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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뿌리, 그리고 김일성 만세
양장
김영종정승훈 그림
도서출판말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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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거대한 뿌리의 강림
2.앉는 법
3.매끄러움
4.김일성 만세!
5.술값
6.파블로프의 개
7.대한민국 만세!
8.우주정거장

[부록]
1.거대한 뿌리_김수영
2.김일성 만세_김수영

저자 소개 2

1955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고, 전남대학교와 한국신학대학에서 수학하였다. 다년간 내륙 아시아의 답사를 통하여 우리 나라 정신문화유산의 뿌리와 문명의 대전환에 대한 탐색에 몰두해 왔다. 현재는 우리나라 민족 사회주의 운동의 정통 노선을 걸은 이동휘와 관련된 소설을 집필 중이다.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장편소설 『빛의 바다』(상, 하)는 고구려 붕괴에서 발해 건국 사이의 시기에 가상의 ‘고구려 재건 임시정부’를 설정하고, 그 활동을 중앙유라시아를 배경으로 그렸다. 현대 문명의 전환과 우리 문화의 뿌리에 천착한 여행기 『티벳에서 온 편지』(1999)가 있다. 『티벳에
1955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고, 전남대학교와 한국신학대학에서 수학하였다. 다년간 내륙 아시아의 답사를 통하여 우리 나라 정신문화유산의 뿌리와 문명의 대전환에 대한 탐색에 몰두해 왔다. 현재는 우리나라 민족 사회주의 운동의 정통 노선을 걸은 이동휘와 관련된 소설을 집필 중이다.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장편소설 『빛의 바다』(상, 하)는 고구려 붕괴에서 발해 건국 사이의 시기에 가상의 ‘고구려 재건 임시정부’를 설정하고, 그 활동을 중앙유라시아를 배경으로 그렸다. 현대 문명의 전환과 우리 문화의 뿌리에 천착한 여행기 『티벳에서 온 편지』(1999)가 있다. 『티벳에서 온 편지』는 문명에 대한 원초적 질문을 던진다.

『실크로드, 길 위의 역사와 사람들』은 패권국가 중심의 세계사를 비판하고, 중앙유라시아의 약소국 처지에서 그 역사와 문화를 개괄한다. 『헤이, 바보예찬』, 『너희들의 유토피아』는 이성과 합리성에 매몰된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서이다. 마지막 달동네 난곡 사람들의 이야기를 판소리체 소설로 엮은 사진 소설집 『난곡 이야기』(2004) 등이 있다. 『난곡이야기』는 마지막 남은 서울 달동네 ‘난곡’ 사람들을 촬영하고 취재하는 이야기를 소설로 형상화하였다. 사비나 미술관에서 [난곡 이야기]라는 주제로 사진 99점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거대한 뿌리, 그리고 김일성 만세』는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를 소설화했다. 당시 박근혜 선거부정 논란을 배경으로 환타지를 사용해 빨갱이, 종북 색깔론을 비판하면서 ‘무엇이 진정 언론의 자유인가’를 제기했다. 옮긴 책으로 중앙아시아 탐험의 역사를 다룬 『실크로드의 악마들』(200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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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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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은 2011년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를 졸업하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 및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2010년 서울국제도서전 아시아 아트북관에 아트캘린더 [종말력], 2011년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창작그림책 [독특별시 괴물동에 놀러오세요]로 전시참가였고, 2010년 서울 소노팩토리 [불꽃 展], 2013년 광명 스피돔갤러리 [한국스포츠아트 展]. 2013년 안산 단원미술관 [아트인모션 展]에 참여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0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96쪽 | 254g | 135*198*15mm
ISBN13
9791187342106

책 속으로

청년 시절 강렬하게 매료됐던 시, 그러나 고작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곤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나 빨아라’와 비숍 여사 어쩌고저쩌고 한 것이 전부인데, 다시 읽어보니 특히 이 대목(아래 인용)은 내 똥구멍에 손을 홀라당 뒤집어 까놓고 오장육보를 오천 미터 맥반석 지하수로 확 씻어내는 기분이었다.

비숍 여사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진보주의자와
사회주의자는 네에미 씹이다 통일도 개좆이다--- p.21

저게 바로 거대한 뿌리야,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술잔을 세차게 내리쳤다. 그러고 나서 하고 싶은 말을 할 능력이 없는 나는 벌떡 일어나 “김수영 만세, 김일성
만세”라고 외쳤다. 아,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식당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눈에 시퍼런 불을 켜고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이 화형식의 불길에 대항하기 위해 김일성 만세를 두 번 더 외쳤다. 김병관이 외마디를 질렀다.
“형 왜 그래? 미쳤어?”
이 순간 공주형은 서부의 건맨처럼 순식간에 카메라를 꺼내 나를 찍기 시작했다.
“그래, 나 미쳤다. 니들은 안 미쳐서 좋겠다. 김수영 시인
이 안 미쳤으면 「김일성 만세」라는 시를 썼겠냐. 이 호랑말코 같은 새끼들아.”
나는 손가락을 대창처럼 꽂꽂이 세워 나를 화형시키려는 무지한 인간들의 눈을 겨냥했다. 바로 그때 뜻밖의 사태가 벌어졌다.--- p.44

나는 내일 경찰서에 출두해서 다시 한 번 묵비권을 행사해야 한다. 내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건 수사관 앞에서 무슨 사실을 말한다는 게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당신 왜 김일성 만세라고 불렀어? 하면 뭐라고 말해야 하는가? 김수영 시읜의 시를 낭송했소, 라고 해야 하는가. 수사관이 원하는 건 딱 한 가지. 종북 혐의가 있느냐 없느냐인데 거기다 대고 문학을 이야기하고 자유와 기본권을 말해 무엇하나.

