 싶다. 피부는 어린 연두에 노랑 빛깔을 띠고 있으나 몸통은 산맥처럼 꿈틀대는 골격이 범상치 않다. 그 중 두 개는 모과차를 만들고 두상(頭像)과 빛깔이 제일 나은 것을 골라 안방 문갑 위에 두었다. 방문을 여닫을 때마다 은은한 향기가 따라나오고 빛깔도 점차 황금빛으로 익어갔다.
어느 날은 방문을 여니 모과가 그 방의 주인인 것처럼 정좌(靜坐)하고 있었다. 미더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 시간은 어디까지였을까?
가을이 땅으로 내려앉고 하늘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을 무렵인가, 그때부터 그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몸에 갈색 반점이 번지고 늙은 대추마냥 쪼그라들더니 시커먼 하나의 돌덩어리에 불과했다.
“들어내야지” 하면서도 왠지 손길이 쉽게 가지 않았다.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의 회랑을 돌 때였다.
울퉁불퉁한 시커먼 돌덩어리, 그건 내 첫인상이었고 청동으로 부조된 자코메티의 마지막 작품 〈앉아 있는 남자의 흉상〉이었다. 배코 친 두상에 비쩍 마른 얼굴, 눈빛은 형형한데 그친 입술〔止〕은삐뚤어졌고…… 뭔지 모를 고통이 솟구쳤다. 그때 등신불이 떠올랐다.
젖줄이 끊긴 아이처럼 나무에서 박리(剝離)된 채 제 모습의 꼴을 갖추느라고 힘들었을 모과의 고행(苦行)정진이 짚어졌다.
나는 그날 우연히 모과 한 알에서 고행승의 열반을 보는 듯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제1장 ‘존재에 대한 단상’에서는 홍시, 코스모스, 벌레, 까마귀, 모과 한 알 등 여러 사물과 유기체인 미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생명에 대한 존재 의미를 탐색한 글을 읽을 수 있다.

제2장 ‘몸에 대한 사유’에서는 정신과 대척적인 자리에 있는 육체에 대한 욕망과 사랑, 노화(老化) 등을 다루었다. 「몸」, 「몸을 붙들고」, 「나는 몸으로 쓴다」, 「간시궐」, 「냉장고의 눈물」, 「데미지」, 「사드 후작에 대하여」 등 7편의 ‘몸 수필’은 다른 언어로는 ‘영혼의 수필’ ‘죽음 인식의 수필’이라 불릴 수 있다.

제3장 ‘자연에서 배우다’에서는 공자, 노자, 라즈니쉬. 보르헤스의 자연관과 시간관을 통해서 인간의 생사 과정에서의 제 문제를 탐색했다. 표제작 「시간의 강가에서」는 강가에 서서 흐르는 강물을 보고 ‘간다는 것’에 대한 사유로 시작한다. “잔잔한 물살 위에 흐르는 시간, 물 수[?]와 갈 거(去)를 합하면 법(法) 자가 된다. 법(法)이란 진리, 물이 흘러가는 ‘흐름’이 진리가 아닐까. 돌이킬 수 없는 그 흐름의 원형은 시간일 터”라며 시간에 대해 진지하게 사유케 한다.

제4장 ‘문학의 힘’에서는 노자, 원효를 비롯한 동서양의 석학과 문인인 춘원, 루쉰, 조나단 스위프트, 오에 겐자부로, 마크 트웨인, 존 스타인벡과 헤세의 정신사적 편력을 살피면서 문학의 힘인 현상학을 탐색한다. 「붓 한 자루」나 「문학의 힘」은 평생 힘써온 수필쓰기와 사람을 변화시키는 문학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쏟아낸 글이다.

제5장 ‘독서의 즐거움’에서는 『주역』, 법정 스님의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프랑스 철학자인 아버지 장 프랑수아 르벨과 승려가 된 그의 아들 마티유 리카르의 대담집 『승려와 철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웰다잉 체험교실을 운영 중인 오진탁 한림대 교수의 『마지막 선물』, 보르헤스의 『불교 강의』 등 작가가 섭렵한 독서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제6장 ‘불교로 읽는 문학’에서는 위와 같은 맥락으로 사무엘 베케트, 몽테뉴, 카잔차키스, 말라르메의 글에서 문학사상과 불교사상의 연관 관계를 탐색하였다.
맹난자 수필가의 『시간의 강가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작가의 사상적 궤적을 일별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면서도 따라잡기가 벅참을 진솔하게 토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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