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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학적인 것, 정치적인 것 그리고 윤리적인 것 1장. 장소(성)과 미학 01 동두천 프로젝트: 지구화 시대, 개입으로서의 예술실천과 장소의 문제 ― 정은영·김동령 02 잃어버린 장소를 찾아서: 촉지적 시각과 새로운 심미적 성찰성 ― 임민욱 03 장소 만들기의 정치학과 스토리텔링 : 용산 관련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2장. 사진 ‘이미지’: 재현의 비판적 자리와 탈재현의 새로운 정치학 04 새겨진 정체성: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몸의 현상학 ― 김준 05 불화하는 젠더, 정체성의 학교: ‘복장 속의 실존Being/Existence’에 깃든 두 가지 ‘되기Becoming’ ― 배찬효 06 ‘그녀’의 자리, 사진의 사회적 자리 ― 정지현 07 카메라의 눈, 그녀들의 속삭임에 시선을 돌려주다 ― 김진희 08 광경scape-scope, 그리고 그녀의 바다 ― 신미혜 3장. 페미니즘 미학의 실천 09 손들의 공동체: 예술가의 직관, 페미니즘과 공명하다 ― 윤석남 10 기억을 향한 기록들의 몽타주: 그녀의 카메라, 그리고 사진 속/밖의 여성들 ― 박영숙 11 보라, 이 소녀들을: 소녀 미학, 소녀 월드 속으로 ― 류준화 12 말 걸기address로서의 미술: ‘걸개그림’에서 ‘지워지다’까지 ― 정정엽 13 여성 삶에 바치는 헌사: 채색화의 재구성과 여성 장인의 손 ― 정종미 14 〈여성국극 프로젝트〉와 당대 페미니즘 아트 ― 정은영 15 방, 방을 낳다: ‘방’의 사회·공간적 현실과 재현의 정치학 ― 윤석남 16 문화정치학의 관점에서 본 여성노동과 젠더 레짐 : 여성노동자투쟁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4장. 젠더 관점으로 포스트 민중미술 거슬러 읽기 17 페니스 파시즘을 조롱하다: 뱀과 남자, 탈유기체적 신체 ― 정복수 18 멜랑콜리, 키치의 몸을 입다: 포스트 민중미술의 복화술 ― 김상돈 19 포스트 콜로니얼 기억의 정치학: 끝나지 않은 전쟁과 젠더 ― 고승욱 번역, 전이, 혼종의 지대 20 절대 고독, 차이, 아트 그리고 ‘좋지도 나쁘지도 이상하지도’ 않은 비평: ― 김홍석 21 유랑하는 침대, 전이하는 의미, 생성하는 기억의 성좌 ― 태이 22 접촉지대 피부: 미메시스의 능력 회복을 위하여 ― 김미루 23 비非/장소, 비非/인간, 비非/이야기: ‘거미의 땅’을 만나는 한 방식 ― 김동령·박경태 24 지우다/지워지다/쓰다: ‘얼굴’의 윤리학 혹은 ‘괴물-이웃’의 정치학 ― 조현아 에필로그 25 위험사회 난민의 안전한 노년의 꿈 ― 옥인 콜렉티브 |
金英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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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동두천에 갔을 때 그녀는 한낮에도 느껴지는 미군들의 시선 때문에 자신이 여성으로서 안전하지 않음을 알았다. 그래서 일부러 “두꺼운 책을 들고 카메라를 메고 기자인 양” 걸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여자가 아닙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던 것이다. ‘카메라’를 통해 일단 그녀는 자신과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 간의 경계를 만드는 시도를 하지만, 그러나 또한 ‘카메라 없이’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다른 의미에서, 즉 동시대를 사는 비슷한 연령대의 ‘아시아 여성들’이라는 의미에서 몸으로 만나고자 노력함으로써 그 경계를 지우는 시도를 계속한다. --- p.28
이 경계의 위치에서 정은영은 “왜 기지촌 여성들은 사라지는 존재인가.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가”를 집중적으로 질문하였다. 이들은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그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삶이 지속되고 있는 공간”을 느끼게 함으로써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의 손에 들린 비디오는 그 지역의 특정인이나 사물, 장소를 “찍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거리를 거닐고 그곳의 소리를 채집하고 전체적인 느낌을 담는다. 그야말로 “비디오 보행”이다. --- p.34 "내게는 오래된 이미지가 하나 있다. 말을 붙들고 울었다는 니체의 이미지다. 나는 장소를 붙들고 울고 싶은 거다. 장소가 슬프다. 뭔가 침탈당했다고 말할 수 있는 모호한 복합적인 심정이 장소성에 꽂혀 있다. 말라르메의 시에 나오는 말처럼 내게는 ‘장소만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 장소의 기원은 풀 수 없는 어떤 미스터리의 원천이고 슬픔의 원천이다. 나는 지키거나 문명의 쟁기로 경작할 수 있는 그런 장소를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p.48 배찬효는 자신의 작업을 두고 ‘아이의 엄마 되어 보기’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 흉내를 내듯이 자신은 영국 귀족 여성의 옷을 입고 영국인이 되려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좀 더 정확하게 가다듬으면 ‘동양 남자아이의 서양 엄마 되어 보기’, 아니 ‘21세기 한국 남자 아이의 17세기 영국 귀족 엄마 되어 보기’이다. 