--- p.79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 개정판을 내면서

소설 속 ‘흑비단 뱀’도 때를 알고 꿈틀거리는 걸까?
한국인은 누구나 분단으로 인한 신체적 혹은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 소설은 그것에 관한 일종의 증상보고서다. 분단병病이 뼛속까지 스며있는 등장인물 각각의 행동은 내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분노한 것들이다.
시인 김수영은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을 ‘언론 자유’의 그날을 고대했다. 「김일성 만세」는 4.19 직후 쓴 시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에 보냈지만 발표되지 못했다. 58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그날이 온 것이다. 하지만 시 속 만세구호를 넘어 자유롭게, 장난스럽게라도 ‘김일성 만세’를 부를 수 있는가는 아직도 불안하다.
초판이 출간된 2013년 12월 19일은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1주년 되는 날이었다. ‘부정선거’ 문제로 정권의 정통성이 최대 위기에 처했고 ‘종북몰이’도 극심했다. 자동기술법처럼 이 둘의 자동-관련성은 소설 속 모든 인물들에게 공통 증상으로 나타난다.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던 당시, 이 원고가 순조롭게 책으로 나오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ISBN까지도 관계부처와 다투지 않고는 발급받기가 힘들었다. 출판사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김영철은 처음부터 이 점을 염두에 두고서 대중 판매용이 아닌 아트북으로 발간할 것을 제안했다.
‘북아트’book art는 문학과 예술이 결합한 형태다. 금기에 맞서서 이런 획기적인 발상을 한 그의 손길 덕분에 아름다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새삼 감사드린다. 이 책에 아트작업을 한 정승훈 일러스트레이터에게도 공식적인 자리로는 처음으로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출간이 되고서 예술애호가들이 알음알음으로 구입했다. 그마저도 시간이 갈수록 가뭄에 콩 나듯 찾았다. 그런데 최근엔 구입 문의가 내 귀에 들려온다. 지금 서점에서 팔지 않을 것이니 출판사 재고 남은 걸 알아보겠다고만 했다. 초판 출판사는 디자인업무 일환으로 이 아트북을 발행했기 때문에 수요에 대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느닷없이 고목에 움트는 듯한 이런 징조로 인해 소설이 꿈틀거리는 걸 느꼈다. 남북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종전선언, 평화협정체결이 목전에 와 있다! 분단이 해체되고 평화와 번영의 봄, 통일의 봄이 오고 있다. 세시풍속에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이다. 삼짇날은 ‘뱀’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땅위로 나온다는 날이다. 소설 속 ‘흑비단 뱀’도 분단이 해체되는 때를 알고 움직이기 시작한 걸까?
이 뱀(소설)이 꿈틀거린다. 시의적절하게도 도서출판 말에선 대중용 서적으로 재출간하자고 한다. 금년 경천동지할 봄기운에 힘입어 개정판을 내기로 하였다. 나 역시 울고 싶은 데 뺨 맞은 격이니,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추천평

까진 사람들의 비명
김영종의 소설, ‘거대한 뿌리, 그리고 김일성 만세’를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천천히 읽었다. 처음에는 너무나 재밌어서. 두 번째는 너무 재밌어할 수만은 없어서. 이 소설은 박근혜 정권이 한창 잘 나가던 2013년 12월 19일에 나왔다. 그날은 바로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1년이 된 때다.
나 같으면 무서워서 못 냈을 소설을 김영종은 앞뒤 볼 것 없이 내질러버렸다. “요강, 망건, 장죽 종묘상, 장전, 구리개약방, 신점,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 낳는 여자, 무식쟁이”같이 ‘반동’적으로다가. 작가는 결코 얌전한 자들이 못 된다. 얌전은 개나 물어가라, 할 사람들이다. 시쳇말로 발랑 까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작가 김영종이야말로 까진 사람의 대표선수로 등극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소설 속에서 작가의 분신으로 짐작되는 은명기를 보라. 그야말로 말이 안 되는 시대에 까지지 않고는 살아갈 방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한 전형이 아닌가.
박근혜 정권은 역사상 가장 ‘얼척(어처구니)없는’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 4년씩이나 대통령 행세를 했다. 그러나 소설에도 나오듯이, 그때 사람들은 ‘이왕 대통령이 되었는데, 뭘 어쩌겠는가’의 이상한, ‘와꾸’에 갇혀서 도통 빠져나올 생각을 못했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 또한 얼척없기는 마찬가지다. 제1야당(민주당)은 ‘대선 불복’하는 것이냐는, 그 당시 여당의 느자구 없는 삿대질 앞에서 맥을 못췄다.
바로 그때 이 소설이 나왔다. 그때란, 언론자유의 출발이 ’김일성 만세‘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언론의 자유라고 우겨댄 시인, 관리들의 시대와 흡사하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우격다짐 앞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다고 말했던 시인 김수영(김수영 시, 김일성 만세)도, 소설 속 은명기도, 그리고 작가 김영종도 ‘말도 아니고 막걸리도 아닌’ 시대를 적당히 점잔이나 피우며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언제나 그런 사람들이 있다. 김수영의 시대에는 김수영이, 그리고 지금 김영종의 시대에는 김영종이 있다. 그래서 시 김일성만세와 소설 김일성만세는 까지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자들의 비명이다.
그렇게 까진 사람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냐. 그 사람들에 의지해서, 나는 지금 소심하게나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어 ‘김정은 파이팅’을 외쳐본다. - 공선옥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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