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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좋아 열네 살
정병진
별숲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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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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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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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3월 몽고간장 ___ 9
4월 진정한 용기 ___ 41
5월 헤이, 웨잇… ___ 67
6월 호연지기 ___ 99
7월 파리가 우리를 부를 때 ___ 123
8월 다시, 몽고간장 ___ 151
9월 스웨터 ___ 193
10월 시시나 아저씨 ___ 215
11월 작업실 ___ 245
12월 박수는 언제 치나요? ___ 267
1월 고양이 구출 대작전 ___ 299
2월 열려라, 인생! ___ 327

저자 소개 1

사춘기 시절에는 하루에 일곱 편이 넘는 영화를 볼 정도로 영화광이었고, 호기심이 많아 백과사전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작가가 되려는 꿈을 품고 대학에서 철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지리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이후 IT 분야에서 프로그램 설계, 모바일 서비스 기획, 마케팅, 전략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IT 분야의 경력이 쌓일수록 삶은 피폐해졌다. 마치 볼드모트처럼 영혼이 산산이 부서진 채 살아갔다. 그러던 중 도쿄로 출장을 갔다가 거의 2만
사춘기 시절에는 하루에 일곱 편이 넘는 영화를 볼 정도로 영화광이었고, 호기심이 많아 백과사전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작가가 되려는 꿈을 품고 대학에서 철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지리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이후 IT 분야에서 프로그램 설계, 모바일 서비스 기획, 마케팅, 전략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IT 분야의 경력이 쌓일수록 삶은 피폐해졌다. 마치 볼드모트처럼 영혼이 산산이 부서진 채 살아갔다. 그러던 중 도쿄로 출장을 갔다가 거의 2만 명이 사망한 동일본 대지진을 겪었다. 무너질 듯 흔들리는 고층건물 안에서 고통 없이 즉사하길 빌면서도, 만약 무사히 살아남는다면 나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약간의 시간이 지체되기는 했지만 결국 그날의 약속을 지켰다. 난생처음 쓴 장편소설『어쩌면 좋아 열네 살』이 출간되는 행운을 얻었고, 제2회 에스콰이어 몽블랑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여름 땡볕 아래서도 씩씩하고 유쾌하게 걷는 열네 살 소년처럼 살아갈 것이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76g | 150*220*30mm
ISBN13
9788997798612

책 속으로

9월 24일 토요일
우울하다. 희정이가 감기에 걸렸다. 희정이는 오늘 수학 공부와 영어 공부도 빠졌다. 나는 정수 이모 집에서 수업을 마치자마자 희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정말로 처음에는 희정이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희정이는 목이 많이 쉬어서 허스키한 남자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목소리가 참 매력적으로 들렸다.
희정이는 아무래도 오늘은 볼 수 없다고 한다. 나까지 독감에 걸리게 할 수는 없단다. 난 괜찮은데. 나는 전화로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9월 25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희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희정이는 열도 많이 떨어지고 목의 통증도 조금 가셨다고 한다. 나는 아침밥을 대충 먹고 희정이에게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 날씨가 조금 쌀쌀하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 주신 까만 스웨터를 입고 갔다.
희정이는 현관문을 열어 주며 감기가 옮으면 어쩌려고 여길 왔느냐고 한다. 하지만 희정이는 반가워하는 눈치다. 나는 알 수 있다.
희정이 엄마는 내 까만 스웨터를 보더니 정말 새까맣다고 했다. 희정이는 내 팔을 한번 쓸어 보더니 감촉이 보들보들한 게 참 좋다고 한다. 그리고 희정이는 방에 들어가 하얀 스웨터를 입고 나왔다. 파리에서 희정이 아빠가 여행 기념으로 사 준 그 새하얀 스웨터였다.
우리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희정이 엄마가 타 준 따뜻한 코코아를 마셨다. 희정이 아빠가 방에서 나와 우리를 보더니 고양이 두 마리 같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이 좋았다. 고양이 두 마리. 얼마나 포근한가.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아늑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희정이 아빠가 텔레비전을 켜고 퀴즈 프로그램을 보면서 연달아 틀린 답을 말하기 직전까지는 말이다. 희정이 엄마가 우리더러 방에 들어가서 놀라고 한다. 아마도 희정이 엄마는 남편이 단 한 문제도 맞히지 못하여 가장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그런 모습에 꽤 익숙해서 괜찮은데.
나는 희정이 방에서 생일 선물로 가져간 책을 주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였다. 아름다운 이야기와 산뜻한 수채화 그림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나와 희정이는 벽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 나는 첫 페이지부터 책을 작은 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오래전, 수년, 수십 년 전의 아주 오랜 옛날, 아직 나무 타기를 좋아하던 시절에 내 키는 겨우 1미터를 빠듯이 넘겼고, 내 신발은 28호였으며, 나는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몸이 가벼웠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다. 나는 그 무렵 정말로 날 수 있었다. 적어도 거의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아니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당시 내가 진짜로 그런 각오를 하고 제대로 실행에만 옮겼었더라면 실제로 몸을 날릴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었던 것처럼 생각되었다…….”
내가 작은 소리로 책을 읽어 나가자 희정이가 눈을 감는다. 나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지만 그것을 알 수 있다. 희정이가 무릎을 세우고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댄다. 나는 계속하여 책을 읽는다. 희정이가 웃는다. 나는 여전히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지만 희정이가 웃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좀머 씨가 우박을 맞으며 걷는 장면을 읽고 있을 때, 희정이가 자기 스웨터의 하얀 털실이 내 까만 스웨터에 묻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 까만 스웨터에 묻은 하얀 털실을 하나씩 골라낸다. 희정이가 하얀 털실을 모두 골라내자 나는 다시 책을 읽는다.
희정이가 기댄다. 그러자 하얀 털실이 다시 까만 스웨터에 붙는다. 희정이가 웃는다. 그리고 내 까만 스웨터에 묻은 하얀 털실을 다시 골라낸다. 우리 때문에 좀머 씨는 아직도 우박을 맞고 서 있다.
희정이가 내 스웨터에 묻은 하얀 털실을 모두 골라내자 나는 차분히 책을 읽는다. 희정이가 살며시 내게 팔짱을 낀다. 내 까만 왼팔에 희정이의 하얀 털실이 달라붙는다. 나는 웃는다. 희정이도 웃는다.
나는 나지막이 책을 읽는다.