그런데 아시아 전체에서 도 가장 강력한 가부장제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그것도 부산에서!) 성장한 한 남성이 배타적인 영국 사회에서 느낀 소외감을 표현할 때 왜 ‘아버지 되어 보기’가 아닌 ‘엄마 되어 보기’를 선택한 것일까. --- p.108 정지현의 임산부들은 사진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다시 집 안이라는 프레임에, 그리고 또다시 닫힌 창문 안에, 거울에 반사된 결혼사진 안에 ‘갇혀’ 있다. 이 갇힘은 그녀들 개개인의 사적 생활조건이 아니라 공공성으로부터의 소외와 버림받음에서 연유한다. 여전히 가정은 사적 영역이고 사적 영역은 ‘공공의 공백’으로 의미화되는 질서체계 안에서 임신한 몸으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거나 혹은 부엌에 서 있는 이 여성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박탈된 ‘외부’를 건조하게 응시한다. --- p.126 이 그림을 두고 작가는 인터뷰에서, 계속 날기만 해야 하는, 발이 없어 쉴 수 없는 새를 한 소녀가 쉬게 해 주는 것처럼 자신의 그림들이 이동 중에 있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불균등 발전 때문에,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좇아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 중이다. 근대 이래로 이주는 일국의 차원에서, 지구적 차원에서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기술, 통신, 초국적 자본, 미디어 등이 촉발하는 당대의 이주는 더 이상 비서구에서 서구로의 일방향이 아니라, 아시아 내에서, 혹은 비서구와 서구 간의 쌍방향으로 진행되면서 특히 이방인과의 삶에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p.193 이 모든 작업에, 이 공간에 ‘편지’가 있다. 이런저런 변주와 실험들을 속삭임의 음색이 완연한 편지가 동반한다는 사실은 그녀의 작업에 독특한 냄새와 맛, 촉각을 부여한다. 편지는 일기 못지않게 내밀하고 사적인 성격을 띤 글이다. 사적 사연과 공적 의제의 절묘한 겹침을 가능케 하는 텍스트 형식으로서 편지는 처음으로 자신의 본명을 내걸고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여성들이 즐겨 사용하던 표현양식이었다. --- p.3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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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관점과 페미니즘 인식론을 통해 보는 이미지
책의 구성은 총 6장과 구성되었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지들을 문화연구의 방법론으로 보고 분석하는 시각을 배울 수 있다. “문화예술과 정치경제의 이데올로기적 관계를 추적하는 문화연구의 간학문적 방법론은 ‘미학’의 독자적인, 다시 말해 고립된 문법체계 안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예술 논의에 생산적이고 창발적인 방식으로 탈주선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그리고 ‘윤리적인 것’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관계를 드러냄에 있어 늘 비판적 날카로움의 지지대 역할을 한 것은 페미니즘 입장과 젠더 관점이다.” 이러한 젠더 관점과 페미니즘 인식론을 통해 저자는 “지구지역화 시대에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장소/성과 타자/성, 포스트 모더니티, 포스트 콜로니얼의 시공간, 디지털 구술문화로서의 스토리텔링, 무엇보다도 여성미학의 가능성”을 주요하게 탐색한다. 문화예술과 정치경제의 이데올로기적 관계를 추적하는 방법론 1장은 ‘장소/성과 미학’은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시대에 지구적인 것의 타자가 된 지역적인 것의 문제를 장소/성의 관점에서 살핀다. 특히 지난 20~30년간 미술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었던 공공미술을 주목하면서 장소/성 성찰의 중요한 미학적 표현으로 본다. 2장 ‘사진 ‘이미지’: 재현의 비판적 자리와 탈재현의 새로운 정치학’은 사진의 역사를 배경으로 실재와 재현의 관계를 탐색하는 한편, 시선의 윤리학을 질문하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사진 ‘이미지’의 몇몇 사례를 살핀다. 3장 ‘페미니즘 미학의 실천’은 여러 세대의 여성 아티스트 작업에 주목한다. 4장 ‘젠더 관점으로 포스트 민중미술 거슬러 읽기’에서는 아트 작업이 사회와 역사에 개입하는 방식과 태도, 정당성 등을 젠더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한다. 5장 ‘번역, 전이, 혼종의 시대’는 21세기를 특징짓는 시공간의 압축과 거의 일상화된 이동/이주, 그리고 전지구화된 삶의 패턴이 야기하는 질문들에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6장 에필로그 는 한국 사회를 깊은 슬픔에 가라앉게 만들었던 세월호 참사라는 공적 역사와 저자 본인이 사고로 긴 시간 병원에 유폐되어야 했던 사적 역사의 씨줄 날줄이 형성한 정동으로 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