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감사의 글
태양을 느끼고, 새의 발자국을 보아라 옮긴이의 말 |
Deborah Ellis
데보라 엘리스의 다른 상품
월든호수
김선희의 다른 상품
신재일의 다른 상품
|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다. 다른 밀수업자를 찾을 때까지 돈을 다시 똘똘 말아 비닐에 싸서 항문에 집어넣어야 한다. 지금 이 뒷골목에 마치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쓰레기통 뒤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놈이 있을지도 몰랐다. 압둘은 그곳을 재빨리 빠져나왔다.---p.16
압둘은 탁자가 무너지는 걸 지켜보았다. 탁자 다리가 부러지고, 냄비가 땅바닥에 나뒹굴고, 그 안에 남아 있던 음식이 쏟아졌다. 굶주린 남자, 여자, 아이들이 달려들어 손으로 음식을 퍼담으며, 자갈과 흙 범벅이 된 스튜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짓밟히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사람들의 비명이 짓밟힘 아래로 사라져갔다.---p.28 “이제, 너희들 돈 내놔.” 압둘은 그곳에 남아 있는 이주민들이 주머니 깊숙이 손을 넣어 돈 다발을 꺼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오랜 여정 동안 어두운 곳에 숨어 지내게 만든 돈. 또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행동으로 벌어들인 돈. 그 사람들은 모두 안전한 장소에 도달하지 못한 채 땅 끝에 와 있다. 영국은 그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이었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더 이상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다.---p.44 두툼한 손이 깊은 바다에서 나타나더니 배 가장자리를 덥석 움켜잡았다. 두 번째 손이 뒤따라 나왔다. 마치 넵튠이 배 안으로 올라오려고 버둥거리는 것 같았다. 배는 거의 90도 가까이 완전히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 체슬라프가 노를 들어 밀수업자의 손을 내리쳤다.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p.52 군인 하나가 압둘을 일으켜 세워 앉히더니 코앞에 다가와 물었다. “남자들 어디 있어?” “당신들이 전부 죽였잖아요.” 압둘이 말했다. 군인이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바람에 압둘은 쓰러지고 말았다. “저 놈 붙잡아.” 머리 위로 두건이 씌워지고, 누군가 등 뒤로 손을 잡아당겼다. 군인 하나가 압둘의 등을 무릎으로 누르며 손목에 플라스틱 수갑을 채웠다.---p.90 “늘 걱정거리가 하나씩 더 남아 있게 마련이지.” 압둘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언제나 한 가지 더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문제 하나가 풀리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타고 갈 걸 찾아내면, 음식이 떨어진다. 음식을 찾아내면, 국경에 막힌다. 위조꾼을 찾아내 여권을 만들고 나면, 기차 사고로 친구를 잃는다.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언제나 한 가지가 더 있다.---p.101 “목은 어때?” “아파.” 압둘은 요나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열은 내렸군.” “아파서 미안해.” “아픈 건 사과하는 게 아니야.”---p.108 로살리아는 이곳을 떠나는 게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 길가 쓰레기 하치장의 쓰레기 더미로 자신을 끌고 가 끔찍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괴롭혔던 나치 문신을 한 돼지 같은 놈들의 기억으로 가득찬 곳. 삼촌과 식구들은 로살리아를 떠나보내는 게 슬펐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악당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들은 분명 일당이 있을 거다.---p.114 “이바나 페트로프카, 29살, 약학 석사, 취미는 바느질, 요리, 춤, 이상적인 남성상은 재미있고, 모험심 강하고, 행복한 가정.” 그레고르는 사진 밑 설명을 읽으며 키득키득 웃었다. “네 엄마 통신 판매 신부잖아. 돈 많은 독일 남자 만났어?” “오스트레일리아 사람. 엄마는 나 찾으러 돌아올 거야.”---p.157 “트럼펫을 내던진 건 정말 재즈적이었어. 재즈는 너 자신의 규칙을 스스로 만드는 거야. 그건 사물을 느끼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거지. 발 맞추어 행진하는 게 아니라…….”---p.176 체슬라프는 삼각건을 묶고 꼭 여몄다.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 압둘이 물었다. 붕대는 튼튼하고 깔끔했다. “군사학교에 다녔어. 군대는 사람을 파괴하는 법, 그러고 나서 원래대로 붙이는 법을 가르치지.”---p.192 체슬라프는 압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트럼펫을 쳐다보았다. 그러고 나서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더니, 인도 가장자리에 놓인 쓰레기통을 들어 상점 창문을 내리쳤다. 체슬라프는 트럼펫을 움켜잡았다.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압둘은 벌써 달리고 있었다. 둘은 전속력으로 달려 공동묘지를 지나 어두운 들판을 가로질렀다. 동굴로 돌아왔을 때, 압둘은 몹시 화가 났다. 체슬라프를 땅에 밀쳐냈다. “너 때문에 둘 다 붙잡힐 뻔 했잖아! 난 힘들게 이곳까지 왔어. 그런데 너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갈 수도 있었다고!”---p.208 등에 닿은 장화가 압둘은 떼밀었다. 자갈이 얼굴에 박혔다. 자갈이 얼굴에 닿을 때, 누군가 압둘에게 침을 뱉었다. “도대체 저런 놈들은 어디서 꾸역꾸역 들어오는 거야? 누가 계속 이 나라에 들어오게 하는 거냐고?” ---p.250 |
