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prologue
1부 2부 3부 4부 epilogue 추천의 글 |
Jeong Cho-Shin
정초신의 다른 상품
|
“이것도 가져가게.”
뜯겨진 한 통의 편지였다. “이건 뭡니까?” “내게 온 편지인데, 자네가 가져가는 게 좋겠네.” 이동석이 건넨 편지 봉투를 열었다. 편지지를 꺼내 폈다. 단 두 줄이 쓰여 있는 편지였다. 형님, 아들이 찾아갈 겁니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월학리 **번지.---p.48 …제법 깊은 각도의 회전 장소를 도는 순간, 앞에서 트럭이 나타났다. 깜짝 놀란 서빈은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핸들을 돌렸다. 간신히 사고는 피했지만,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바이크를 멈추고 숨을 돌렸다. “도로가 자네에게 하는 말을 듣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서빈 뒤에서 이강천의 목소리가 들렸다.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강천을 보았다. 강천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만 머금고 있었다. “도로는 직선주로만 있는 것이 아니네. 이렇게 험하게 구부러진 굴곡도 있는 거지. 그러나 영원히 굴곡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네. 자네도 그렇지 않은가?"---p.86 …거대한 바이크에 올라탄 오충식이 아주 작은 버튼을 누르자 시동이 걸렸다. “이렇게 커다란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이 작은 버튼이라네. 아버지가 보낸 편지가 자네를 움직이게 하는 버튼이 되길 바라네.” ---p.186 |
|
서빈은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20대 청년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아버지의 소식이 들려온다. 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인 아버지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면회에서 아들에게 한 장의 메모를 전한다. 메모에는 달랑 주소 하나만 적혀있다. 이제 서빈의 선택이 남아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서빈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그곳으로 가는 것을 선택한다. 언제나 세상의 방관자이자 수동적인 관찰자라고 스스로를 생각했던 그가 단호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할리 데이비슨을, 아버지를,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만나는 소중한 체험을 한다. 생의 마지막에 선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한 짧은 여행은 그를 더 넓고 더 높은 세상으로 향하는 도전과 변화의 출발점에 데려다 준 것이다. |
|
이번엔 20대의 성장기다!
영화 「몽정기」의 정초신 감독이 들려주는 20대 청춘의 아프지만 뜨거운 도전과 희망, 그리고 소통 이야기 「몽정기」, 「자카르타」 등의 영화 감독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정초신 작가가 조금은 특별한 관계의 아버지와 아들을 통해 단절과 소통, 도전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 『하늘사다리』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떠난 오토바이 여행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 한 청년의 성장 이야기다. 또한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좌절하고 꿈을 잃어버린 아들에게 꿈과 도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라고 다독이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길고 긴 편지이기도 하다. 여기 한 청년이 있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부재라는 근원적 관계 단절과 혹독한 가난을 경험한 그는 세상을 무시하고 스스로의 외로움마저 외면하는 메마른 마음의 소유자로 성장한다. 정초신 감독의 두 번째 소설 『하늘사다리』에 등장하는 주인공 서빈은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 존재다. 세상에 의지할 유일한 존재인 어머니에게도, 자신을 따르며 호의를 보이는 회사 후배에게도 그는 차갑고 단단한 존재다. (매일 새벽일을 나가는 어머니의 발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는 눈을 뜨지 않고, 술 한잔 하자는 회사 후배에게 언제나 거절의 말을 건넨다.) 어느 날, 사형 집행을 앞둔 아버지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에서 한 장의 메모를 건네받은 그는, 아버지의 형 집행 소식을 들은 다음 날 낯선 주소가 적힌 그 메모를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미지의 장소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앞에, 아버지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진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연이 희망이란 이름으로, 또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온다.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관계 맺기의 시작은 바로 가족이다. 아버지와의 관계 맺기에서 철저하게 실패를 경험한 주인공에게 세상과의 단절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다양한 만남을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와의 단절이 해소됐을 때 비로소 주인공은 세상 속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소설 속 또 하나의 주인공, 아버지와 아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존재, 할리 데이비슨 『하늘사다리』를 읽다보면 주인공보다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가 있다. 바로 화려하고 중후한 외관과 우렁차고 독특한 배기음으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타보기를 꿈꾸는 오토바이 할리 데이비슨이다. 소설 속 할리 데이비슨은 주인공과 그 일행들이 여행 내내 타고 다니는 교통수단인 동시에 아버지가 서빈에게 남긴 유일한 유산이다. 아버지와의 단절됐던 관계를 이어주고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하는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이자, 함께 여행하는 라이더들과 소통하며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매개체인 것이다. 여행의 끝에서 서빈은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주문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수제 할리 데이비슨 ‘단테’를 전달받는다. 아들인 서빈에게 전달될 수 있을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긴 세월 준비된 끈기와 의지, 사랑. 그리고 할리라는 브랜드가 가진 자유와 도전. 아버지가 ‘단테’를 통해 서빈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은 이런 의지와 마음이 아니었을까. 아마 그것은 자식을 가진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의 동일한 마음일지 모른다. 세상의 아버지들이 아들에게 남기고 싶은 것. 바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향한 무한한 애정일 것이다. 추리 소설 같은 긴장감과 여행기 같은 경쾌함을 담아 영화감독 정초신이 그려낸 영화 같은 소설 주소만 적힌 아버지의 메모에 대한 궁금증은 독자에게 추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긴장감을 주고, 소설 마지막에 드러나는 아버지의 비밀은 주인공 서빈 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기나긴 수수께끼를 푼 것 같은 후련함을 준다. 또한 할리를 타고 여행을 하는 과정의 선명하고 속도감 넘치는 묘사는 글을 읽는 내내 마치 주인공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대한민국 곳곳을 여행을 하는 듯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울에서 시작해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까지 이어지는 한 편의 로드 무비를 보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