9월 26일 월요일
독감에 걸렸다. 한 줄도 못 쓰겠다. 희정이랑, 동완이랑, 종구랑, 혜선이가 문병을 오겠다는 것을 말렸다. 나는 죽음의 전도사가 되고 싶지 않다.
오한이 나고 목이 아파서 정말 죽을 것 같다.

9월 27일 화요일
이틀째 결석이다.
내가 왜 독감에 걸렸는지 알 수가 없다.
엄마에게 내가 죽으면 까만 스웨터를 입힌 채 묻어 달라고 해야겠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열네 살 허벽이 중2가 되어 1년 동안 꼬박 써내려간 일기에서
청소년 특유의 익살맞고 발랄한 삶을 만나게 된다


열네 살, 혹은 중2는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가장 심하게 겪는 시기일 것이다. 뭘 해도 어설퍼서 걱정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해서 설레는 일이 많으니 열네 살 청소년들을 두고 어른들은 ‘중2병’에 걸렸다며 문제아 취급을 하곤 한다. 물론 이 나이 때에는 이성이나 감성보다는 몸속 호르몬의 지배를 상당히 많이 받게 되지만, 그들만의 순수함으로 가꿔 나가는 꿈이 있고 사랑이 있고 우정이 있다.

별숲에서 출간한 『어쩌면 좋아 열네 살』은 열네 살이 된 허벽이 중2가 되어 1년 동안 겪은 일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일기로 기록한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들은 자신과 같거나 비슷한 또래의 청소년이 어떤 생각과 어떤 경험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몹시 궁금할 것이다. 또한 어른들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의 마음을 알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일기체 형식으로 쓰여 있어서 생생한 현실감이 느껴지며, 청소년과 어른들의 궁금함을 충족시킬 내밀함을 갖고 있다. 남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듯 이 책을 읽다 보면 엉뚱하지만 익살맞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열네 살 허벽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다문화 가정, 왕따, 학교 폭력, 실업, 외국인 노동자 등의 사회 문제들을 중2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어른들의 기준에 합당하거나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날마다 일기를 쓰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며 스스로 이런 사회 문제의 답을 찾아나가려고 애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사회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 문제는 부차적으로 다루어지고, 청소년 특유의 순수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발랄함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사춘기를 겪는 열네 살 소년 허벽의 발랄한 사랑 이야기이며, 세상의 편견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은 신인작가 정병진 씨가 세상에 내놓는 자신의 첫 번째 소설책이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도쿄 출장 중에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죽음의 순간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후 오랫동안 바라던 작가의 삶을 살고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어쩌면 좋아 열네 살』은 초고에서 백 번도 넘게 고치고 고쳐 완성한 그의 피땀이 배어든 노력의 결과물이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하다 죽음의 순간을 경험한 후 써내려간 이 작품에는 현실의 구속에서 자유롭고 싶어하는 정병진 씨의 꿈과 희망이 진하게 배어 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의 내용이 심각하거나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우스꽝스럽고 재치있는 너스레는 독자들에게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일까? 열네 살 허벽의 삶도 작품 속에서 청소년 특유의 자유로움으로 생생하게 펼쳐질 뿐 아니라 그들만의 꿈과 희망이 순수한 울림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열네 살에 겪은 유쾌 발랄한 사건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어떻게 일기에 적어 놓았는지 그 내밀함 속으로 들어가 보면, 웃다가 슬프다가 설레고 두근거리는 묘한 감정들을 정신없이 맛보게 된다.

‘중2병’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혹독한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밝고 즐겁고 행복한 청소년들도 있다. 혹독한 무더위로 지치고 짜증나는 일이 많았던 올여름을 보내고, 다가오는 가을에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소외되지도 않은 행복한 소년 허벽을 통해 잠시나마 웃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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