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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빌라
2. 거의 폐허 속에서 3. 때로는 불 4. 남카이로 1930~1938 5. 캐서린 6. 묻혀 있는 비행기 7. 현장에서 8. 신성한 숲 9. 헤엄치는 사람들의 동굴 10. 8월 작가의 말 주 해설: 전쟁의 막다른 곳에서 시작된 ‘아주 조심스러운 치유’에 관한 이야기 판본 소개 마이클 온다치 연보 |
Michael Ondaat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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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미야 음률이 돌풍에 울렸다 잦아든다. 혹은 선율이 불길 너머 그에게로 향한다. 소년이 춤을 추고 있다. 불빛에 비친 소년의 모습은 그가 이제까지 본 것들 중 가장 매혹적이다. 가냘픈 어깨는 파피루스처럼 희고, 모닥불 빛이 배에 맺힌 땀방울에 반사되고, 목부터 발목까지 미끼처럼 걸치고 있는 푸른 마 옷자락 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소년의 알몸이 마치 한 줄기 갈색 번개처럼 보인다.
--- pp.34-35 그녀는 버드나무였어. 겨울에는 그녀가 어떤 모습일까? 내 나이가 되면? 나는 여전히, 언제나, 아담의 눈으로 그녀를 봐. 비행기에서 나오느라 어색한 팔다리를 하고 있던 모습, 우리들 사이에서 허리를 굽혀 불을 쑤시는 모습, 수통에서 물을 마시면서 팔꿈치를 들어 올려 나를 가리키던 모습들을. 몇 달 후, 그녀는 나와 왈츠를 췄어. 카이로에서 다 함께 춤출 때였지. 술에 약간 취했지만 그녀는 범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 지금도 그녀를 가장 잘 드러낸 얼굴은 그때 우리 둘 다 반쯤 취해 있던 그때 그 얼굴이었던 것 같아. 연인이 아니었던 그때. --- p.183 반나절 동안은 당신을 만지지 못하는 걸 견딜 수 없어. 나머지 시간에는 그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당신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중요한 것은 도덕이 아니야.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야. --- p.194 그렇게 나는 헤로도토스에 나오는 특정 이야기를 내게 읽어 준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소. 나는 그녀가 모닥불 너머로, 남편을 놀릴 때조차 고개를 들지 않고 읽어 나가는 말들을 들었소. 어쩌면 그녀는 그저 남편에게 읽어 주었을 뿐인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 선택에는 그들 자신들 외에 다른 숨은 의도가 없었을지도 모르지. 단지 비슷한 상황으로 인해 그녀를 동요케 했던 이야기였죠. 하지만 현실에서 갑자기 길이 드러났지요. 비록 그것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임을 그녀가 깨닫지 못했다 해도. 나는 그렇게 확신하오. --- pp.291-292 그녀가 인간에게 물들지 않도록 그녀의 다리를 둘러 그려 넣은 색의 고리들. 그가 헤로도토스에서 찾아낸 전통에 따르면 고대 전사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영원히 살아 있을 세계 속에 고이 모셔 두며 기렸다고 합니다. 울긋불긋한 액체, 노래, 암각화. 동굴 안은 매우 추웠소. 그는 그녀를 따듯하게 해 주려고 낙하산으로 그녀를 감쌌소. 그리고 불을 피워 아카시아 나뭇가지들을 태우고 동굴 구석구석까지 연기로 채웠소. 그는 그녀에게 직접 말을 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격식을 차려 말했지. 동굴 벽에 울리는 그의 목소리. --- p.314쪽 그녀는 명예롭고 똑똑한 여성이다. 격렬한 사랑 때문에 행운을 놓치고 늘 위험을 감수하는 여자. 이제 그녀의 이마에는 거울을 보면 그녀만 알아볼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상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어떤 것이 그 윤기 있는 검은 머리카락에 있다! 사람들은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아직도 영국인이 자신의 비망록에서 찾아 그녀에게 소리 내어 읽어 주던 시구들을 기억한다. 그녀는 내가 날개로 품어 안을 만큼, 내가 여생 동안 은신처를 내어 줄 만큼 잘 아는 여자가 아니다. 만약 작가들에게 날개가 있다면 말이지만. --- pp.383-3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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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아카데미 9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원작 소설 1992년 캐나다 총독 문학상을 시작으로 트릴리엄상, 부커상, 황금 맨부커상까지 수상한 원작 소설은 1996년 앤서니 밍겔라 감독에 의해 각색되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무려 9개 부문을 수상하며 영화로서도 인정받았다. 영화에서는 시간적인 제약으로 영국인 환자인 알마시와 캐서린에 집중한 반면, 원작 소설에서는 두 주인공 외에 대척점에 서 있는 간호사 해나와 인도인 공병 킵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좀 더 다채롭게 이끌어 가고 있다. 