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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불륜을 노래하다
한흥섭
사문난적 2011.12.15.
베스트
동양철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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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서문 - 공자는 왜 불륜을 노래했을까

1. 물수리 / 2. 도꼬마리 / 3. 여치 / 4. 매실을 던진다네 / 5. 들엔 죽은 노루 있네 / 6. 참한 아가씨 / 7. 새 누대 / 8. 두 아들이 배를 타고 / 9. 담장의 찔레나무 / 10. 님과 함께 늙어야지 / 11. 메루리 쌍쌍이 노닐고 / 12. 상중에서 / 13. 여우가 서성거리네 / 14. 모과 / 15. 칡을 캐러 / 16. 대부 수레 / 17. 언덕 위에 삼밭이 있고 / 18. 둘째 도령님 / 19. 한길로 따라 나서서 / 20. 여자의 속삭임 / 21. 수레에 함께 탄 아가씨 / 22. 산에는 부소나무가 / 23. 떨어지려는 마른 잎이여 / 24. 얄미운 사내 / 25. 치마 걷고 / 26. 멋진 님 / 27. 동문의 텅 빈 터에는 / 28. 비 바람 / 29. 그대 옷깃은 / 30. 동문 밖에를 나가보니 / 31. 들엔 덩굴풀 덮였고 / 32. 진수와 유수 / 33. 동쪽에 해 떴네 / 34. 남산 / 35. 구멍 난 통발 / 36. 수레 타고 / 37. 분강의 습지에서 / 38. 땔나무를 묶고 나니 / 39. 우뚝 선 팥배나무 / 40. 갈대는 / 41. 동문에는 흰느릅나무 / 42. 형문 / 43. 동문 밖의 연못은 / 44. 동문 밖의 버드나무 / 45. 제방에는 까치집 있고 / 46. 달이 떠 / 47. 주림 / 48. 못둑 / 49. 하루살이

저자 주
《시경》 원문
참고 자료

저자 소개 1

韓興燮

고3 시절, 입시의 중압감으로 공부에 회의가 생기면서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든다. 재수 끝에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들어가지만 이미 시작된 삶에 대한 허무감에서 쉽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2학년을 마치고 간 군에서 어떤 여인을 알게 되어 제대하고 난 다음해 아무 대책 없이 그녀와 결혼한다. 이 세상 그 무엇에도 의미와 가치를 둘 곳이 없었던 시절, 그녀와의 해후는 하나의 구원이었다. 졸업 후 1년 뒤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하나 5월 광주민중항쟁이 터지면서 대학이 휴교하고 그런 와중에 스스로 학교를 중퇴한다. 그 전에 데모대에 합류해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고3 시절, 입시의 중압감으로 공부에 회의가 생기면서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든다. 재수 끝에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들어가지만 이미 시작된 삶에 대한 허무감에서 쉽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2학년을 마치고 간 군에서 어떤 여인을 알게 되어 제대하고 난 다음해 아무 대책 없이 그녀와 결혼한다. 이 세상 그 무엇에도 의미와 가치를 둘 곳이 없었던 시절, 그녀와의 해후는 하나의 구원이었다.
졸업 후 1년 뒤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하나 5월 광주민중항쟁이 터지면서 대학이 휴교하고 그런 와중에 스스로 학교를 중퇴한다. 그 전에 데모대에 합류해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최루가스에 질식할 뻔한 체험을 하고는 권력을 쥐어야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한다. 철학은 너무도 무기력하고 무의미했다. 고시 공부에 뛰어들게 한 건 그런 현실에 대한 분노였다.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어서 결국 3년 만에 포기하고 만다.

