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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의 행위란, 첫째 기존 시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야기되는 문제를 긍정적 부분에서부터 부정적인 측면에 이르기까지 고구해야 한다. 한 시인인 세계를 조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아가야 할 기대지평까지 조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기존 텍스트를 다양한 오브제 중의 하나로만 파악하여 비평가 자신만의 새로운 비평관을 세워야 한다. 이는 당대의 진부한 사상적 체계의 한계를 분석한 뒤 인문학적 비전까지 제시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한 원칙이 현행 시단의 비평적 관행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자의 경우 자신의 지적 소유권을 과시하면서 한 시인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부각한 나머지 시는 사라지고 논리만 난무하는 기현상까지 낳기도 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주례사 비평'이라는 꼬리표가 달리지 않았는지 깊이 반성할 때라 여겨진다. 더 나아가 후자의 경우에도 자신만의 비평관이 부재한 탓에 인문학적 비전보다는 작품 해설에 급급한 것이 현행 비평단의 현주소가 아니었는지 자문해볼 시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