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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부록: 진정한 그날은 언제 오나? 주 해설: 청춘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혁명 판본 소개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연보 역자 해설 |
Ivan Sergeevich Turgenev,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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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내 마음이 왜 이토록 무겁고 괴로울까? 왜 날아다니는 새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볼까? 새들과 함께 날고 싶다. 어디로 날아갈지는 모르지만, 다만 멀리, 여기서 멀리멀리 날아가고 싶다. 이런 바람은 죄악이 아닐까? 여기에 어머니, 아버지, 가족이 있다. 정말 나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싶은 만큼 사랑하지 못한다. 말하기 두렵지만 사실이다. 아마 나는 중죄인인가 보다. 그래서 내 마음이 이토록 슬프고 불안한가 보다. 어떤 손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나는 마치 감옥에 있는 것 같고, 벽이 곧 내게로 무너져 내릴 것 같다. 왜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것을 느끼지 못할까? 내가 가족에게 냉담하다면, 대체 나는 누구를 사랑하려는 걸까? 아버지는 내가 개와 고양이만 사랑한다고 꾸짖는데, 아버지가 옳은 것 같다. 이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나는 기도도 잘 하지 않는다.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나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 pp.128-129 ““잠시만 더 기다려요. 마치 당신은 날 두려워하는 것 같군요. 하지만 나는 당신보다 더 용감해요.” 그녀는 갑자기 온몸을 가볍게 떨며 덧붙였다. “나는 말할 수 있어요……. 내가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아세요?” 인사로프는 깜짝 놀라 옐레나를 바라보았다. “당신에게 가고 있었어요.” 옐레나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게 만들고 싶었죠?” 그녀가 속삭였다. “자…… 말했어요.” “옐레나!” 인사로프가 외쳤다. 그녀는 얼굴에서 손을 떼고 그를 쳐다보더니 그의 가슴에 쓰러졌다. 그는 그녀를 꼭 껴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할 필요가 없었다.” --- pp.152-153 ““그래, 그녀는 진짜 연기를 하고 있어.” 인사로프가 말했다. “죽음의 냄새가 나.” 옐레나는 잠자코 있었다. 3막이 시작되었다. 막(幕)이 올라갔다……. 옐레나는 침대, 드리워진 커튼, 약병, 갓을 단 램프를 보고 몸을 떨었다……. 그녀는 가까운 과거를 떠올렸다……. ‘그리고 미래는? 그리고 현재는?’ 이런 생각이 언뜻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여배우의 가식적인 기침 소리에 일부러 반응이라도 하듯 특별석에서 인사로프의 진짜 탁한 기침 소리가 울렸다……. 옐레나는 슬며시 그를 쳐다보고 이내 평온하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인사로프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미소를 띠며 노래를 조금씩 따라 불렀다.” --- p.254 “사랑하는 부모님, 영원히 작별을 고합니다. 저를 다시는 보지 못하실 거예요. 어제 드미트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로서는 모든 게 끝났습니다. …… 이미 저에겐 D의 조국 외에 다른 조국은 없습니다. …… D가 죽은 후에도 저는 그의 기억과 그가 평생 추구한 대의에 충실할 겁니다. …… 저는 행복을 찾았고, 아마 죽음도 찾을 겁니다.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요. 제가 잘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죽음은 모든 것을 덮고 모든 것을 화해시키지 않나요? …… 러시아로 돌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러시아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 pp.271-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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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의 논쟁을 낳은 걸작
발표 즉시 이 소설은 좌우 논쟁의 한가운데에 놓였다. 혁명적 민주주의 비평가 도브롤류보프는 「진정한 그날은 언제 오나?」에서 인간 감정 묘사의 섬세함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주인공을 러시아인이 아닌 불가리아인으로 설정한 것에 불만을 표하며 “우리에게는 러시아인 인사로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비평은 작가가 의도한 것보다 작품이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실제 비평의 정수로, 19세기 러시아 문학사와 사회사상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에 투르게네프는 비평을 잡지에 게재하지 말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동시대인』 편집진과 결별하게 된다. 도브롤류보프의 이 비평 전문이 이번에 국내 최초 번역으로 함께 수록되어, 독자들은 소설과 비평을 나란히 읽는 드문 경험을 할 수 있다. 서사의 차원에서도 이 작품은 풍부하다. 투르게네프 특유의 서정미 넘치는 문체와 정밀한 자연 묘사가 곳곳에 빛나며, 옐레나의 일기와 슈빈의 조각품, 등장인물들의 논쟁적 대화를 통한 섬세한 성격 묘사가 돋보인다. 특히 귀국 도중 베네치아에 들른 인사로프와 옐레나가 봄날의 대운하를 따라 곤돌라를 타고 여행하며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관람하는 장면은, 죽음이 짙게 드리워진 소설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공감 어린 부분으로 꼽힌다. 무대 위 비올레타가 “날 살게 해 주소서……. 이렇게 젊은데 죽어야 하나요!”라고 절규할 때, 옐레나는 조용히 인사로프의 손을 찾아 쥔다. 두 사람 모두 그 노랫말이 무엇을 예감하는지 알면서도, 서로를 향해 말 없이 그것을 확인하는 이 장면에서 투르게네프 특유의 페시미즘과 서정성이 가장 짙게 응축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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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게네프는 당대 제일의 소설가다.” - 헨리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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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맑은 정신, 가장 따뜻한 심장, 가장 넓은 공감의 작가” - 조지프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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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족 전체의 화신, 그의 양심은 곧 한 인민 전체의 양심이었다.” - 에르네스트 르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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