그 후 오랜 방황으로 모든 것에 좌절한 30대 중반의 후줄근한 나이에, 우연히 숭실대학교 철학과 조요한 선생님의 《예술철학》이란 책을 접한다. 이런 공부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그 나이에 참으로 철없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앞뒤 분간 못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 진학하는데, 놀랍게도 그곳이 나에게는 하나의 ‘오아시스’였다. 거기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조요한 선생님을 지도 교수로 모실 수 있었던 것은 나의 빈한한 삶에서 가장 뜻깊은 행운이었다. 그분을 통해 ‘존경심’이란 걸 평생 처음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여러 대학에서 철학, 미학, 국악 등의 강의를 아주 헐값에 했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로 일했다. 저서로는 《중국 도가의 음악사상》, 《장자의 예술정신》, 《한국의 음악사상》, 《우리 음악의 멋 풍류도》, 《한국 고대 음악사상》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성무애락론》, 《혜강집》, 《예기·악기》 등이 있다. 《한국의 음악사상》과 《한국 고대 음악사상》이 2001년과 2007년 각각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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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60g | 150*205*30mm
ISBN13
9788994122243

출판사 리뷰

공자의 ‘인간적 참모습’을 만나다

“산앵도나무 꽃잎이
살랑살랑 흔들리네.
어찌 그립지 않으리요마는
그대 머무는 곧 너무 머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리워하지 않는 것이지,
어찌 멀리 있다고 하겠는가?”
― 《논어論語》·〈자한子罕〉 편

공자만큼 지금까지도 한국인의 심성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공자의 이미지는 과연 공자의 참모습일까? 혹시 공자를 성자聖者로 떠받드는 후학들에 의해 원래의 모습이 왜곡(신격화, 우상화)되지는 않았을까?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의 저자인 동양 철학자이자 미학자인 한흥섭 박사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저자는 공자의 ‘참모습’이 이후의 유학자들, 특히 《시서詩序》의 저자나 주자朱子에 의해 상당 부분 변질, 왜곡되었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의 저자가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바로 공자 자신이 직접 편찬하여 전한 《시경詩經》의 해석을 둘러싼 문제들이다. 저자에 의하면, 주자에 의해 근엄한 도덕군자로 탈바꿈한 공자의 참모습은 실상 인간의 성정을 두루 이해하면서 그 약점마저도 감싸 안으려 했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다. 저자의 말씀을 직접 들어보기로 하자.

예컨대 공자는 다양한 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하기도 하였지만, 노래 부르는 것도 아주 즐겨했다. 《논어》에 보면 그는 다른 사람이 노래를 잘하면 그냥 있지를 못하고 ‘반드시’ 다시 부르도록 청하고는, 뒤이어 따라 부를 정도로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공자의 이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은 그동안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즐겨 부른 노래가 바로 《시경》의 시(노래)들이다. 또한 공자는 젊은이들에게 ‘호색好色’을 경계하라고 충고는 하였으나, 우리가 생각하듯 ‘호색’을 그렇게 완전히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았음을 《논어》에서 두 번씩이나 확인할 수 있다. ‘호색’을 인간의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생명력의 발현으로 보았을 뿐, 이를 윤리적으로 부정하거나 도덕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공자의 이런 뜻밖의 시각 역시 그동안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경전’이 아닌 ‘노래’로서의 《시경》

공자는 자신이 즐겨 불렀던 《시경》의 ‘노래들’을 자기 자식은 물론 제자들에게도 이상적인 정치지도자인 ‘군자君子’가 되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으로 《논어》에서 누차 강조하였다. 그런데 그런 《시경》의 노래들 속에 남녀의 불륜을 노래한 ‘불륜시’가 존재한다면,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이런 사실을 최초로 주장한 사람은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의 저자가 아니라 바로 주자였다. 주자가 누구인가? 그는 과거 중국과 조선 왕조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거의 700여년이나 장악한 유학의 완성자가 아니던가? 그는 이런 불륜시(주자 자신은 ‘음분시’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를 공자께서 《시경》에 편찬한 이유를 사람들에게 경계 삼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주자의 주장은 정당한가?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의 저자는 단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시경》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기원전 11세기 중엽~기원전 6세기 중엽) 시가집詩歌集으로 공자 당시에는 그냥 ‘시’ 또는 ‘시삼백’으로 불렸다. 말하자면 경전이 아니라 그냥 ‘노래가사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노래가사집인 ‘시삼백’은 공자에 의해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면서 한대漢代 이후 경전으로 격상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경전으로 격상되면서 자연히 그 안에 포함된 남녀의 솔직 대담한 사랑 노래는 경전의 위상에 걸맞게 변질, 왜곡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런 시각을 반영한 대표적인 해설서가 바로 《시서詩序》이다.

