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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사학사
포스트 모더니즘의 도전, 역사는 끝났는가?
푸른역사 1999.09.30.
베스트
역사와 문화 교양서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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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고전적 역사주의 : 역사학의 모범
2. 고전적 역사주의의 위기
3. 독일의 사회경제사화 역사사회학의 대두
4. 미국의 사회사 전통
5. 프랑스의 '아날'학파
6. 비판이론과 사회사 : 서독의 '역사적 사회과학'
7.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과학 : 사적 유물론에서 비판적 인류학으로
8. 로렌스 스톤과 '이야기체 역사의 부활'
9. 거시사에서 미시사로 : 일상 생활의 역사
10. '언어적 전환' : 학문으로서 역사학의 종말?
11. 1990년대의 관점에서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787169

예스24 리뷰

--- 99/10/19 조창완(chogaci@hitel.net)
얼마전 글을 쓰고 있는 영화 웹진에서 역사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한 적이 있다. 영화가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서, 자기화 시키고, 그것에 대한 내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 역사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도 말한 적이 있다. 간단히 말해 역사학과는 다른 길을 걷는 나이지만 역사라는 단어는 내 머리속에 있는 레이더에 항상 걸려 있는 키워드 중에 하나다. 더욱이 문학이나 문화에 관해서 생각하는 이가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골격중에 하나가 없는 상태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생면부지의 조지 이거스란 학자가 쓴 '20세기 사학사'가 관심을 끈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전, 역사학은 끝났는가?'라는 카피 문구 때문이다. 사학사를 통해 역사학을 살펴본다는 이책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책을 들고 읽으면서 생각보다 평이하게 글을 전개하는 이거스의 진술방식 때문에 생각 밖에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유추하면 생각할 수 있듯이 근현대에서 역사학은 어떻게 인식되어 왔으며 존재가치는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서 잰체하기 위해서 볼 책중에 하나가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다. 심지어는 교양영어에까지 소개됐던 이 책에서 가장 큰 화두중에 하나는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역사가 실재를 어디까지 어떻게 구현하는 문제일 것이다. 물론 동명의 책으로 차하순교수 등이 펴낸 책은 좀더 다양한 시점에서 역사를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역사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중에 하나인 랑케를 통해 부각되었던 역사 기술에 있어서 사실에 대한 얼마 만큼의 확증이 있어야 하며, 사가의 의도가 개입될 수 있는 범위에 관한 것이다. 서구의 역사에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고, 경제 등 다룬 부분보다 정치에 초점을 맞춘 랑케의 역사기술법은 많은 동감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정치가 3류라는 말을 듣는 역사가 오래지 않듯이 사학사에서도 정치를 중시하는 풍토는 당연한 도전을 받았다. 가장 큰 도전 중에 하나는 마르크스주의 등 사회주의도 있고, 경제사가 들 같은 측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학 연구 과정에서 '철학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했음에도 교수직을 확보하고 성공적인 경력을 쌓는 데 필요한 자격 요건을 획득하기 위한 기준을 포함하여, 상아탑의 문화는 19세기 초 독일 대학에서 전문적인 역사학이 성립된 이해 현재까지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35p)는 이거스의 관점을 사실 학문 전반에 걸친 바른 비판이다.

18세기 이후 급변했던 서구문명에서 역사학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선 경제사의 부각이다. 마르크스 사관을 비롯한 관점들을 역사학이 수용하면서 역사기술이나 인식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안정적으로 학문연구를 할 수 있었던 미국에서는 사회사가 부각될 수 밖에 없었다. 이거스가 인식하듯이 '그들은 팽창적인 자본주의적 시장 경제가 계급 갈등의 최종적인을 제거했다고 믿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니얼 벨은 1960년대에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선언하였다'고 본다. 그리고 시간이 질러 이들의 예고처럼 경제나 문화는 급변했다. 우선 사회과학이 급성장한 것이다. 사실 나처럼 인문학의 분야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아마추어 독자들에게 개념들이 복잡, 생소하다. 그저 간단히 생각해 비교적 큰 분야를 차지하던 역사와 달리 적은 비중을 차지하던 문화나 사회라는 단어의 범위나 질량이 급성장한 것을 말한다.

책의 본격적인 부분인 2부'사회과학의 도전'은 최근에 국내에서도 급속히 도입되고 있는 프랑스 아날학파를 끌어대면서 역사의 위치를 가늠한다. 아날학파는 기존에 엘리트가 중심이던 정치등 상위개념이 아닌 경제, 종교, 문학, 예술 등을 포괄하는 문화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사회현상을 규명하는 시도다. 따라서 역사학은 중대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밖에도 여기서는 서독의 '역사적 사회과학'이나 사적 유물론에서 비판적 인류학으로 변모하며 위치를 찾아가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과학 등이 어떻게 전통사학을 위협하는지 보여준다. 특히 마르크스주의 역사과학 부분은 예민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의 3부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전과 역사학'는 역사학과 동반-상대적인 관계들에 있는 학문들을 전반적으로 살펴 봄으로써 맺음말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그리고 '계몽을 대체하는 것은 야만일 뿐이다'는 부제가 붙은 맺음말로 책을 마친다. 결론은 질문 자체에서 내포하는 것과 같이 역사학에 대한 옹호다. 이 옹호에 가장 기본적인 테마는 역시 계몽주의다. 저자는 '합리적 성찰을 통해 인간을 독단적인 속박에서 해방시켜서, 모든 개인에게 그/그녀의 잠재력을 자유롭게 발전시키도록 해 준다'(220p) 계몽주의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 그러면서 푸코, 데리다, 리요타르는 계몽주의를 엄청나게 왜곡했다고 하며, 그는 콩도르세를 예로 들며, 계몽주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나의 계몽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전혀 개선시켜주지 않았다. 그리고 언어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거스가 주장하는 '계몽'의 믿음이 얼마나 유효할지도 의문이다. 학제간의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레비스트로스 등이 연구한 문화인류학적인 관점도 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거스는 이것을 아날의 일부로 지나치게 축소하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역사학의 수명이 끝났는가를 묻는 것이 아닌가를 묻기 전에 이성을 신봉하는 인간의 오만이 스스로를 자멸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계몽주의의 잔재들이 아닌가 싶다.

책 속으로

계몽주의에서 아우슈비츠에 이르는 길은, 아도르노나 푸코가 그려냈던 것보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복합적이며, 근대주의의 적대자들이 지녔던 반근대주의에 많은 것을 빚지고 있었다. 20세기 역사는 우리에게 인권과 합리성에 대한 계몽주의 개념들이 지닌 애매성에 대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포스트모더니즘 사고는 유토피아주의와 진보의 개념들에 경고를 보냄으로써 현대의 역사적 논의에 본질적인 공헌을 하였다. 그렇지만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계몽주의적 유산을 거부하고 폐기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그 대신 그 유산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이것 역시 이 책에서 검토했던 수많은 새로운 사회사와 문화사의 의도이기도 하였다. 비록 계몽주의는 단죄되었을지언정 그것을 대체하는 것은 야만일 뿐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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