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7년의 싸움, 그 역사의 기록을 남기며 1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것이 아니라 만 명만 평등하다 2부 ‘삼성’이라는 거대 권력과 맞서다 - 삼성 X파일 사건의 진실 나를 기소하라 ─ ‘안기부 X파일’의 진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은 계속될 것 ‘삼성특검법’은 ‘노회찬특검법’ 3부 “나를 기소하라”, 그 이후 무지의 발로인가 소신의 결과인가, 1심 판결 되살아난 사법정의, 2심 판결 또다시 무너진 사법정의, 3심 판결 이 땅의 양심과 정의를 향하여, 파기환송심 4부 상식을 깔고 앉은 법전 - ‘비밀’과 ‘비밀 공개’의 사이에는 민주주의가 있다 부록 1. 삼성 X파일 사건 및 노회찬 재판 일지 2. 법원 판결문과 변호인 의견서 등 3. 노회찬이 살아온 길 |
노회찬의 다른 상품
|
그래서 나는 물었다. “대한민국 법정에서 만인이 평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제17대 국회 첫 국정감사장이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한참 동안 입을 열지 못하던 서울고등법원장이 어렵게 답변한다. “평등해야 되는 것이지만 현실로는 미치지 못하는 면이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재차 물었다. “평등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번에는 이내 답변이 들려왔다. “평등하지 못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서울고등법원장이면 대법관을 제외하고 대한민국 판사 중에서 최선임 법관이다. 그런 분의 입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지는 않다는 고백이 국정감사 증언을 통해 나온 것이다. 2005년 9월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우리나라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용훈 후보자 역시 같은 답변이었다. “법은 그렇게 되어 있지요.” 다시 물었다. “대한민국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것이 아니라 만 명만 평등한 것 아닙니까?”
2005년 8월 초순, 나는 우연히 ‘안기부 X파일’ CD를 입수했다. 듣고 또 들었다.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재계 1위의 자리에 올랐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수십 번을 듣고서야 떡값검사들의 실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7명 중 다섯 명은 퇴직했고, 2명은 아직 고위직에 남아있음을 확인하였다.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직접 지시에 따라 떡값로비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명절 때마다 정기적으로 떡값을 돌리고, 떡값검사 리스트도 작성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남은 문제는 “과연 실명을 공개해야 하는가?”였다. 결심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삼성을 필두로 정치권과 언론계, 검찰의 검은 유착관계를 파악하고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8월 18일 국회 법사위에서 떡값검사 7인의 실명이 담긴 이학수-홍석현의 대화내용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2009년 2월 9일, 서울중앙지법은 1심 선거공판에서 나에게 통신비밀보호법과 명예훼손을 적용해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불법적으로 얻어진 X파일 내용을 바탕으로 여기에 없는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2009년 12월 4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재판장 이민영)는 내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히 검찰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이학수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폭로자인 나를 기소한 점을 비판했다. 그리고 내가 허위사실로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에 대해 “녹취록에서 홍 회장이 금품 전달 대상으로 거론한 지검장은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임이 명백해 실명 거론은 허위사실 적시가 아니다”라고 판단하면서, “통상의 합리성과 이성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대화 내용대로 금품을 지급했을 것이라고 매우 강한 추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불법 녹취 내용을 공개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공소제기 내용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직전 보도 편의를 위해 진술 내용을 (사전) 배포한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발언에 부수한 행위로 면책특권 대상”이라며 공소기각 판결했다. 보도자료를 인터넷 누리집에 공개한 것을 두고는 “녹취록이 최대 재벌인 삼성의 검사들에 대한 조직적 금품 전달 계획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수사 촉구 등 정당한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형법이 규정한 ‘정당행위’여서 무죄라고 밝혔다. 내게 적용된 혐의는 형법상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대법원은 이 가운데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X파일에 나오는 당사자가) 검사로 재직하던 당시 삼성 그룹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 그 내용이 허위이고 피고인이 허위임을 인식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 판결한 2심 선고를 유지했다. 또한 국회에서 본회의가 아닌 보도자료를 통해 도청 내용을 공개해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의 직무상 행위에 해당한다”며 역시 공소기각한 원심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다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도청내용 공개로 재계와 검찰의 유착관계를 고발해 수사를 촉구하려는 공익적 효과는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상당부분 달성된 상태였다”며, “이를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원심을 깨고 유죄 판단했다. --- 본문 중에서 |
|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가?