《시서》와 주자의 해석에 맞서다

《시서》란 《시경》의 305편 각 시편마다 짤막하게 그 대의大意를 밝힌 글이다. 그런데 이 《시서》의 견해에 따르면 남녀의 사랑 노래는 《시경》에 단 한 편도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 남녀의 사랑 노래는 사실 그대로 남녀가 자신들의 애정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이를 빗대 제3자가 당시 군주나 세상 풍속을 완곡히 풍자하거나 찬미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관점은 시를 오로지 정치 교화敎化의 도구로만 바라본 필연적인 결과로서, 주자의 관점에서 보면 철저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시서》의 해석은 무려 천년 이상 《시경》의 공식적인 해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이유는 《시서》의 작자를 공자나 그 제자인 자하子夏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주자 역시 처음에는 이런 《시서》의 견해를 수용했으나 후에는 이를 비판하게 된다. 주자의 위대함은 바로 이런 《시서》의 왜곡을 치밀한 고증을 통해 과감하게 바로잡았다는 점이다.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는 한편으로 주자의 이러한 관점에는 동의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서》와 주자의 《시경》 해석에 조목조목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자의 인간적인 참모습을 드러내려고 한다.
우선 저자가 주자의 주장에 동조하는 부분은 불륜시의 존재이다. 《시경》에는 주자의 주장대로 엄연히 불륜시가 존재한다. 주자의 위대성은 바로 《시서》의 해석과는 달리 불륜시를 불륜시로서 인정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의 저자는 불륜시의 존재 의미와 불륜의 기준에 대해서는 주자와 생각이 다르다. 먼저 주자는 불륜시의 존재 의미를 사람들이 그것을 읽고 이를 경계 삼아서 올바른 마음에 이르도록 하기 위해 공자가 《시경》에 이런 시들을 넣은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저자는 공자가 불륜시를 《시경》에 편찬한 이유를 그것이 “인간의 거짓 없는 또 다른 모습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본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공자의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 즉 ‘인仁’이 그의 사상의 핵심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이 바로 주자가 공자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라 주장한다.

동양적 정감 세계의 원형과의 접속

예로부터 《시경》에 대한 번역은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그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말할 수 있으나, 대개는 한시漢詩에서의 한자漢字가 지닌 다양한 해석 가능성과 모호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의 저자는 자신의 《시경》 해석의 정확성 혹은 신뢰성을 기하기 위해 《시서》와 주자의 해석을 함께 소개하여 비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경》의 원래 모습이 온전히 드러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는 《시경》의 노래들을 경전으로 격상되기 이전의, 공자가 선정하고 정리한 단계에서의 ‘시삼백’으로 온전히 이해하고자 한다. 말하자면 저자는 공자 당시의 ‘시삼백’을 보려는 것이지 공자 이후 경전으로서의 ‘시경’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주자가 그러했듯이 ‘노래를 노래 자체로’ 이해한다는 것이며, 《시경》(특히 민간의 노래인 ‘국풍國風’)의 ‘원초적 의미’에 접속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그동안 《시경》에 두텁게 덧씌워진 권위적이고 도식적인 일체의 유교적 해석으로부터의 탈피, 탈주를 뜻한다. 그렇게 해서 《공자, 불륜을 노래하다》는 거칠고 투박한 형태로 내장되어 있던 ‘동양적 정감 세계의 원형原型’과의 만남을 기대하게 된다. 이런 작업은 공자가 그랬듯이 ‘시삼백’의 의미를 이 시대에 새롭게 재발견하고 재해석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는 어쩌면 원래의 공자의 관점을 회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떻든 그 결과 잃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교조적 윤리의식이지만, 얻는 것은 ‘늘 그러한’ 인간정감의 진실(진정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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