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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분에게 7
늪텃집 처녀 13 연보 87 |
Selma Lager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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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드문트는 그날 황혼에 늪터로 갔다. 숲이 우거진 언덕에 자그마한 농가였다. 오르는 길은 겨울에 썰매를 탈 정도여서 걸어가야 했다. 앞으로 나가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길이 울퉁불퉁해서 걷기 힘들고 길을 막고 있는 냇물을 몇 차례나 건너야 했다. 보름달이 아니었다면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오늘 헬가가 걸어야 했던 길이 무척 고단했으리라고 생각했다.”
뿌리 깊은 향토애와 신비, 북유럽 전설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엮어내 많은 사랑을 받아온 라게를뢰프의 문학적 재능은 여성작가로서의 장점을 살리는 데 있었다. 세상에 들끓는 광적인 정열과 감상에 빠지지 않고 종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죄를 범한 사람일지라도 인간적으로 사랑하고 의리 있고 고귀한 행위를 격려했으며 연민을 아끼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분에게) “농가는 언덕 중턱에 있었다. 튼튼한 울타리가 빙 둘러쳐 있었는데 두텁고 높아 넘어가기 힘들었다. 집채는 울타리 끝에 있었다. 경사진 마당에 키 작은 풀이 펼쳐져 있었다. 경사 아래는 창고 몇 채와 녹색 콜타르를 칠한 지하실이 있었다. 집은 보잘 것 없지만 주변 풍경은 아름다웠다. 늪에서 피어오른 안개가 달무리처럼 언덕을 화려한 은색으로 둘러쌌다. 높은 봉우리가 솟아 보이고 전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달빛이 아래쪽 골짜기를 밝게 비쳐 농장과 들판, 뱀처럼 길고 구불구불한 냇물을 구분할 수 있었다. 구드문트는 초원을 지나 집 앞으로 갔다. 방에 불이 켜 있고 커튼은 쳐져 있지 않아 헬가의 모습이 보일까 해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식탁에 조그만 램프가 놓여 있고 그 집의 가장이 곁에서 낡은 구두를 손질하고 있었다. 불이 희미하게 타는 화덕 옆에 나이든 여인이 바느질거리를 두고 앉아 있었으나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기를 요람에서 내려 어르고 있었는데, 웃음소리가 구드문트의 귀에까지 들렸다. 얼굴은 주름살투성이로 무척 엄격해 보였으나 아기에게 몸을 굽혔을 때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 “부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방을 지나면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문이 열려 있어 들여다보이는 부엌은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음식 냄새가 새어나왔다. 화덕에 크고 작은 냄비가 놓여 있고 평소에는 벽을 장식하던 놋그릇도 모두 나와 음식을 담는 데 쓰였다. 이 모든 게 결혼식을 위해 준비된 것이로구나, 구드문트는 지나치면서 생각했다. 그곳에서 넉넉한 생활을 본 것이다. 은잔과 기물로 차려진 식탁이 길게 열 지어 있는 식당을 보고 큰 짐들이 쌓여 있는 방을 지나 온갖 옷가지가 걸려 있는 의상실을 지났다. 마당에 나와 좌석이 아름다운 덮개로 덮여 있는 각양각색의 마차를 보았다. 곡물창고, 마구간, 광, 그 밖의 건물 몇 채에 둘러싸인 작은 뜰을 지났다. 모든 게 내 것이 될 수 있었는데, 구드문트는 마차에 오르면서 생각했다.” (본문 중에서) 분량이 많거나 어려운 책을 읽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 체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어느 시인의 문장처럼 “펼쳤다가 내려놓는 형편없는 독서”를 하게 된다. 범우다이제스트는 독자들이 문학의 향취를 물큰 느끼면서 또한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다이제스트(Digest)는 ‘요약’ ‘소화하다’라는 뜻을 갖는다. 요약은 자신이 소화한 내용으로 자기만의 이해의 속도를 정리하는 일이다. 다이제스트를 통해 속도와 깊이를 갖는 독서의 방식을 고민했다.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고민이기를 고대하며 다이제스트를 통해 작지만 단단한 독서가 가능하길. 새로운 독서와 독자의 자리를 고민했다. 조금 다르고 특별한 읽기를 통해 부정적 긍정성으로서 읽기의 효용을 생각했다. 범우다이제스트를 통한 세계문학의 복기. (편집자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