해나와 킵은 여러모로 캐서린과 알마시의 또 다른 모습이다. 북아프리카의 대사막에 캐서린과 알마시의 사랑이 있다면, 무너져 가는 중세 수도원을 개조한 병원에서는 해나와 킵의 또 다른 사랑이 존재한다. 해나와 킵이 “나란히 잠든 시기”는 고작 한 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동안 두 사람은 “그들 사이의 공식적인 금욕. 사랑을 나누는 행위 안에는 문명 전체, 나라 전체가 그들 앞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막과 수도원에서 이뤄지는 두 연인의 사랑은 한 시대의 모든 것이 놓일 만한 대사건인 셈이다. 사막과 수도원이 이슬람과 기독교에서 구도의 장소라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캐서린과 알마시의 관계가 사막의 밤을 배경으로 피어오른 모닥불처럼 서로를 태우며 한데 뒤섞이는 것이라면, 해나와 킵은 지구의 둘레를 도는 달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과정이다. 온다치는 “청년의 욕망은 해나의 품에 안긴 채 가장 깊은 잠에 빠질 때에만 비로소 완전해”진다고 묘사한다. 킵이 느끼는 절정은 “달의 인력”에 닿아 있으면서 “밤이 그의 몸을 끌어당기는 힘에 더 깊이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두 연인, 두 개의 대서사가 고대부터 있었던 사막과 중세에 지어진 수도원을 배경으로 서로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받으며 정교하게 직조되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펼쳐지는 치유와 구원의 연대기 온다치는 한 인터뷰에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아주 조심스러운 치유”에 관한 소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별과 국적, 나이, 인종, 종교가 다른 각양각색의 네 인물에게 폭격으로 거의 허물어진 수녀원은 더 이상 물러날 곳도, 향할 곳도 없이 버티는 공간, 전쟁의 끝이자 동시에 치유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러한 복원과 구원 의식은 사막에서도 펼쳐진다. 영국인 환자는 추락한 비행기에서 캐서린을 구해 사막의 성소인 헤엄치는 사람들의 동굴로 데려간다. 거기서 그는 “그녀가 인간에게 물들지 않도록” 벽화에서 훔쳐낸 안료를 캐서린의 온몸에 바른다. 영국인 환자는 캐서린을 성스러운 장소의 일부로 만들면서 “그녀의 몸은 선명한 물감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어. 허브와 돌, 빛과 아카시아 재가 그녀를 영원하게 만들었지. 신성한 색채에 밀착된 몸. 파란 눈동자만 지워져, 무명으로 남겨졌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벌거벗은 지도”가 되었다고 회상한다. 헤엄치는 동굴에서 이뤄진 이러한 신비로운 의식을 통해 캐서린은 사막의 일부가 된다. 이것은 영국인 환자가 마지막까지 자신에게서 떼어놓지 않았던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어울리는 또 하나의 위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헤로도토스는 “예전에 위대했던 도시들은 이제 보잘것없을 것이고, 우리 시대에 위대했던 인물들도 그 이전 시대에는 미미한 존재였다”고 말한다. 동시에 “인간의 행운은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기록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 서로 어떻게 배신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를 기록한 이들의 이야기는 전혀 미미하지 않은, 또 하나의 ‘역사’다. 이처럼 아름답고도 비극적인 소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은 왜 고전이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 주는지 알게 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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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아름다우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작품.” - 토니 모리슨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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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시간을 가로질러 날아오르는, 마법의 카펫 같은 소설이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정신을 잃게 만드는 꿈들의 망이다.” -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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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과 미스터리, 로맨스, 철학이 함께 있는 소설이다. 마이클 온다치는 시인의 심장을 지닌 소설가다.” - 『시카고 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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