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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빨간 우체통
여닫이 미닫이 나탈리 망세의 첼로 脫中心注意 빨간 우체통 오리의 탁란 ㄱ에서 ㅇ이 되기까지 달팽이 b를 찾다 ÷%픧 바퀴들의 향방은? 병원균 K, k 소리의 덫 수박 우산을 펼치다 영화관에서는 왜 팝콘을 먹는가? 절연의 관계망 II 실패한 놀이 TV, 권력 같은 매미의 교향악 그가 거기면 내가 너다 뒤가 편하다 강희안 좀 내 주시겠어요? 조개의 불, 싱싱한 나무들의 쇄도, shadow 빗방울 유희 골프공 略傳 올바른 안약 사용법을 통한 시창작 유의 사항 실패한 놀이 관료가 되려거든 나무와 새 그의 지퍼는 몸에 달렸다 III 은유의 꽃 후각 캠페인 너무도 사적인 현대 시작법 은유의 꽃 종말에 임박하사 저 갈대밭 그가 부활을 했다고? 간극 파편의 빛 슬픈 바퀴 Pet Rock을 아십니까? 흉터 파도치다 카메라의 눈 오징어, 질긴 IV 수도의 집 허무의 허물이 뜻 밖의 그림자 해물탕을 먹다가 Doomsday Clock 수도의 집 여성학 강의 동백 전야 기억·1990 감을 보다 역곡천에서 돌 속으로 말 콜라병 묘비로 쓰다 빗방울 해 설 적막의 언어, 파적(破寂)의 언어 | 조강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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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의 언어, 파적(破寂)의 언어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강희안의 언어에 적막이 감돈다. 이번 시집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성의 언어를 완롱하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앞선 두 권의 시집에서보다 톤이 높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서 우리가 재기(才氣)보다도 먼저 읽어야 할 것은 바로 그 재기를 휩싸고 도는 적막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시집에서 적막을 읽는다면, 우선 가장 낮은 지표상에서 그 생생한 절실함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누드 첼리스트 나탈리 망세의 첼로 연주는 그 자체로 상징을 벗은 언어로 씌어지는 시에 대한 기표가 된다. “보수적 낭설을 표방하는 클래식 성기”였던 첼로가 나탈리 망세의 연주에 의해, “목사가 조직적으로 깎아놓은 최면의 입성을 벗어 던”지고 그 최면의 막에 가려졌던 “싱싱한” “세상을 쏟아 놓”는 악기로 탈바꿈된다. 세계의 결여를 메우는 단 하나의 성기 즉, 팔루스(phallus)를 통해 단 하나의 ‘말씀’ 즉, 로고스(logos)를 계시하는 제의의 일환이었던 첼로 연주는 이제 부서진, 흩어진 말씀들을 그러모으는 행위가 된다. 시인은 자서에서 “시 아닌 시 누구에게도 시적이지 않은 사적인 나의 시 非詩를 쓰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나탈리 망세의 첼로 연주는 바로 이런 의미의 시쓰기에 비견되는 것이 아닐까? 사물의 양태와 사태의 의미에 대해 기성의 언어가 오랜 시간 누려온 대표성을 누적된 “권세”에 기댄 것이라고 일축하는 이가 로고스를 세우는 대신 “말씀의 파편들”을 모아 만드는 시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 이제 나머지 감상은 고스란히 독자들 편에 맡기면서 강희안의 시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마디마저 지우게 될 날을 기다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