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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in Badi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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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정치를 죽이는 정치철학과 국가라는 독으로부터
정치를 되살리는 철학의 정치 담론 바디우가 말하는 정치철학의 문제는 정치를 혹은 정치적인 것을 대상의 위치에 두고 철학만이 그 대상으로서의 정치를 사유한다고 상정하는 것이다. 그럴 때 철학은, 혹은 보다 정확히 말해서 정치적인 것을 대상으로 삼는 정치철학은 정치에 관한 지식을 직조하는 하나의 지식 체계가 되며, 특히 차악의 정치로서의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국가/상태etat의 유지에 봉사하는 금지의 규범 혹은 윤리학이 된다. 이러한 금지의 규범이 말하는 정치는 선거와 정권 교체에 따른 현 상태의 반복적 존속을 만들어낼 뿐이며, 거기에는 어떠한 진정한 변화도 상상할 수 없는 사유의 불임 상태가 주어질 뿐이다. 이러한 사유가 국가라는 재현적 체제의 유대紐帶에 얽매이게 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정치를 관찰 대상으로, 구경거리로 삼는 정치에서 변화를 위한 주체는 산출될 수 없으며, 민주주의라는 가면 뒤에 가려진 자본-의회주의가 권장하는 의견 혹은 여론의 장에서 구경꾼들의 무익한 논평들만이 펼쳐질 뿐이다. 진정한 정치를 죽이는 대상성과 유대라는 두 가지 독에 대해 바디우가 제시하는 해독제는 당연히 정치를 그 자체로 주체성(주체적 사유 과정)으로 간주하는 것, 그리고 정치(특히 오늘날 유일한 정치체제라고 인정되는 민주주의)를 국가의 유대로부터 빼내어 진리 절차로서의 정치로 가져오는 것이다. 바디우가 말하는 ‘메타정치론’이란 이처럼 진리 절차로서의 정치를 조건으로 철학을 구축함으로써 정치와 철학의 관계를 정립하는 철학의 정치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부터 실뱅 라자뤼스, 루이 알튀세르, 맑스, 레닌, 마오 등을 거쳐 랑시에르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중요한 정치 사상가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넘어서며 바디우가 새롭게 구축해나가는 ‘메타정치론’을 통해 독자들은 현대 정치 사유를 횡단하고 조망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촛불혁명’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정치적 전기가 갖는 의미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메타정치론’을 통해 더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진리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를 통해 모두를 위한 평등으로 이르는 길 바디우는 1장[정치철학에 반대하여]에서 의견의 우위와 공론장의 활성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아렌트의 사유에 따른 정치철학을 비판한 후, 2장[사유로서의 정치: 실뱅 라자뤼스의 작품]에서 정치를 ‘-에 대한 관계’가 아닌 ‘-의 관계’에 따라 파악함으로써 정치가 대상성이 아닌 주체성(사유의 주체적 과정)임을 밝히고, 3장[알튀세르: 주체 없는 주체성]에서는 알튀세르의 사유에 이러한 시도의 흔적이 있으며 바디우 자신과 라자뤼스의 사유가 알튀세르의 사유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4장[정치의 탈유대]와 5장[민주주의라는 개념에 대한 고도의 사변적 논고]에서는 정치를 국가의 유대로부터 풀어내는 탈유대의 사유를 보여준다. 특히 5장의 논의는 하나의 국가 형식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유적인 공산주의의 세 가지 가설에 따라 사유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지 탐색한다. 길고 복잡한 가설적 분석 끝에 바디우가 내리는 결론은 민주주의가 좋은 국가도 유적인 공산주의도 아닌 그 자체의 고유한 평가에 따라 철학적 범주로 들어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철학이 말하는 정치의 영원회귀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장[진리와 정의]에서는 유대에서 풀려난 정치를 평가하는 철학적 기준이 정의임을 말하며, 그러한 정치의 결과가 평등주의적 이념임을 명시한다. 7장[랑시에르와 평등한 자들의 공동체]와 8장[랑시에르와 비정치]는 랑시에르에 대한 평가로 이루어지는데, 바디우는 여기서 랑시에르가 정치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있어 자신과 매우 유사하지만 그럼에도 민주주의자가 아니라는 비난이 두려워 정치철학과 비정치의 영역 사이에 머무른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9장[테르미도르 당이란 무엇인가?]는 테르미도르 당에 대한 사례 연구로, 국가와 이익의 결합에 따라 프랑스대혁명의 정치적 과정을 배신했던 테르미도르 당의 대부분이 원래 자코뱅당이자 정치적 미덕을 숭앙하는 로베스피에르 추종자들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현대판 테르미도르 당이 있음을 고발한다. 이 세 장은 정치철학과 국가의 유대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며, 그 유대에서 누렸던 상태적 안온함에 취해 국가/상태의 재현적 유대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반증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결론으로 제시되는 10장[진리 절차로서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에 대한 거리 두기’와 정치적 진리 절차로서의 민주주의에 대한 수치적 규정이다. 이 규정에서 정치에 의한 국가의 제어와 국가의 제어로 인해 힘을 얻게 될 다른 힘(예컨대 자본)에 대한 제어를 통해 도출된 결과는 평등의 수 1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