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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CHON,鄭贊, 본명 : 정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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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판(版) 노르웨이 숲 ... 절박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사랑이야기
--- 99/10/19 김선희(rosak@hanmail.net)
'정찬'의 '로뎀나무 아래서'는 (굳이 흠을 잡자면 흠이 없을까마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하고 아주 잘 짜여진 구성을 이루고 있는 연애소설이다. 내 나이가 그들과 같은 '열 아홉과 스물 살 사이'였다면 달랐을까? 읽어갈수록 그들의 사랑에 흥분하기는커녕 점점 싸늘해지는 감성은 비단 나이 탓 때문인가….
시종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생각났다. 한 남자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미도리'역에는 '헤르미네(한영채)'가 맡았다. '미도리'의 사랑을 받는 '와타나베'역은 '현정우'가, '와타나베'의 사랑역에는 '유영숙'이 나온다. '미도리'도 헤르미네'처럼 짧은 머리였던가? 작품 중간에 '위대한 개츠비'가 인용되는 것도 둘 모두 같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요양원 신세를 졌던 '나오코' 대신, '헤르미네'를 '로뎀나무 아래서'에서는 자폐증 환자로 설정한다. (우연의 일치겠지.) 스무 살, 그 때는 다 비슷하다. 갓 뛰쳐나온 해방감과 자유, 그 속에 피어나는 안타까운 절망과 애틋한 사랑들. 때로는 그 사랑이 운명적이며 절박하기도 하다. 하지만 '현정우'에겐 사랑도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현정우'의 절망감이라는 환경설정을 위해 동생의 자살과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부터 깔아놓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정우'의 사랑은 독자의 감흥과 동정을 끌어내지 못한다. 그의 슬픈 사랑에 가슴저미는 고통을 느끼는 대신 오히려 점점 냉담해지는 것은 왜일까? 그나마 '헤르미네'를 잃은 아버지에 의해서 잠시 감성이 눅눅해지기는 했지만, '헤르미네'의 사랑과 '유영숙'에 대한 자신의 사랑사이에서 '현정우'는 갈등 없이 계속 작품 위를 메마르게 겉돌기만 한다. 이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나 많이 에둘러 온 것인가. 마지막 장을 덮을 땐 가녀린 한 숨이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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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오. 세상 사람의 눈에 등산(登山) 행위가 무의미하게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오. 하지만 무의미함이야말로 등산의 참된 존재 이유요. 덧없음, 무의미함 속에 얼마나 큰 위안이 있는지 아오? 자신의 존재를 덧없음, 무의미함과 일치시켜보시오. 그것처럼 달콤한 평화는 없소. 이 평화를 한 번 맛본 이는 잊는다는 게 불가능하오. 산을 찾는 이유는 여기에 있소.'
--- p. 238-2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