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추천의 글 - 수녀, 시인 이해인
시작하는 글 - 생명이 있는 것들에게는 모두 엄마가 있다 story01 가슴으로 보는 엄마 - 전영미, 신비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개그우먼, 방송인 김미화 story02 더블베팅 해보실래요? - 전수경, 주시온·주지온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저널리스트 최광희 story03 바다가 허락한 인연 - 김정자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인권 지킴이 김나은 story04 천생연분이라 말해도 될까요? - 이화진, 이사강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뮤지션 최고은 story05 상처에서 핀 꽃 한 송이 - 김선희, 김은비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가수 인순이 story06 세상 어디든, 너와 함께 - 김혜경, 김나연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배우 곽혜리 story07 우리가 함께한 시간의 무늬만큼 - 송옥숙, 송지원·이창선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아나운서 윤영미 story08 치열하게 살고 부끄럼 없이 사랑하기 - 김언년, 이순주, 지나영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번역가 권남희 story09 엄마의 한 줄기 빛이 되어줘 - 홍명희, 최한빛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압구정 엄마표 토스트 이복남 story10 세 명의 엄마 - 정인애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수녀, 시인 이해인 story11 우리에게는 불완전이라는 에너지가 있었네 - 이미영, 김혜원·김혜인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배우 정혜선 story12 여자, 길을 걷다 - 박경자, 진서영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피부과 전문의 조애경 |
|
어떤 질문에도 웃음으로 답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내내 나를 응시하고 있던 그녀의 시선도. 인터뷰를 하던 중 나는 그녀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그렇게 당당히 앞으로 걸어 나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다. 그녀가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있을지 모른다.
‘존경’이라는 말, 나는 위대한 철학가나 과학자가 아닌 전영미 씨와 같은 사람들에게 그 단어를 바치고 싶다. 눈을 감고도 자신의 아이를 온전히 볼 줄 아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말이다. ---p.33 >> 나이가 들면 시력이 나빠지잖아요. 거기에 물안경까지 끼면 시야가 둔할 것 같은데요. 김정자 사실 잘 보여서 잡는 게 아니야. 그냥 대충 느낌으로 손을 뻗지. 저게 성게일 것 같다, 해삼일 것 같다 하는 느낌. 그런데 거의 맞아들어. 나는 내 손이 복손이라고 생각해. 나니까 내주고 나니까 돌을 집어도 멍게로 바뀌어버리는 거 아닐까 하고 말이지(웃음). 내 손은 황금손이다~ 생각하고 사니까 이렇게 잘됐어. 어머니의 크고 퉁퉁한 손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솥뚜껑 같다. 어머니 말대로 저 손에 얼마나 많은 돌들이 생명체로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p.77 슬며시 왔다가 때론 혹독하리만큼 텅 비워놓은 채 떠나가버리는 계절. 새로운 누군가를 맞이하는 일이란 매해 계절을 맞이하는 일과 같을 거라 생각해본다. 봄에 만개한 꽃을 보았다고, 여름의 소나기를 맞았다고,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일이 오래되었다고 그 계절을 모두 아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한 계절을 온전히 떠나보내고 난 뒤 남아 있는 추억이 그 계절을 말해줄 뿐이다. 그 계절을 함께 보냈던 속도 같은 것이. 송옥숙의 배 속에서 찾아온 창선이가 그럴 것이고, 가슴으로 찾아온 지원이가 그럴 것이다. 늘 존재해왔던 일상에 새로운 무늬로 풍경을 채워가듯 세 여자는 자신의 인생에 서로를 새겨넣으리라. 그렇게 딸들의 계절은 오늘도 계속된다. ---p.153 “인간이 굉장히 이기적인 것 같아요. 좋은 일이 넘치고 행복할 때는 엄마 생각이 안 나. 근데 몸이 안 좋다거나 아쉬울 때, 그때면 꼭 엄마가 생각나. 엄마가 필요한 순간이 온 거지. 한번은 굉장히 아팠을 때 엄마가 오셔서 뒤에서 나를 꼭 껴안아주는 꿈을 꿨어요. 꿈인 줄 모르고 ‘엄마 왜~’ 했던 것 같은데 그 꿈을 꾸고 내가 아픈 게 낫더라고요. ‘이야~, 아직도 엄마가 나를 지켜주고 있구나’라는 것을 실감했어요. 촬영하기 전에도 엄마한테 기도를 할 때가 있어요. 실수 안 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를 하는 날은 또 촬영이 잘 진행돼요. 이렇듯 늘 엄마가 내 옆에 있다 생각하고 살아요.” 배우 정혜선 ---p.235 |
|
오늘 미워하고 내일 또 사랑하는 엄마와 딸,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
마음은 그게 아닌데 퉁명스럽게 대하게 되는 사람, 엄마.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데 막상 보면 잔소리만 하게 되는 존재, 딸. 엄마와 딸은 사소한 일로 다투고 말 한 마디 안 하다가도 다시 웃으며 수다를 떨 수 있는 사이다. 모진 소리로 상처를 주었다가도 금세 미안해지는 사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사과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사이다.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흔한 대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의 많은 딸들은 엄마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상 모든 엄마들이 딸이었고, 세상 모든 딸들이 미래의 엄마이듯 그 둘은 누구보다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식인 동시에 같은 여자로서, 모녀는 동질감과 갈등을 거듭하는 미묘한 이름이다. 우리 시대 열두 커플 모녀와의 만남, 그리고 진한 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한부모 가정, 입양 가정 등 다양한 모습의 가족들이 생겨났다. 맺어진 방식,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진 만큼 그 안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화해의 양상도 달라졌으며, 늘 똑같은 방식으로 ‘엄마’ 혹은 ‘모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엄마 딸이라서 행복해」는 예전과는 다른, 우리 시대 다양한 모녀들의 모습을 담은 인터뷰집이자 감성에세이다. 친구 같은 모녀, 입양으로 맺어진 모녀, 같은 길을 걷는 모녀, 시각장애인이라 딸을 볼 수 없는 엄마, 싱글맘, 성전환수술로 인해 새롭게 딸을 얻은 엄마……. 저자는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사람, 엄마를 생각하고 딸을 생각하면 즐거움이 크거나 혹은 그만큼의 아픔도 큰 사람, 남다른 사연이 있는 사람들을 무수히 만났다. 그리고 열두 커플 모녀의 이야기를 골라 책으로 묶었다. 인터뷰이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표정,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글과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습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같은, 우리의 이야기 책 속 주인공들을 보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독특한 모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저자의 말처럼 우리도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세상 모든 모녀들이 비슷하게 다투고 화해하며 살아간다’는 것, ‘특이한 줄로만 알았던 이야기 속에 들어가보니 결국 그 안에는 우리네 이야기가, 당신과 나의 평범한 일상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각계각층 사람들이 엄마로서의 심정, 그리고 딸로서 엄마를 보는 심정에 대해 토로한 책 속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는 짧지만 진한 감동으로 그 사실을 증명한다. 세상에 현모양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효녀만 가득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때로는 현모양처 같고 때로는 효녀 같지만, 그 반대일 때가 더 많다. 그래도 세상의 엄마들은 딸을 사랑하고 세상의 딸들은 엄마를 사랑한다. 그것이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진리일 것이다. 「엄마 딸이라서 행복해」는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나고 때론 웃음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엄마’ 혹은 ‘딸’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책, 책장을 덮고 난 후 엄마에게, 딸에게 한 통의 전화를 걸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