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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분에게 7
첫사랑 11 연보 101 |
Ivan Sergeevich Turgenev,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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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지금까지 내가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유일한 소설이다. 왜냐하면 이 소설은 내 생활 자체이고,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년의 섬세한 영혼과 순수한 리리시즘(lyricism)의 미묘한 짜임이 한편의 시와 노래가 되어 작품을 이룬다. 또한 이 점이 작가의 전기적 측면에 남다른 친숙과 흥미를 일으킨다. (이 책을 읽는 분에게)
“그 무렵 나는 여러 가지 일에 익숙해졌다. 자세키나의 집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무질서한 생활, 값싼 촛불, 부러진 나이프나 포크, 침울한 하인 보니파치, 몰골이 엉망인 하녀들, 공작부인의 언행…… 그 모든 기묘한 생활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어렴풋이 느껴지는 지나이다의 변화에는 아무래도 익숙해질 수 없었다.” “마음에 드는 곳은 반쯤 허물어진 온실이었다. 담에 올라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고독한 슬픔에 잠긴 청년처럼 앉아 있노라면 스스로 불행하게 여겨졌다. 하루는 담장 위에 앉아 물끄러미 먼 산을 바라보며 종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뭔가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약하게 부는 바람 같은 숨결, 누군가 다가오는 데 대한 직감이랄까. 눈을 내리떴다. 발 아래로 연회색 옷을 입고 장밋빛 양산을 쓴 지나이다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밀짚모자의 챙을 올리면서 벨벳 같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내가 사랑받고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고 단정 짓지 않았다. 아버지와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있었지만 지나이다와 마주치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그녀 앞에 서면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나를 불사르고 녹여버리는 불꽃이 무엇인지 알 필요는 없었다. 나로서는 불에 타서 녹는 것이 말할 수 없이 달콤한 일이었다. 다만 인상에 몸을 맡기고 간사한 꾀를 부려 추억을 외면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눈감았다.” (본문 중에서) 분량이 많거나 어려운 책을 읽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 체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어느 시인의 문장처럼 “펼쳤다가 내려놓는 형편없는 독서”를 하게 된다. 범우다이제스트는 독자들이 문학의 향취를 물큰 느끼면서 또한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다이제스트(Digest)는 ‘요약’ ‘소화하다’라는 뜻을 갖는다. 요약은 자신이 소화한 내용으로 자기만의 이해의 속도를 정리하는 일이다. 다이제스트를 통해 속도와 깊이를 갖는 독서의 방식을 고민했다.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고민이기를 고대하며 다이제스트를 통해 작지만 단단한 독서가 가능하길. 새로운 독서와 독자의 자리를 고민했다. 조금 다르고 특별한 읽기를 통해 부정적 긍정성으로서 읽기의 효용을 생각했다. 범우다이제스트를 통한 세계문학의 복기. (편집자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