만 명만 평등하다! 상식의 눈높이에서 본 삼성 X파일 사건의 진실, 그 7년의 기록! “나를 기소하라”, 검찰과 삼성에 맞서 싸운 노회찬의 난중일기 2011년 10월 28일, 노회찬은 ‘삼성 X파일’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보도자료를 돌린 건 괜찮지만, 그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건 죄가 된다는 게 유죄의 이유였다. 2005년 8월 18일, 노회찬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삼성에게 ‘떡값’을 받은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지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노회찬과 삼성 X파일 ? 권력과 자본에 맞서 싸운 7년의 기록》은 안기부의 불법 도청으로 삼성이 대통령 후보, 유명 정치인,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떡값 로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의 진실을 다룬 책이다. 2009년 2월 9일 1심 선고 전에 출간된 《나를 기소하라》에 이어, 《노회찬과 삼성 X파일》은 2011년 대법원 판결과 이후의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삼성 X파일’ 사건만 다루고 있어 대한민국 사법부와 삼성의 적나라한 이면과 사건의 진실을 충실히 기록하고 있다. 정ㆍ경ㆍ검ㆍ언 유착의 결정판, 삼성 X파일 사건의 진실 1부와 2부에서는 X파일 사건이 어떻게 세상에 드러나게 됐는지 살펴본다. 2005년 초부터 여의도 정가와 언론사 주변에는 이른바 ‘안기부 X파일 괴담’이 나돌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괴담’은 사실로 드러났다. 언론과 국민은 들끓었고, 삼성은 억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작 ‘범인’을 기소해야 할 검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건 특검법을 마련한다며 겉으로 부산을 떠는 국회의 속내도 마찬가지였다. 간신히 법제사법위원회가 소집됐고, 노회찬은 검찰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고민 끝에 ‘떡값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자 드디어 검찰이 움직였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빠져나가는 X파일 ‘주인공’인 이학수 삼성 그룹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은 쏙 빼놓고, X파일을 공개하는 데 앞장선 노회찬과 MBC 이상호 기자를 향해서. 3부는 1심과 2심, 대법원 판결, 그리고 다시 파기환송심에 이르는 여정을 따라간다. 2009년 2월 노회찬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명예훼손이 죄목이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에 이어진 2심에서는 무죄였다. 떡값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허위사실 적시가 아니며,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직전 녹취 내용을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대상이라 통신비밀보호법도 위반하지 않았고, 수사를 촉구하려는 정당한 목적에 따른 것이라는 게 무죄 판결의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서 결과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판단,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린 건 괜찮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건 불법이고, “(X파일의) 대화 시점은 공개 시점으로부터 8년 전의 일”이라며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하다고 할 수 없으며 ‘공개의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보호법 유지의 이익 및 가치’를 초월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상식 있는 목소리들이 곧바로 반박하며 비판했지만, 결국 파기환송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만인에게 평등한 법정을 위해 헌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만인’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한국 사법부의 중축인 서울고등법원장도 대법원장도 인정했다. 한국 법정에서 만인은 평등하지 않다. 증거가 드러난 ‘도둑’은 잡지 않고 “도둑이야”라고 소리친 사람만 붙잡아서 7년을 괴롭히고 있는 검찰은, 2012년에는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의혹에 눈감고 ‘디도스 사태’에 배후는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그렇게 또다시 법 앞에서 ‘만인’이 아니라 ‘만 명’만 평등하다는 진실을 ‘증명’하는 중이다. ‘삼성 X파일’ 사건이 ‘정의’가 여전히 우리 사회와 역사를 지탱해 나가는 좋은 가치임을 설명하는 사례가 되기를 바라는 노회찬은 유야무야 넘어가려 하는 무소불위 권력과 자본 앞에 “나를 기소하라”며 사건을 공론화시켰고, 지금까지 꿋꿋하게 싸우는 중이다. 노회찬은 파기환송심 선고를 받고 바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역사의 법정에서 ‘삼성 X파일’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회찬에게도, 우리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