|
지금은 숨쉬고, 태양을 느끼고,
상처를 돌보고,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아야 할 시간…… 가족을 잃어버리고 고향을 떠나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압둘과 체슬라프, 로살리아. 우정과 음악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영국해협을 건너며 열다섯 소년, 소녀들은 인종과 피부색을 떠나 나와 다른 누군가의 아픔을 보듬는 법을 배운다. 세계 각지에서 갖가지 끔찍한 상황을 피해 탈출한 이민자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사랑하는 것들을 떠나보내며 비로소 어른이 되어 가는 아이들의 가슴 아픈 성장기 실화를 토대로 한 불법체류자들의 어두운 현실 『태양을 느끼고, 새의 발자국을 보아라』는 각기 우정(압둘)과 음악(체슬라프), 자유(로살리아)를 찾아 목숨을 걸고 영국해협을 건너는 십대 불법체류자들의 이야기이다. 또한 아직 어른이라기에는 너무 약한 십대들이 뒤틀린 세상에서 비롯되는 폭력에 어떻게 노출되는가에 관한 차분한 기록이다. 실화를 기초로 각색한 이 작품에는 요즘 청소년 소설들에 흔히 나오는 재기발랄한 유머도,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로맨스도 등장하지 않는다. 1997년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남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달하고 있는 국제적인 인권?평화 운동가인 데보라 엘리스는, 그저 조용한 어조로 가족과 고향을 잃고 어쩔 수 없이 불법체류자가 된 세 아이들의 여행을 따라간다. 폭력과 차별,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폭력 미국의 침략과 종교 갈등으로 이라크에서 가족과 친구를 잃고 영국을 향해 떠나는 압둘, 체코에서 성매매를 목적으로 인신매매를 당했다가 탈출한 로살리아, 자유로운 음악(재즈)을 연주하고 싶어 러시아 군사학교에서 도망친 체슬라프. 소설 속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폭력이 등장해 주인공들을 절박한 상황으로 내몬다. 아직 십대인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달아나는 것’뿐이다. 강대국의 약소국에 대한 폭력과 같은 강대국일지라도 빈부 격차에 의해 생기는 차별,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불합리한 억압 등은 주인공들에게 막연한 ‘자유’와 ‘살 길’을 찾아 고향을 떠나도록 만든다. 그 여행길에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은 목숨을 위협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회피할 수 없는 폭력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살아남기 위한 폭력’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신뢰’와‘배려’ 빈곤과 폭력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설에서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여행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외부의 도움에 의해 많은 문제들이 풀리는 구성은 언뜻 볼 때 다소 무책임하고 안이한 작가의 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서로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가 당면한 빈곤과 폭력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없다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소설에서는 끊임없이 교육과 학교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렇듯 아이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신뢰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주된 공간은 학교일 것이다.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한국에서, 특히 더불어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한 학교 교육이 강조되는 지금 시점에서 이 작품을 통해 청소년들이 불법이민자나 이주노동자들과 그 자녀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미디어 서평 “세계 각지에서 갖가지 끔찍한 상황을 피해 탈출한 이민자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뒤틀린 세상에서 비롯되는 폭력은 상대적으로 짧은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십대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온다.” -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청소년들에게 삶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최고의 소설!” - 커커스 |