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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주 해설: ‘기원’의 의미에 대해 판본 소개 에밀 졸라 연보 |
Emile Zola,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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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 즉 한 작은 집단이, 한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열 명이나 스무 명의 개인을 탄생시키면서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이들은 언뜻 보기에는 아주 다르게 보이지만, 이들을 분석하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유전은 중력처럼 그 나름의 법칙이 있다.
--- p.7 플라상의 주민은 세 집단으로 나뉜다. 나뉜 구역만큼이나 그에 따른 별도의 작은 세상이 있다. 관리들, 군수, 시 징세관, 등기소 직원, 우체국장, 그 고장과는 무관한 모든 사람으로, 별로 사랑받지는 못해도 매우 부러움을 받는 대상들, 자기들 마음대로 사는 그들은 열외로 놓아야 한다. 진짜 주민들은 거기서 자라고 거기서 죽기로 확고하게 결심한 이들로, 관습과 확립된 경계선들을 너무 존중하다 보니 스스로 알아서 시의 공동체 중 하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 pp.62-63 당파마다 그들만의 기괴함과 고약함이 있는 법이다. 욕망과 질투에 사로잡혀, 앙투안 마카르는 전 사회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있었고, 공화국을 이웃의 금고를 털어 자기 주머니를 채우게 해 주는, 조금이라도 불만을 증언해도, 이웃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아주 행복한 시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 pp.203-204 노동자 계층에서, 이들 불우한 자들, 무지한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서 옛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런 미개한 사랑들을 종종 다시 발견하게 되는데, 젊은이들은, 혼란스러운 그날 밤까지, 그런 환경 속에서 태어나는 순진한 목가적 시간을 살았던 것이다. --- p.269 길 맞은편, 페로트 씨 옆에 타고 있는 양초는 벌어진 상처처럼 어둠 속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생미트르 공터 깊숙이에서 묘비 위에 흥건히 쏟아진 피가 엉기며 굳어 가고 있었다. --- p.499 |
발자크의 ‘인간극’에 비견되는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 첫 번째 이야기 오늘날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는 에밀 졸라는 발자크의 ‘인간극’에 비견되는 ‘루공·마카르’ 총서로 잘 알려져 있다. 『루공가의 치부』는 에밀 졸라가 23년간 총 20권의 연작 소설로 그려낸 ‘루공·마카르’ 총서의 시발점이 되는 작품으로 5대에 걸친 루공가와 마카르가 사람들의 배경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소설이다. ‘제2제정하의 한 가문의 자연사와 사회사’라는 총서의 부제가 알려주듯 이 작품은 19세기 프랑스 사회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가문에 속한 여러 개성적인 인간이 펼치는 욕망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오늘날에도 에밀 졸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에밀 졸라는 이 작품에서 루공가와 마카르가의 기원을 다루는 한편,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친위 쿠데타와 이에 맞선 공화파의 봉기로 혼란스러웠던 프랑스 제2제정기에 피에르 루공이 어떻게 기회를 잡아 성공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루공가의 치부』는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플라상이라는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1851년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프랑스 대부분 지역이 무관심하고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데 비해 1848년 2월 혁명 이후 민주화 정신이 자리 잡은 남부 지역에서는 항거 운동이 일어났다. 이 소설은 이런 역사적 소재를 다루면서 쿠데타를 틈타 무고한 이들을 제물로 삼아 권력과 부를 얻는 루공 부부와 이들의 탐욕으로 희생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생생하게 묘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안위와 출세만 생각하는 어른들의 세계는 우스꽝스럽고 비열하며 잔혹하게 그려지는 반면, 젊은이들의 희생은 처연하게 다가온다. 『루공가의 치부』는 공화정을 향한 대중의 민주적 열망을 짓밟은 제2제정의 폭력성과 사기극을 고발하고 역사적 퇴행을 경계하는 정치 소설로 읽히기도 한다. 동시에 억압과 항거, 금지와 위반 그리고 벌과 정화라는 인류사에서 늘 반복되는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새로운 권력의 탄생과 그에 따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고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루공가가 이룩한 치부는 타자와 약자를 희생시키고 강탈한, 피로 얼룩진 강도들의 출세기를 연상시킨다. 이처럼 배제된 약자들의 무고한 죽음을 기리는 한편, 사회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밝혀내는 이 소설은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 19세기 프랑스 자연주의 소설의 창시자 에밀 졸라 문학의 정수 작가는 서문에서 이 소설을 ‘기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에밀 졸라의 말처럼 반동파의 쿠데타를 배경으로 하는 『루공가의 치부』는 19세기 근대 사회의 역사적·사회적 기원을 다루고 있지만, 소설 속에 넘쳐 나는 신화적 상징과 이미지는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며, 인류의 심리적 기원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한다. 루공·마카르 가계의 시조인 디드 아줌마는 이 가계의 생리학적 시조를 넘어 양육과 보호, 무한한 사랑, 그리고 정화의 성스러운 모성에 관한 인류의 근원적 환상을 보여 준다. 두 눈만 살아 있는 디드 아줌마는 목격자로서 이들의 폭력을 증명하는 증인이자 망자들을 대표하며, 정복이나 지배의 욕망과 평행선을 달리면서 영원히 이어져 내려오는 인류의 또 다른 욕망인 사랑과 연대를 상징한다. 그녀가 사랑한 실베르는 방랑하는 구도자처럼 숭고하고 고결한 열정을 가지고 만인이 행복한 공동체를 꿈꾸는 인물이고, 미에트는 인류의 강하고 아름다운 생명력을 나타낸다. 이 두 젊은이가 유랑하는 공간들에서 보이는 행복과 보금자리에 대한 원초적 욕망은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이끄는 근원적이며 본능적인 욕구인 보편적 행복의 추구와 이상적 공동체에 관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에밀 졸라는 사회적 약자이기도 한 이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한 체제가 세워질 때 이뤄지는 폭력성과 희생제의 논리를 뛰어나게 보여 준다. 동시에 이들이 사랑했던 옛 묘지인 생미트르 공터가 삶과 죽음의 영원한 회귀의 장소임을 보여 주듯이 그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언제나 돌아오는 봄처럼 인간의 행복에 대한 염원, 공정한 사회에 대한 희망이 인류의 또 다른 숙명처럼 영원히 되살아날 것이라고 역설한다. |
“나는 에밀 졸라를 향한 깊은 존경과 찬사에 사무쳐 있다. 잔 다르크나 졸라 같은 인물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500년쯤 필요하다.” - 마크 트웨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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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는 도발적으로 진실에 대한 열의를 밀어붙인다.” - 기 드 모파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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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간적 양심의 위대한 한순간이다.” - 아나톨 프랑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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